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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whitehole Aug 24. 2023

잭슨홀은 별의 전쟁 중

r스타(r*)와 r스타스타(r**)의 격돌

  지나치게 금리 관련 이야기를 많이 쓰나 싶기도 하고, 너무 시류에 편승한 글 같기도 하나, 한 숟가락 슬쩍 얹고 싶어지는 이슈인지라 급하게 정리해 본다. 게다가 다음에 이에 관련해서 글을 쓰려면 또 1년을 기다려야 한다.


  무엇인고 하니 잭슨홀 미팅 얘기이다. 와이오밍 주에 있는 잭슨홀(Jackson hole)이란 곳은 구글 지도로 둘러보면 정말 한적하기 이를 데 없는 동네다. 가본 적도 없지만, 굳이 안 가봐도 알 것만 같은 이렇게 심심한 시골 동네에서 돌아오는 금요일(한국시간 25일 아침), 전 세계 금융시장이 주목하고 있는 불꽃 튀는 스타워즈가 펼쳐질 예정이다.




  스타워즈라니? 전쟁의 두 주인공을 모셔보겠다. 우선 r스타(이하 r*). 현재 가장 핫한 스타다. 경제나 금융 분야에서 r은 금리를 뜻하는 이니셜이고, 여기에 스타를 하나 붙여서 r*인데 '실질중립금리'라는 이름을 가지고 있다. 이게 무슨 뜻인지 좀 더 쉽게 얘기해 보자.


  일반적으로 금리가 오르면 이자가 높아져서 대출을 줄이고 투자도 축소한다. 그래서 경기가 둔화된다. 반대로 금리가 낮아지면 대출이 늘어나고 투자도 확대되어서 경기가 부양된다. 이렇게 경기둔화나 부양이 발생하지 않는 금리를 '중립금리'라고 한다.


  우리가 한 달에 100만 원을 번다고 하자. 그런데 인플레이션이 폭발해서 모든 물가가 2배로 올랐다고 하자. 그럼 나의 진짜 소득, 즉. 실질소득은 반토막이 난 셈이다. 이렇게 인플레이션 효과를 제하면 그것을 '실질'이라고 부른다. 실질성장률, 실질소득처럼 금리도 인플레이션 효과를 제거하면 실질을 앞에 붙인다. 종합하면 인플레이션 효과를 제외한, 경기 상황에 중립적인 금리, 그것이 r*이다.




  두 번째 주인공이자 숨겨진 주인공, r스타스타인지, r더블스타인지(이하 r**) 이름도 익숙지 않은 친구를 소개한다.  친구는 r*보다는 덜 알려졌지만 사실 상당히 임팩트 있는 친구다. 이름이 좀 긴데, '금융안정 실질중립금리'라고 한다.


  r*가 경기에 중립적인 금리였다면, r**는 금융환경에 중립적인 금리이다. 현재 시장금리가 r**보다 높다면 금융시장은 높은 조달금리 때문에 유동성이 위축되고 불안정한 상태가 된다. 반면에 r**보다 낮다면 풍부한 유동성과 낮은 조달금리에 따른 투기수요가 확대되면서 버블이 형성되기 쉽다. 

 



  주인공은 이제 다 나왔는데, 무슨 전쟁이 났다는 걸까. 바로 r*의 변동 가능성이다. 이런 중립금리는 쉽게 변동되는 것이 아니다. 경제성장률, 생산상, 인구구조 등을 다 고려해서 추정하는 금리이다. 최근 나오는 얘기는 기술의 발달에 따른 생산성의 증가와 IRA 법안 등으로 인해 구조적인 변화가 일어나면서 중립금리가 상항 조정되어야 한다는 얘기이다. 그런데 문제가 있다. r**가 r*보다 낮아 보인다는 사실이다.


  r*를 상향조정하게 되면 최근까지 높여온 기준금리가 너무 많이 올린 것이 아닌 게 된다. 여전히 인플레이션이 높아진다면, 더 기준금리를 인상할 수 있는 여지를 확보하게 된다. 하지만 추가 기준금리 인상 가능성이 커진다면 금융시장은 더 불안해질 것으로 보인다.


   대표적인 사례가 미국 중소은행들의 신용등급 강등 및 유동성 위기이다. 현재 기준금리 수준이 r**보다 높아서 생기는 일로 볼 수 있다. 이런 점이 r*의 상향을 방해하는 요인 중 하나로 작용하고 있다. 게다가 미 국채 발행량 증가 시점에서 금융시장 불안은 미국이 원하는 바가 아니다.


  이러한 대립이 잭슨홀에서 벌어지고 있는 스타워즈이다. 그리고 언제나 소문난 잔치에는 먹을 것이 없다. 이번 잭슨홀 미팅이 작년처럼 큰 임팩트를 줄 것인지는 알 수 없다. 예측도 어렵다.


  다만 어떠한 결과가 나오든지, 잎으로 벌어질 일들을 예상해 보는데 도움이 되기 위해 잭슨홀 미팅에 관해 정리해 보았다.


[표지 그림 : unsplash.com 의 Aubrey Odom 작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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