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옆자리의 당신에게 귀를 기울이면

by 고수리

궁금하다. 사람과 사람이 만나면 어떤 얘기를 나눌까. 카페를 전전하며 작업할 때는 늘 이어폰을 낀다. 간혹 노래를 듣기도 하지만 대개는 귀마개 용도로 쓴다. 그러면 옆 테이블 대화가 들리기도 하는데, 때때로 어떤 대화는 나를 멈춰 세운다.


작가 양반, 지금 마감이 중요한 게 아니야. 작가라면 이런 살아있는 말들을 받아 적어야 할 거 아냐! 마음의 소리가 내 귀를 주욱 잡아당긴다. 그럼 나는 토끼처럼 쫑긋 귀를 기울이고 옆자리 당신들의 대화를 듣는다. 작업하는 척 옆에서 오가는 말들을 노트에 옮겨 적는다.




[2019년 2월 16일의 노트]

“빵 만드느라고 손이 다 데었구나.”

“네.”

“새벽부터 만들어요?”

“새벽 4시부터요.”

“그러니까 손도 손목도 상하죠.”

“반죽은 전날 숙성해 두고 새벽부터 준비하고 구워야 오전에 빵이 나와요.”

“휴식을 취해야 해요.”

“알아도 어렵네요. 먹고사느라.”

“알죠. 부지런한 손이라서 아픈 거예요. 그리 만든 빵이니 맛있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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