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 수 없는 짧은 단어들로 이루어지고 있었다
떠났던 걸까 남겨졌던 걸까. 한 시절 누구보다도 친밀한 사이였는데 조금씩 멀어지더니 끊어진 관계가 있다. 마지막으로 그를 만난 날, 나는 내내 느껴지던 미묘한 서운함과 불쾌함에 떠밀려 서둘러 자리에서 일어섰다.
건강하고.
다음에 보자.
우리는 미소 지으며 헤어졌지만 돌아선 등이 따끔거렸다. 마치 뾰족하게 돋아난 가시들로 서로를 밀어내는 기분이랄까. 어째선지 나는 그가 미웠다. 자주 연락하지 않는 그가 미웠다. 내 이야기를 궁금해하지 않는 그가 미웠다. 가만히 미소만 짓고 있는 그가 미웠다. 그래서 나도 내내 미소만 짓고 있었다. 우리의 마지막 대화는 조용했다.
내가 알던 그는 누구보다 조용하고 속 깊은 사람. 그러나 헤어짐마저 조용히 밀어내는 사람이라니, 나는 무언가 슥 빠져나간 눈빛으로 미소 짓고 있던 그가 미웠다. 모두 알고 있으면서도 어떤 말도 하지 않는 그가 싫었다. 한편으로 생각했다. 나는 왜 이렇게 이 사람이 미운 것일까. 왜 기어코 이 사람이 싫다고 선을 그어 버리는 것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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