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인삼 Oct 31. 2023

두근두근 숲기행 (2)

화담숲에서 예린이랑 




인삼아  시간이 이상하게 흘러 



여태까지 산게 내 몸으로 산게 맞을까?











화담숲에서 내려가는 모노레일이 앞에 있다. 저 멀리 풍경이 보인다. 어제 밤을 거의 새고 온 나는 눈이 감길 것만 같았다. 피곤한 상태로 몽롱하게 대화를 나누었다. 앞에 지나가는 모노레일과 파랗고 붉게 우거진 숲들을 바라보니 더욱 정신이 아득해지는 것 같았다. 아 푹 자고싶다. 



나도 그걸 잘 모르겠어. 사실 어제가 실감이 안 나. 


과거는 없고 지금 내 눈 앞에 있는 사람만이 존재하는 것 같아



요즘은 시간에 대한 감각이 잘 없다. 이렇게나 시간이 쏜살같이 흐른다고. 이렇게나 무섭게 흐르는 시간! 쏜살같다고 생각한지 10년. 어떨 때는 2주 전의 일이 2년 전의 일처럼 느껴지기도 하고, 1년 전이 3년 전처럼 느껴질 때는 기분이 좋고. 그러다가 어제 일이 실감이 나지 않고. 지금 나는 꿈 속을 둥둥 살아가고 있는 것일까 싶구. 어제 만난 사람은 없고, 지금 내 눈 앞에 존재하는 이 사람만 존재하는 것처럼 느껴진다. 어제는 어제로 끝이 나고, 오늘은 오늘만 실감이 나는.



 내일이 되면 또 사라질 오늘에 대한 감각이 두렵기도 했다. 글쓰기란 사랑하는 대상을 불멸화하는 행위라는 문장이 와닿았다. 오늘이 흘러가는 것이 싫어서 기록을 하기 시작했다. 자꾸 자꾸 저장하고 싶은 마음이 욕심인건 알지만 기록한다. 사랑하는 사람들과의 대화, 엄마에 대한 기록, 사람들에 대한 기록..  내일이 되면 또 내 앞에 있는 사람이 실감나지 않겠지. 시간을 붙잡으면서 살고 싶은데 그게 잘 되지 않는다. 




어쩌면 나는 요즘 시간에 대한 감각을 잘 못 느끼는 것 같아. 

















동굴 같은 곳에 도착했다. 동굴이라고 하니 거창한 곳인 것 같은데, 사실 지나가다가 동굴을 발견했다라는 표현이 적절하겠다. 



여기 잠깐 앉아서 눈을 감고 있으면 되겠다.



 예린이와 나는 그 조그마한 동굴, 캄캄한 동굴 안에 자리를 잡고 앉아있었다. 














사람들이 들어오고 나가기를 반복했다. 


그리고 그 몇 초 사이로 새롭게 새롭게 들어왔다가 나가는 무리의 반복을 지켜보았다. 



ㅡ 아니, 여기가 제일 재미있는데? 


이렇게 사람이 다양하구나, 를 느껴. 










.






"별로 이쁘진 않다!"  하면서 지나가는 사람이 나가자마자 다른 사람이 들어와서는 "와, 예쁘다아~" 하면서 지켜보는 사람이 지나갔다. 


"이거 인공이잖아. 에잇." 하면서 지나가는 사람이 나가자마자 다음 무리가 들어와서는 "이런거 너무 좋아. 자연이잖아." 하면서 바라보는 사람이 지나갔다. 우리는 이 상반된 무리의 모습을 1분 안에 같이 지켜보면서 함께 키득거렸다. 












ㅡ 한편의 영화 같아. 여기 심심할 때 와서, 9시간 앉아있으면 너무 재미있겠다." 



ㅡ 사람 관찰하는 게 제일 재미있어. 



ㅡ 나는 그런 것도 좀 알고 싶어. 


여기에 평균 몇 분 머무는가.



ㅡ 우리가 여기서 평균을 완전히 늘려버리고 있는데? 



ㅡ 그런데 일단, 사람들 다 평균은 10초인 것 같아. 



ㅡ 우리가 앉아 있어서 사람들이 안 앉는 거 아냐? 









"여기 동굴이라고 써놨잖아유.아유." 




















그렇게 벌써 시간이 오후 3시가 되었다. 집결시간은 오후 3시 반. 서둘러 내려가서 광장(?)에 도착했다. 



찰칵. 


사진을 찍었다. 










버스에 탑승하고, 다시 대전으로 돌아갔다.


덜덜 떨리는 버스 안에서 대화를 나누었다. 



ㅡ 아니, 이런 프로그램 너무 좋은데?


자고, 먹고, 걷고, 대화하고.


처음 갈 때 버스에서 대화하고, 도착해서 밥 먹고, 걷다가, 돌아오면서 버스에서 자고. 


최고의 여행 코스야 ! >< 



크크 그러게.



그러고는 버스에서 완전히 곯아떨어졌다. 









화담숲            

경기도 광주시 도척면 도척윗로 278-1







대전에 도착했다. 꾸벅꾸벅 잠에서 깨어나지 않은 상태.움 집에 갈까? 하다가 


저 멀리 알라딘 서점이 보인다. 


둘다 참새처럼 참새 방앗간에 총총 걸어간다. 


그렇게 각자 책 구경을 한시간 정도 했다. 



그러다가 책을 구매하려고 하는데 


예린이가 책을 펼쳐보다가 깜짝 놀라며 말했다. 



"아니, 이 책의 저자.. 내 뒷자리에 앉아계신 분이었어..!"



"오잉??" 



과학과 관련된 책이었다. 


연구관(?)에서 일하는 예린이 뒷자리에 계신 분이 쓴 책이었다. 















어쩌면 이 책을 발견하지 않았다면 영영 몰랐을 일. 


예린이는 이 책을 발견했다는 것을 아는 척할지 말지를 고민했다. 


아는 척하는 걸 반기지 않으실까, 아니면 반기실까. 


일을 그만둘 때쯤 말할까, 아니면 지금 이야기하면 또 새로운 일들이 펼쳐질 수 있는 걸까. 




"근데 나 마음이 너무 이상해. 이런 식으로 지나치는 사람이 얼마나 많을까 싶어."



우리가 이런 식으로 모르고 지나가는 일들이 얼마나 많을까. 



"그러게. 그런데... 모르고 지나가지 않으려면 어떻게 살아야하는거지?" 



우리가 스치는 사람 중에 사실 그 사람에 대해 잘 모르고 지나치는 일이 얼마나 많을까. 그게 뭔가 참 안타까우면서도 당연한 일인데, 누군가에 대해서 소중한 사실을 놓치지 않으려면 뭐, 만나자마자 '자기 pr 좀 부탁드립니다' 라고 인사를 시작해야하낰.  나는 또 나에 대한 말을 얼마나 많이 하지 않으면서 살아가는가. 말이 되게 많은 사람인 것 같지만 얼마나 말을 하지 않고 사는지.... 사실 우리는 우리 서로에 대해 너무 모를 수밖에 없는데, 누군가에 대해서 잘 알고 있다 라는 생각을 품는 것도 섣부를 수 있겠구나는 생각도 들고. 







알라딘중고서점 대전시청역점            

대전광역시 서구 둔산로 125 둔산동 스타 빌딩 3층







예린이와 다양한 책 구경을 하고 죠스떡볶이를 먹었다. 


중학생 이후로 거의 8년만에 먹는 죠스떡볶이였다. 










죠스떡볶이를 먹고 있는데 담당자 분이 블로그 후기 링크를 올려주셨다. 


아니, 왜 이렇게 빨라? 


당일 여행에 도착하자마자 1시간 이내로 포스팅까지. 


담당자님, 대단하셔용 .. . . 








대표

사진 삭제




사진 설명을 입력하세요.






https://m.blog.naver.com/hopebook4589/223230720695












무튼 그렇게 죠스떡볶이를 먹고, 


알라딘에서 한가득 가져온 책들을 구경했다. 


벤치에 앉아서 예린이가 그림책을 읽는데 그림책을 읽다가 갑자기 슬퍼져서 울려고 그랬다. 















우리 진짜 오늘 하루 다채롭다는 이야기했다.


화담숲 다녀오구 


갑자기 알라딘 가구 


그러다가 갑자기 그림책 보다가 슬퍼져서 울고,,,














< 행복한 어른아이들의 일기 ~!!> 



앞으로도 종종 쓸것이다.


나는 어른아이로 살고 싶다. 


어른 하기 싫다 ㅠㅠ 




















화요일 연재
이전 01화 두근두근 숲기행
brunch book
$magazine.title

현재 글은 이 브런치북에
소속되어 있습니다.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