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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선한 자유인 Apr 01. 2024

할 말은 해야겠습니다

지난 글 '쓰는 대로 이루어진다'에서 세운 목표들의 데드라인 중 상당수를 3월 30일로 고른 것에는 이유가 있습니다. 1분기의 끝을 상징하면서 또 제 생일이기 때문입니다. 어제는 제 생일이었어요.


친구들과 하루를 보냈습니다. 근교로 같이 여행을 갔죠. 여행 계획을 세웠다길래 믿고 당일 아침에 버스를 타고 목적지로 갔습니다. 그런데 이게 웬걸 구체적인 계획이 없고 다들 자기가 하고 싶은 일을 얘기하는 게 전부였습니다. 저는 그래도 저를 위해 모여서 시간을 내주었다는 게 고마워서 별 말 하지 않았어요. 그래도 저를 위해 좋은 시간을 보내려고 노력하는 게 보였으니까요. 그런데 저녁에 밥을 먹으러 가는 과정에서 끝내 화가 났습니다. 처음에는 근처 푸드코트로 향했습니다. 생일 저녁을 푸드코트에서 먹고 싶지는 않았어요. 결국 푸드코트 대신 식당을 찾아 나섰습니다. 주말 저녁 예약 없이 테이블을 찾기가 힘들다 보니 예상보다 오래 걸어 다녔습니다. 그건 괜찮아요 식당을 찾기만 하면 되니까요. 그런데 왜 푸드코트에서 먹지 않고 돌아다니냐고 불평하는 사람들이 생기자 그건 화가 나더라고요. 그래도 화를 내거나 기분 나쁜 기색을 하지 않고 집에 돌아왔습니다. 그래도 시간을 내서 저와 함께 해주었으니 분위기를 망치고 싶지 않았습니다.


그렇게 집에 돌아와서 생각해 보니 '그동안 내가 해야 할 말을 너무 안 하고 참고만 있었나?'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어쩌면 집에서도, 일터에서도 힘들거나 부당한 일이 있어도 혼자 참는 게 능사라고 생각했던 게 아닌가 싶더라고요. 그렇게 쌓이다 보니 내 힘듦을 알아주지 않는다는 것에 서운해서 괜히 툴툴대고 사람들과 거리를 뒀던 것 같습니다. 어쩌면 그들은 내가 어떤 생각을 하는지 어떤 점이 힘든지 전혀 몰랐을 텐데 괜히 혼자 참고 있었구나 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그래서 그저 그랬던 25번째 생일의 결론은 할 말은 해야겠다는 것이었습니다. 결과적으로 그게 정신건강과 또 사람들과 관계에 더 긍정적일 것이라는 결론을 내렸습니다. 그동안 팀을 위해서 나 자신을 희생해 왔구나, 다른 사람들이 좋은 시간을 보내는 것에 집중하느라 내 기분은 돌보지 않았구나 라는 결론을 내리면서 나름 배운 것이 많은 생일이었습니다.


2028년 한국 나이 서른의 나는 나 자신을 지키기 위해서 해야 할 말은 똑 부러지게 할 줄 아는, 가장 먼저 내 편이 되어 주는 사람이 되어 있을 겁니다. 오늘도 하루를 잘 보냈습니다. 파이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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