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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우비 스케치북 Jan 15. 2022

독거력 키우기

살고 싶은집


딸이 회사 근처로 독립한지 일년이 되어간다.

그렇게 싸우고 삐지고 해도 딸이 있는 집은 분주하고 어지러웠다.

일주일이 지나도 깨끗한 집.

잔소리 할 일도 없고 아침먹자 저녁먹자 부를일 도 없고. . 

그 고요를 견디지 못하고 한달만에 제주로 날아갔었다.

혼자 아침 산책을 하는데 어느 나즈막한 집 한채가 내맘을 끌었다.

다음 날 아침 산책 길에 다시 들러 요리조리 뜯어 봤다.

대문 대신 큰 나무가 있고 아래는 빨간 동백꽃이 뚝뚝 떨어져 있다.

마당이 꽤 넓어 보이는데 집은 자그마하다.

나는 저 벽을 트고 통유리를 달아야겠다 생각했다.

이 햇빛을 집으로 모두 들어오게 해야겠다고 생각했다.

강아지는 꼭 키워야하고 떨어진 동백꽃은 절대 치우지 말아야지 했다.

동네사람들이 언제든 들어와서 커피를 마시고 갈 수 있게 머신 한대도 필요할 거 같다.

혼자 이리저리 궁리가 많다.

그 집주인은 팔생각도 없고 수십년을 잘 살고 있는데 말이다.






그후로 나는 예쁜 집을 보면 이렇게 짓고 부수고 또 짓고를 한다.

어디가 외롭지 않을 곳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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