살고 싶은집
딸이 회사 근처로 독립한지 일년이 되어간다.
그렇게 싸우고 삐지고 해도 딸이 있는 집은 분주하고 어지러웠다.
일주일이 지나도 깨끗한 집.
잔소리 할 일도 없고 아침먹자 저녁먹자 부를일 도 없고. .
그 고요를 견디지 못하고 한달만에 제주로 날아갔었다.
혼자 아침 산책을 하는데 어느 나즈막한 집 한채가 내맘을 끌었다.
다음 날 아침 산책 길에 다시 들러 요리조리 뜯어 봤다.
대문 대신 큰 나무가 있고 아래는 빨간 동백꽃이 뚝뚝 떨어져 있다.
마당이 꽤 넓어 보이는데 집은 자그마하다.
나는 저 벽을 트고 통유리를 달아야겠다 생각했다.
이 햇빛을 집으로 모두 들어오게 해야겠다고 생각했다.
강아지는 꼭 키워야하고 떨어진 동백꽃은 절대 치우지 말아야지 했다.
동네사람들이 언제든 들어와서 커피를 마시고 갈 수 있게 머신 한대도 필요할 거 같다.
혼자 이리저리 궁리가 많다.
그 집주인은 팔생각도 없고 수십년을 잘 살고 있는데 말이다.
그후로 나는 예쁜 집을 보면 이렇게 짓고 부수고 또 짓고를 한다.
어디가 외롭지 않을 곳일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