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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이정원 Jun 27. 2022

스포츠 모드를 설정하면 차는 어떻게 달라지나?

익숙한 내 차에서 낯선 느낌을 받을 수 있다.

잽이냐, 강력한 스트레이트 한 방이냐.


자동차의 성능을 이야기할 때 보통 마력(파워)과 토크를 많이 언급한다. 150마력의 강력한 힘. 300Nm의 엄청난 파워. 이런 광고가 많이 나오지만 사실 개념이 헛갈린 표현이다. 토크는 한 번의 연소에서 엔진에서 내는 힘이고, 파워는 엔진이 자동차를 움직이는 데 필요한 에너지를 의미한다. 이 둘 사이에는 지금 엔진이 같은 시간 동안 얼마나 폭발을 하고 있나 즉 엔진의 회전수 RPM이 숨어 있다.


권투에 비유해서 표현하자면, 토크는 스트레이트 한방을 얼마나 세게 칠 수 있느냐의 개념이지만 파워는 엄청 센 스트레이트 한 방과 가벼운 잽 열방이 주는 대미지를 비교하는 것과 유사한 개념이다. 자동차가 지금 고속도로를 100 kph로 가고 있다면 2000 rpm에서 125 Nm의 토크로 가든 2500 rpm에서 100Nm으로 가나 차가 움직이는 데 드는 파워는 똑같다.


다만 운전자가 받는 느낌은 다르다. 같은 차속이라도 2000rpm일 때는 이미 높은 토크를 내고 있고 Accel Pedal도 더 많이 밟은 상태일거다. 만약 기어 단수를 낮추어 엔진 RPM이 높은 2500 rpm으로 바꾸면 토크값도 125 Nm에서 100 Nm로 낮아 지고 상대적으로 Accel Pedal를 덜 밟은 상태에서도 주행이 가능하다. 운전자 입장에서는 그만큼 조금만 밟아도 차가 더 잘 나가고 추가로 더 가속이 가능하겠다는 느낌을 받는다. 그래서 같은 차속이라도 RPM이 높고 낮은 기어 단수일수록 차가 더 스포티하게 느껴진다.


RPM과 Torque맵에서 연료 소비율이 낮은 영역이 있습니다.


대신 같은 일을 하는데도 더 많이 회전해 주니까 마찰이나 엔진으로 공기를 흡기하는 Pumping으로 소비되는 에너지가 많다. 자연스럽게 연비는 더 손해를 볼 수 밖에 없다. 실제로 같은 토크를 내는데 필요한 연료량을 정리한 BSFC (Brkae Specific Fuel Consumption) 그래프를 보면 1600 ~ 2000 rpm에서 최적점이 유지되는 것을 볼 수 있다. 연비를 위해서라며 최대한 높은 단수를 유지하는 것이 중요하다. 



빠르게 달리고 싶고, 또 기름값도 아끼고 싶고...


사람들마다 운전하는 성향이 다르니까 빠른 속도로 잘 달리기를 원하는 사람들은 스포츠차를 사겠지만 일상 주행에서는 연비가 걱정되는 사람도 있을 거다. 이런 소비자의 이중적 욕구를 충족시키기 위한 Option이 멀티 센스 모드다. 한마디로 버튼 한 번이면 차의 모드가 바뀌는 거다. 가장 큰 차이는 앞서 이야기한 대로 자동 변속기의 변속 패턴을 조정한다. Sporty 버전일 때는 변속을 최대한 늦게 해서 높은 RPM을 유지하도록 하게 하고 ECO Mode일 때는 최대한 변속을 빨리 해서 낮은 RPM에서 운전이 되도록 유도한다. 


변속 패턴 말고도 운전자가 액셀 페달을 밟았을 때 반응을 다르게 하기 위해서 같은 밟기에 대해서 엔진에서 만들어 내는 토크 자체를 조정하기도 한다. 예전에는 Accel Pedal과 흡기량을 조절하는 Throttle이 직접 와이어로 연결되어 있었지만 지금은 센서로 받고 필터링해서 조작이 가능하기 때문에 운전자가 고른 성향에 맞춰 조정이 가능하다. 그래프처럼 동일하게 밟아도 요구하는 Torque를 크게 내도록 조정하면 반응이 훨씬 빠르게 느낄 수 있다. 다만 출발할 때 충격도 더 크다.


Normal / ECO / Sport 모드에 따라 같은 페달 밟기에도 엔진에 내는 토크가 차이가 난다.


N LINE에서 알려 주시는 다양한 기능들


이 외에도 Sporty 모드에서는 계기판의 색깔을 모두 Red로 바꾸고 엔진 소리를 더 크게 나게 해서 분위기를 바꿀 수도 있다. 자동차 전체로는 차체 서스펜션 높이를 낮추고 서스펜션 강도를 높여서 빠른 움직임에도 차가 들리거나 출렁거리는 현상을 줄여주고 더 빠르게 반응할 수 있도록 조정하는 기능도 있다. 르노 본사의 알피느라는 스포츠카에 들어가는 엔진 개발할 때는 특정 버튼을 누르면 마치 영화에서 경주 전에 엔진이 으르렁 대듯이 출발 전 RPM을 3000 RPM으로 올려서 유지했다가 나갈 수 있는 Take off 기능과 일부러 일부 연료를 늦게 분사해서 배기관에서 연소시켜서 배기관 튜닝한 것처럼 부릉부릉 소리가 나도록 하는 기능을 개발한 적도 있다.


르노 스포츠와 개발했던 알핀느 A110


이 모든 노력들이 다양한 소비자들의 기호를 충족하기 위해서다. 같은 차도 운전자의 기호에 따라서 다른 주행을 해 보는 건 어떨까? 스위치 한 번에 전혀 다른 차를 타는 듯한 경험을 맛볼 수 있는 기회는 생각보다 가깝게 있다. 


제 4 장 새로운 기술들이 차를 더 편하게 만든다. 

    4-1 더 작지만 더 힘센 터보 엔진 이야기

    4-2 스포츠 모드로 설정하면 차는 어떻게 달라지나?

    4-3 운전이 서투른 초보도 기사님들처럼 주행하게 해 주는 기술은 없나?

    4-4 위기의 순간 충돌을 막아 주는 ABS 이야기

    4-5 이제는 운전면허 시험은 시동만 켜고 버튼만 누르면 되는 거 아니야?

    4-6 운전자, 보행자, 자율주행차는 누구를 보호해야 하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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