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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MAJORICA May 24. 2019

생각은 많지만,  깊은 생각을 하지 않는 요즘

생각할 여유가 없어

대학교 4학년

참 많은 생각을 하게 되는 시기이다. 준비해야 할 게 많고 아직 해보지 않은 게 많아서 여전히 바쁜 시기.

바쁘다 보니 이런저런 생각은 많은데 그 생각들을 내 마음속에서, 머릿속에서 더 끌고 나갈 여유가 없다.


점점 많은 생각들로 머리가 가득 차는데 어떤 것에 대해 깊은 생각을 하지 않는 요즘 나의 모습을 보면 인터넷 뉴스 헤드라인 같다는 생각이 든다. 정보로 가득 찬 네트워크 상에서 빠르게 스쳐 지나가는 커다란 헤드라인들처럼 내 생각들도 순간순간 빠르게 지나갈 뿐 더 깊은 생각을 하지 못한다.


이런 날들이 반복될 때면 요르단 유학시절이 너무나 그리워진다. 



와디럼의 노을

그중에서도 친구들과 함께 와디 럼(وادي رم :요르단에 있는 붉은 사막)에 갔던 때가 참 그립다.

와디 럼은 3초에 한 번씩 떨어지는 수많은 별들을 볼 수 있는 곳으로 유명하지만,  사실 와디 럼은

이름의 유래 [وادي :계곡,رم : 달_현재 死語 -قمر ; 까므루 : 현재는 달을 말할 때 رم이라는 표현 대신 قمر라고 쓴다_]처럼 달의 협곡이다.

(협곡 사이로 비추는 달빛이 베두인들의 가로등이 되어줬기에 이렇게 이름이 붙지 않았을까..? 하는 생각이 든다.)


나는 운이 좋게도 슈퍼문이 뜰 때 와디 럼에 갈 수 있었다. 와디 럼에 갔던 기억들은 모두 뇌리에 박힐 만큼 좋지만 그중에서도 슈퍼문이 뜬 그 날, 친구들과 함께 환한 달빛이 만들어준 길을 따라 걸었던 그 날은 평생 잊을 수 없을 만큼 너무나 좋았다. 함께 달빛 길을 걸으면서 수험생 얘기, 대학 이야기, 미래 이야기들을 끊임없이 이어갔던 그 순간들이 참 그립다.

와디럼 협곡 사이로 비추는 달빛

하나의 소재가 씨앗이 되어 우리는 끊임없이 이야기를 이어갔고 또 고민했고 그리고 계속 걸었다. 달을 가리는 커다란 돌산이 있는 곳까지 가면 그 환한 달을 잡을 수 있을 것 같이 우리는 걸었다.


그때 이야기했던 미래가 지금 진행되고 있는데, 잡고 싶었던 환한 달처럼 빛나는지 모르겠다. 비관적인 의미가 아니라, 천천히 함께 걸어갔던 그 달빛 길이 아니라 나홀로 길을 질주하느라 내 앞에 놓일 그 빛을 찾지 못하고 있다.


생각은 많지만 깊은 생각을 하지 않았던 요즘,

오늘부터 나는 다시 와디 럼에 달빛을 따라 걸었던 꿈 많은 소녀가 되어 내가 잡고 싶은 환한 달에 대해 생각해보려고 한다. 그 환한 달빛의 영롱함에 대해 고찰하면서

2018 Supermoon in Wadi Ru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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