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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4 아! 대륙 끝 남극 곁, Ushuaia까지 오다

남미 파타고니아 토레스 델 파인 ‘삼봉’부터 아르헨티나 우수아이아*까지

by 관계학 서설 II

이번 여정의 마지막 고비가 되는 칠레 토델파(남미 삼봉) 푸에르토 나탈레스에서 아르헨티나 미주대륙의 끝 우수아이아로 가는 길이다. 버스로만 12시간, 버스를 통째로 싣고 선박으로 바다를 또 건너간다. 브롬톤은 당연히 버스 짐칸에 꽉 묶어 놓았다.


대륙간 버스에 '브롬톤' 싣고, 아르헨티나 우수아이아로

남미에서는 장거리로 이동할 경우, 기차보다는 비행기나 버스가 우선이다. 아니 아예 기차 노선이 없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아마 높은 산맥과 협곡, 호수 등 험한 자연환경으로 인해 철도를 부설하기가 쉽지 않은 이유 때문일 것이라 조심스럽게 추측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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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주대륙 땅끝 마을, 우수아이아까지 굽이굽이 가는길


여하튼 자전거를 짐으로 붙여야 하고 티켓팅을 할 때, 미리 추가요금을 내야만 한다. 브롬톤처럼 접이식인 경우에는 일단 커버를 덮어 일반 짐처럼 보이게 하고 예약 서류를 창구에서 본 티켓으로 바꿀 때 잘, 아주 잘 설명을 해야 한다. 당연히 스페인어로만! 또한 짐칸에 이를 싣는 직원에게 '깨지거나 부서지지 않게 살살 다루어 달라'라고 부탁을 하면서 약간의 팁을 주어야 하는 상황이 발생할 수도 있다. 특히 국경을 넘을 경우에는 티켓 예약 시 자전거를 가져간다는 점을 '세관' 관련 신고 서류에 어떤 방법으로든 사전에 꼭 언급해 놓아야 한다. 그렇지 않을 경우, 난감한 상황에 놓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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푸에르토 나탈레스 버스터미널(좌측), 국경 출입국·세관 신고 사무소(가운데)

푸에르토 나탈레스에서 푼타 아레나스 가는 버스를 타고 가다가 고속도로 NO. 6과 255가 만나는 지점에서 푼타에서 우수아이아 가는 버스로 갈아타야 한다. 빠른 시간 내에 브롬톤을 이 짐칸에서 저 짐칸으로 옮겨야 하는 고민거리가 있다. 또 칠레에서 아르헨티나로 국경을 넘으니 마냥? 기다리는 출입국 심사도 받아야 한다.


국경의 무뚝뚝한 '그들'을 넘어 산, 강, 눈 풍경 만끽

아르헨티나에서 칠레를 거쳐왔고 이번에는 반대 방향으로 국경 관리국을 지나다 보니 칠레와 아르헨티나 공무원의 분위기가 미묘하게 뭔가 좀 다르다고 체험적으로 느껴진다. 둘 다 고압적이고 자부심이 강한 것은 마찬가지이지만 전자가 '과거의 영광'이라면 후자는' 현재의 부상'이라 할까? 도시 환경과 현지인들에게서 받는 이런저런 인상 또한 그렇게 보면, 딱히 꼬집어서 말하기는 어렵지만 10여 년 전 두 나라와는 또 다른 간극과 '차이'가 무엇인지를 자꾸 생각하게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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칠레·아르헨티나 국경 검문소(좌측)·대륙간 고속 '버스 수르'(우측)


칠레 영토로 들어와서 톨윈(Tolhuin)이란 자그마한 시골 마을에서 잠시 쉬는 시간이 있다. 바람도 쐴 겸 나가보니 바람도 강하고 기온이 많이 차다. 귀가 시릴 정도이다. 마을 전체는 한적한데 휴게소는 백화점만큼 규모도 있고 다양한 먹거리들을 팔고 있다. 특이했던 것은, 물론 사전 지식이 없어서 그럴 수도 있지만 쵸코렛 같은 과자를 정도를 넘어 엄청 많이 팔고 있었다. 이 마을 명품인 모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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칠레 휴게소 마을 톨윈의 초코렛 종류는 너무나 많았다

톨윈부터 우수아이아에 도착할 때까지 산을 굽이굽이 돌아 돌아가는 길이다. 절경, 설산 그리고 칠레 푸에르토 나탈레스에서 전해 들은 토레스 델 파이네 W course 중간 꼭짓점 풍경과 흡사하다는 생각이 들 만큼 아르헨티나의 작고 낮지만 지척인 푸른 탑들이다.


땅끝 마을 킹크랩 맛집, '영감 마리오'

터미널에 도착하자마자 짐을 풀어놓고 브롬톤과 함께 킹크랩 맛집 '엘 비에호 마리오(El Viejo Mario)'로 향했다. 귀 시리게 추운 날씨에도 불구하고 역시 대기 줄이 길게 늘어져 있다. 줄 맨 꼬리에 서 있는 스페인에서 온 아돌프&마리아 부부와 손짓 발짓 섞어 1시간이나 ‘대화?’하면서 꿋꿋하게 기다린 끝에 겨우 아르헨 대게를 화이트 와인과 함께 즐길 수 있었다. 천상의 맛! 내일 또 오는 거로 마음먹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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엘 비에호 마리오 대게와 화이트 와인 그리고 브롬톤(좌측, 가운데), 스페인 잉꼬부부(우측)


우수아이아에서는 이번 여정에서 처음으로, 의도적으로 주변 많은 분들의 걱정에도 불구하고 도미토리에 잠자리를 잡았다. 젊었을 때부터 꼭 해 보고 싶은 경험이었기 때문이다. 그러나 막상 입실해 보니 넓은 방에 혼자다. 젊은 배낭족들과 나눠 먹으려고 잔뜩 장 봐 가지고 온 주전부리들을 늘어놓고 약간? 실망한 마음으로 내일 비글해협 투어를 위해 일찍 꿈나라로 향한다.


2022년 11월 5일(토), 바다 건너 굽이굽이 돌아, 우수아이아로 가는 길!

#나홀로 #브롬톤여행 #대륙간열차 #알래스카 #페어뱅크스 #아르헨티나 #우수아이아 #역병시대 #해외여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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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뱀발 0 : Cusco&Lima, Peru > Bogota, Columbia > Buenos Aires, Argentina > Cordoba > Salta_by plane (8 hrs) > El Calafate&El Chaltén_by Bus-Sur (7 hrs) > Puerto Natales, Chile_by Bus-Sur (15 hrs) > Punta Arenas > Ushuaia, Argentina > Buenos Aires

*뱀발 1 : 우수아이아(Ushuaia)는 아르헨티나 최남단에 위치한 도시로, 세계에서 가장 남쪽에 있는 도시 중 하나이다. 이름의 유래는 야간(Yagán) 원주민어에서 왔으며, '서쪽 만(灣) 깊은 곳'이라는 뜻을 가지고 있다. 즉 '세계의 끝(El Fin del Mundo)'이라고도 불리며, 남극 탐험과 파타고니아 여행의 출발지로 유명하다.

*뱀발 2 : 출발 60여 일 만에 미주대륙 북쪽 끝, 알래스카 페어뱅크스에서 남쪽 끝 섬, 우수아이아까지 왔다. D-1! 여기서 짐을 재정비하고 볼리비아를 거쳐 쿠바로, 멕시코를 거쳐 필리핀으로 가는 스쿠바 브롬 여행을 다시 준비하고 있다. 그 동안 잔고장없이 묵묵히 같이 해 준 '쾌걸조로'에게 고맙고 브롬톤 대륙간 열차 여행에 필요한 많은 스킬, 정보 그리고 지식을 전수해 준 K**을 비롯한 브롬동 모든 분들에게 진심으로 감사의 마음을 전하고 싶다.

*뱀발 3 : '14 아르헨 남녀가 승용차로 남미 파타고니아에서 북미 알래스카 입구까지 865일 동안 5만 km를 달렸다고 한다. 그럼 페어뱅크스부터 우수아이아까지 라면 약 55,000 km 정도 되지 않을까? 이번 미주 대륙 브롬톤 여정동안 6개국 28개 도시를 방문하면서 11번 비행기, 10번 대륙(간) 기차, 5번 대륙(간) 버스를 탔다. 모든 구간이 1,000km 이상이다. 칠레 푸에르토 나탈레스가 토레스 델 파이네의 관문이라면 푼타 아레나스* 는 남극 건너편 아르헨티나 남미 땅끝 마을 우수아이아로 가는 길목이다.

*뱀발 4 : 80 days of solo Brompton trip in the Americas 55 https://bit.ly/3Jmyx8W To Dear Brompton Owner & Executive Director https://bit.ly/3Grv0o4 My journey in the Americas https://bit.ly/3WlJiMy on 'Brompton Folding Bicycle' http://bit.ly/3vcVJhW on 'Bicycle Travellers'

*뱀발 5 : 이제야 여행 계획(‘21년 12월), 사전준비와 답사('22년 2월-4월)부터 실행(‘22년 9월 14일-11월 14일)까지 ‘기록&보관한' 글과 사진들을 하나하나 정리해 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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