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H V. 수중사진과 테크니컬 다이빙 • 삼광색과 수중오로라
With the underwater photos I had taken back then, I created slides and would eagerly gather with my family every Christmas and New Year to relive those moments, feeling an overwhelming sense of joy and happiness. I also made a family calendar, placing a desk calendar on my office desk and hanging another on the wall at home. It was then that I fell even deeper into the world beneath the waves.
다이버는 크게 세 부류로 나눌 수 있다. 우선 물속의 '무중력', 중성부력을 즐기는 타입이다. 좀 더 넓게 해석하면 물속에 들어가는 그 자체를 좋아한다고 해야 할까? 입수하는 순간부터 속세의 온갖 잡생각이 일시에 사라진다. 머릿속은 온통 수중세계에 대한 호기심과 궁금증 그리고 신비스러움과 놀람으로 가득 차 있다.
다이버의 3가지 유형-여유와 스킬
다이빙 자세와 스킬이 점점 좋아져 약간의 여유라도 생기면 이를 최대한 활용하여 경이로운 물속 세상을 사진과 영상으로 남기고 싶어 한다. 좀 더 욕심을 부려 아예 물고기 등을 사로잡아 보려는 '머구리(潜る) 본능까지 발동하게 된다.
로그 다이빙 회수 점점 늘어갈수록, 물속 체류시간이 길어지고 그동안 보이지도 들리지도 느껴지지조차 않던 다양한 물속 세계가 어느 사이인가 바로 옆에 와 있음을 느끼게 된다. 처음에는 아마추어용 카메라와 그에 맞는 겨우 방수만 되는 플라스틱 하우징을 구입해서 라이트도 없이 기록, 보관용 촬영으로만 사용한다. 시간이 지날수록 육안(肉眼)으로 보고 느낀 그 빛깔과 모습을 재현해 보고 싶은 생각이 조금씩 들기 시작한다.
다이빙 투어 중, 우연히 고등학교 교사를 하시다가 수중 사진에 빠져 퇴직까지 한 선배 다이버를 만났다. 그동안 수중사진에 대해 궁금했던 사항에 대해 이것저것 질문을 하다가 그분이 선 듯 '원하면 가르쳐주겠다'는 제안을 내놓았다.
한 깡에 36장, 한 컷 한 컷에 혼신의 노력을
얼마나 많은 시간과 노력 그리고 비용이 들 것인지를 너무나 잘 알고 있기 때문에 며칠 동안 밥도 제대로 못 먹고 고민에 고민을 거듭했다. 한도 끝도 없이 바쁜 직장생활이 걱정되지 않은 것은 아니었지만 결국 배움을 시작하였고 3개월 만에 필리핀으로 4박 5일 해양실습까지 떠나게 되었다. 공휴일과 주말을 최대한 활용한 일정이었지만 지금 생각해 봐도 당시 상황에서는 정말 큰 부담이고 모험이었다.
지금은 너무나도 당연히 디지털카메라로 수중사진을 촬영하지만 그때만 하더라도 필름 카메라를 사용하던 시대였다. 디지털은 저장용량만 충분하면 수천 장도 한 번에 촬영이 가능하지만 35mm 필름은 한 깡에 36장 한롤(roll)이상은 절대 촬영할 수가 없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수백 장이 넘는 사진을 찍었다. 더구나 44-50m 수심 회초리산호에만 서식하는 물고기를 촬영하기 위해 얼마나 많은 감압 다이빙을 했는지, 지금 생각해도 무모하면서도 엄청난 열정과 도전이었다.
그때 촬영한 사진으로 슬라이드를 만들어 매년 크리스마스와 연말, 가족과 함께 돌려보며 마냥 기쁘고 행복해했다. 특히 아들이 너무너무 좋아해서 스크린에 비추어진 사진 하나하나에 다가가서 손가락으로 물속 '빛깔과 모습'들을 되짚어가며 우리들에게 다시 설명해 주곤 했다. 가족용 캘린더를 만들어 사무실 책상과 집 벽에 걸어도 놓았다. 그렇게 수중세상으로 더욱더 빠져들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