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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 수중 조류에 하늘하늘, 깜빡 놓칠 뻔!

CH V. 수중사진과 테크니컬 다이빙 • 삼광색과 수중오로라

by 관계학 서설 II

Great underwater shots come down to one thing: getting up close. And when it comes to fish, nailing the focus on the eye makes all the difference.

나뭇잎 피시(Leaf Scorpionfish) 한 종류로만 기억하고 있는데, 기억이 가물가물!

접사(Macro) 수중사진의 천국은 렘베섬(Lembeh Island)이다. 인도네시아 술라웨시섬(Sulawesi Island) 북부에 위치한 작은 섬이다. 이 섬은 특히 렘베 해협과 함께 세계적인 수중 생태계와 마크로 다이빙 명소로 유명하다. 건너편 마나도(Manado) 지역인근 부나켄 국립해양공원(Bunaken National Marine Park) 내 1,500m 이상 수직절벽의 웅장함을 함께 즐길 수 있다. 특히 마나도 만(灣)은 입문자 해양실습과 오픈워터, 어드밴스 다이버의 야간 다이빙 코스로 적극 추천한다.


광각(Wide-Angle) 사진이 운칠기삼(運七技三)이라면 접사 사진은 운삼기칠(運三技七, 三分运气,七分技术)라 생각한다. 한마디로 마크로 사진은 다이버 작가의 끊임없는 '인내와 노력 그리고 열정'의 결과라고 확신한다. 그만큼 만족할만한 한 장의 사진을 얻기 위해 다이버의 기다림과 끈기가 필요하다는 말이기도 하고 피사체와 수중 환경의 상관관계에 대한 폭넓은 지식이 함께 요구된다. 따라서 현지 수중 가이드의 역할과 정성이 뒷받침되지 않으면 열이면 아홉은 허탕치고 출수하는 경우가 다반사이다.


수중사진은 바닷 색깔을 잡는 것부터 시작한다. 수심에 따라 달라지는 수중의 파란색을 옅게 또는 점점 짙푸르게 어떻게 표현할 수 있을까? 입수 전, 포인트 수중환경과 마주 칠 가능성이 높은 피사체에 따라 '광각 카메라로 시작할 것인가? 아니면 접사 카메라를 먼저 선택할 것인가?' 그 순서부터 머릿속에 그려놓아야 한다. 그에 따른 적절한 렌즈의 결합은 두말할 필요조차 없다.


같은 포인트라 하더라도 매번 와이드와 마크로의 선후(先後)는 달라질 수밖에 없다. 아예 욕심 없이 매번 광각, 접사 하나만을 정하고 욕심을 버리고 '그날의 행운'에 맡기는 것도 훌륭한 전략이다. 광각 사진의 핵심이 '웅장함과 장엄함'이라면 접사는 피사체가 '지금 바로 현재도 살아있다'는 하나의 생명체에 대한 '찬미(讚美)'이다. 물고기가 그 대상이라면 당연히 '눈'에 초점을 두고 이를 얼마나 '생생하게 나타냈는가'가 핵심인 이유이다.

산호초위 노랑 프로그(Frog, 개구리) 피시

월(Wall, 절벽) 다이빙의 명소인 마나도와 마크로 세계인 렘베 섬 간 거리는 승용차로 불과 2시간 남짓하다 보니 함께 다녀오는 경우가 많다. 우리 일행 역시 그러했다. 왼쪽 어깨에 절벽을 두고 수심 수천 미터 허공상에서 중성부력 잡고 물멍 상태로 그냥 죽~ 계속 직진만 하다가 출수하는 다이빙의 묘미는 뭘까? 화산재 밭, 이런저런 부유물이 가득한 언 듯 육지의 어느 쓰레기장 같은 어수선한 분위기 속이다. 잔잔한 수중 조류에 몸을 맡기고 '흔들흔들' 그 리듬에 맞추다가 프로그 피시의 눈을 렌즈에 딱 맞출 때, 그 전율을 어떻게 설명할 수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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