VI. 나의 버디(Buddy), 우리만의 포인트(Point)
While diving in the Great Barrier Reef, I came face-to-face with a swarm of sharks, their sleek bodies cutting through the water with a mesmerizing grace. Though the scene wasn't as dynamic as the one I had witnessed in the Galápagos, the memory of it is still vividly etched in my mind. Thanks to Jun Buddy, my diving buddy who joined me on the dive, the experience stayed with me far more clearly than I could have ever imagined. It wasn’t just the sharks, but the calm that they exuded in their powerful movements that made the moment so unforgettable. It’s as if I had come across something truly unique—something I’ll carry with me long after the dive ended.
'스피릿 오브 프리덤(자유 추구하는 정신)' 리브어보드
리브어보드(Liveaboard) 투어*는 스쿠버 전용선에서 먹고 자면서 다이빙을 마음껏 즐기는 수중 전용 여행이다. 다이버마다 세계 3대 리브어보드 투어를 각각 다르게 선택하지만 나는 호주, 홍해, 카리브해를 추천하고 싶다. 다이빙만을 위해 건조된 선박인만 큼 스쿠버에 필요한 모든 장비와 설비는 물론 다이버가 쉬고 먹고 잘 수 있는 숙박시설까지 배안에 완벽하게 갖추어져 있다. 그만큼 비용이 상대적으로 높다. 최대 다이버 승선인원은 지역마다 조금 다르지만 평균 20여 명 정도이다. 동호회 회원만으로 배 한 척을 통째로 예약할 수만 있다면 어떤 다이빙 투어보다 즐겁고 신날 수밖에 없다. 휴식 시간 중 언어 소통은 물론 방배정이 훨씬 순조롭기때문이다.
호주 대보초(Great Barrier Reef)*는 온라인 동호회 인스클럽과 다녀왔다. 출발인원이 배 한 척 전체를 빌릴 수 있을 정도는 아니었지만 그래도 십 수명이 함께해서 일정 내내 몸과 마음이 많이 편했다. 호주 대보초 다이빙의 버디는 지금은 한 대학의 영상학과 교수로 있는 쭌선생이다. 항상 카메라를 들고 다니면서 이런저런 장면을 촬영하는 모습이 참 인상적이었다. 그래서 그런지 다행스럽게도 쭌교수와의 짝지 기록은 수중, 육상 모두 한 두장씩이나 남아 있다. 둘 다 패기와 열정이 넘치던 시절이라 대화도 잘 통했고 수중에서도 호흡이 참 잘 맞았다. 신기하거나 독특한 수중생물을 마주치면 누구랄 것 없이 서로를 쳐다보며 '저거 보라고' 손가락으로 가리키곤 했다.
서울에서 리브어보드를 승선할 때까지 꼬박 만 하루를 국제선 비행기, 로컬 경비행기 그리고 다시 항구에서 보트를 갈아타고 한참 달려가야 겨우 선박에 도착한다. 돌아오는 동선도 마찬가지이다. 귀국길까지 참 많은 얘기를 나눈 친구라서 기억에 더욱 남는다. 그 이후에도 몇몇 해외 투어를 함께했다. 최근에 나의 페북과 인스타에 게재된 본인의 수중 사진을 보고 전화를 다시 해 와 한참 동안 추억의 대화를 나누기도 했다. 그중의 하나가 포인트에서 바라본 상어 떼들의 먹잇감 포식 장면이다. 가이드들이 입수 전부터 준비해 둔 각종 물고기들이 담긴 그물망을 수중으로 힘껏 끌고 들어간다. 우리들은 그 근처 물속 공연장 주변 바위 턱에 빙 들러서 중성부력을 맞춰 엉덩이로 걸터앉는다.
상어 떼, 포식의 향연
우리들과 가이드가 서로 OK 사인을 나누고 나면, 바로 그물망의 물고기를 공연장 한가운데 우뚝 솟은 바위 위에 풀어놓는다. 상어 무리가 쏜살 같이 먹잇감으로 돌진하는 모습은 정말 장관이다. 더구나 팔뚝만 한 물고기를 한 입으로 집어삼키거나 날카로운 이빨로 물고기의 몸통을 뜯어내는 모습을 바로 앞에서 바라보고 있노라면 '으드득'하는 소리와 함께 온몸에 전율을 일으키기에 충분하다. 상어 떼들의 먹이 포식이 어느 정도 끝나면 가이드의 인솔로 좀 더 그들에게 최대한 가까이 다가가서 서로 얼굴을 바라볼 수 있다. 눈이라도 마주치면 소름이 좍 끼친다. 호주 대보초는 말 그대로 어마어마한 범위로 이루어진 산호초 지대*이다. 산호초에서 서식하는 다양한 어종은 물론이고 그와 함께 햇볕에 의해 시시각각으로 변하는 화려한 수면, 수중 빛깔의 향연을 즐길 수 있는 장소이기도 하다.
호주 여행이전에는 필리핀 수중 바닥 으슥한 좁은 동굴에서 수면을 취하는 상어 서너 마리를 조용히 기어가서 지켜본 경험이 전부였다. 수십 마리가 휘몰아치면서 유영하는 모습은 갈라파고스만큼 역동적이지 않지만 다이빙 포인트로는 '쭌 버디' 덕분인지 나의 기억 속에 보다 선명하게 남아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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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리브어보드 투어는 숙박과 다이빙이 결합된 다이빙 전용 선박 여행이다. 다이버들은 배에서 숙식하며, 하루 여러 차례 다이빙을 진행한다. 보트는 다이버가 수면을 취하는 밤사이에 외딴 다이빙 포인트로 이동하며, 육지에서 접근하기 어려운 최고의 다이빙 명소를 탐험한다. 갈라파고스 (Galápagos, 에콰도르) Galápagos Master-Aggressor Fleet, 라자암팟 (Raja Ampat, 인도네시아)-Indo Siren, Blue Manta), 몰디브 (Maldives)-Scubaspa Ying & Yang, Maldives Aggressor, 홍해 (Red Sea, 이집트/수단)-Blue Horizon, Red Sea Aggressor), 코코스 아일랜드 (Cocos Island, 코스타리카)-Okeanos Aggressor, Argo 등이 있다. 특히 갈라파고스와 코코스 섬은 개방된 바다(심해)에서 서식하는 망치&고래 상어 등 대형 해양 생물을 근접해서 볼 수 있는 펠라기 다이빙(Pelagic Diving)의 성지 중 하나이다. 그 외에도 원거리이기는 하지만 호주 대보초 (Great Barrier Reef, Australia)-Spirit of Freedom, 시즌이 한정되어 있고 상대적으로 짧은 일정이지만 태국 시밀란 제도 (Similan Islands, Thailand)-Deep Andaman Queen 등을 손꼽을 수 있다.
* 호주의 그레이트 배리어 리프는 세계에서 가장 큰 산호초 군락으로, 길이는 약 2,300km (퀸즐랜드 북부 해안선), 넓이는 약 344,400 km² (일본이나 독일의 면적과 비슷)이다. 이 지역은 산호초 군락 약 2,900개, 섬 약 900개로 이루어져 우주에서도 보이는 유일한 생물학적 구조물로 알려져 있다. 세계 자연유산(UNESCO)으로 지정된 지구 최대의 산호초 생태계이기도 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