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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 그 이름 '리키', 아 1만 깡 김 선생님!

VI. 나의 버디(Buddy), 우리만의 포인트(Point)

by 관계학 서설 II

Rickey's diving form is borderline artistic.. Anyone who has ever witnessed his effortless glide through the water can’t help but be in awe, instinctively giving him a thumbs-up. The way he moves, with perfect control and grace, makes it seem as if he was born to scuba dive. You could say he takes to the water like a fish, embodying the very essence of fluidity and precision. Watching him is a masterclass in itself—a sight that lingers in the mind long after the dive is over.

KakaoTalk_20250205_025606920_04.jpg 사이드 마운트 트레이너이자 나의 버디-리키 강사(우측 두 번째)

리키 강사(트레이너)는 같은 동호회 회원으로 만나서 교육 강사 역할도 담당해 주고 한동안 수중 버디까지 맡아 준 친구이다. 그에게 사이드 마운트(Sidemount)* 장비 활용부터 다이빙까지 단계별로 차근차근 배웠다. 리키 강사의 다이빙 폼(Form)은 예술에 가까울 정도라서, 수중에서 그의 유영을 한 번이라도 접한 사람은 감탄과 함께 '엄지 척'을 안 할 수가 없다. 한마디로 '스쿠버다이빙을 위해 태어난 사람'이라고 밖에 표현할 수없다. 학생 시절 아이스하키 선수였고 그 실력이 거의 준 프로급이라 전해 들었다. 현재 해병대 내에서도 특수부대 '테크니컬 다이빙' 전담 강사로 활동하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


아마추어 강사에서 '프로' 마음가짐으로

그와는 여러 군데 국내외 포인트를 돌아다녔지만 가장 기억에 남는 투어는 아무래도 사이드 마운트 다이빙 교육을 받은 필리핀 사방비치이다. 교육 동기인 '막내'와의 첫 만남이 상당히 인상이 깊었던 까닭이기도 하다. 사이드마운트 교육동기인 막내와의 인연은 결국 리키 강사가 인솔자로 진행한 국내 울릉도 투어로까지 이어진다. 다만 그 투어동안 나의 큰? 실수로 리키강사와의 관계가 많이 서먹해지고 오랜 기간 동안 '단절'의 시간을 갖게 된다. 참 안타까운 일이다. 자초지종은 이렇다. 리키 강사가 나와 막내를 버디로 정해 주었는데 입수 후, 강사이면서 버디로서 초보인 막내를 제대로 챙기지 못해 큰 사고가 날 뻔했다. 오랜만에 국내 드라이슈트 다이빙을 하다 보니 입수 자세에 잠깐 정신이 팔려 버디로부터 한 순간 눈을 뗀 것이 문제였다. 아직 백마운트 부력기에 익숙하지 않았던 막내가 빠른 조류 속에서 수면 위에서 허우적거리고 있는 것을 눈치채지 못한 것이다.


결국 리키 강사의 빠른 대처로 위기는 모면했지만 다이빙이 끝나고 출수 후, 숙소에 돌아와서도 그는 말은 안 하지만 화가 단단히 난 것 같았다. 강사 버디로 믿고 맡긴 것이었기 때문에 나는 스스로도 용서가 안 됐을 뿐 아니라 변명조차 할 수 없었다. 막내가 몇 번을 용서해 주자고 그를 졸랐지만 결국 없던 일이 되지는 않았다. 리키는 아마추어 강사에 불과했던 나에게 이번 경우를 통해 뼈아픈 반성과 함께, '프로'의 마음가짐과 스스로를 갈고 닦는 실전 연습을 갖는 계기를 만들어 주었다.

전 세계적으로도 스쿠버 다이빙 '로그 1만 회' 기록을 가진 사람은 열 손가락안으로 꼽힌다. 제주 태평양의 김병일 선생님이 그중 한 사람이다. 강원도에서 공무원 생활을 하시다가 바다가 좋아 다이버가 된 분이다. 제주도 서귀포의 수중 환경과 생물에 대해서는 김 선생님의 경험과 지식이 거의 독보적이다. 방송사 제주도 수중환경과 관련된 다큐멘터리 촬영은 거의 대부분 선생님이 수중 가이드를 한 것으로 알고 있다. 물속에서 명 장면을 촬영하느냐 마느냐는 어쩌면 피사체로서의 수중 환경과 생물에 대해 얼마만큼 많이 잘 알고 있느냐가 좌우한다고 해도 틀린 말이 아니다. 여름 성수기만 지나고 나면 방송사 촬영 감독분들 서너 명이 거의 한 달 이상씩 김 선생님이 운영하는 제주 태평양 다이빙 샵에 머물곤 한다.

제주도 수중환경 지킴이, 태평양 김 선생님

나는 태평양에서 NAUI 어드밴스 교육을 받았다. 샵 앞바다 문섬. 새끼섬, 범섬, 섭섬 등이 해양 실습 장소였고 교육전후 지금까지 최소 100회 이상 다이빙 한 포인트이기도 하다. 새끼섬 뒤쪽, 수백 미터 높이와 넓이로 직벽 전체에 덮여있는 연산호 밭은 '안 봤으면 말도 마!'라는 표현이 절로 나올 만큼 풍광과 빛깔이 정말 천상세계에 가깝다. 문섬 잠수함 코스 옆, 한계창 포인트도 연산호는 물론이고 백송과 다양한 어종들로 서계적인 유명 포인트에 절대 뒤지지 않은 수중 환경을 자랑한다. '24년 여름에도 김 선생님, 나의 첫 번째 버디인 건달과 함께 제주도 서귀포 앞바다에서 보트 다이빙을 즐겼다. 그는 여전히 건강한 모습으로 지금도 제주도 수중 환경보전 지킴이로서의 '운명적인 임무'에 최선을 다하고 있다. 얼마 전 자연산 횟집도 오픈하여 바쁜 나날을 보내고 계신 모습을 그 식당에서 직접 보고 무척 반가웠다. 리키와 김 선생님은 다이빙 사부이자 나의 영원한 버디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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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이드 마운트 방식은 탱크를 등에 메는 백 마운트(Backmount)와 달리 몸의 양옆에 부착하는 다이빙 장비 구성 방식이다. 동굴이나 난파선 다이빙처럼 좁은 공간을 탐험할 때 기동성이 뛰어나고, 탱크를 개별적으로 관리할 수 있어 가스 공급이 유연하다. 또한, 무게 중심이 낮아져 착용감이 편안하고, 장비를 물속에서 장착 및 탈착 할 수 있어 다이버의 부담을 줄이는 장점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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