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바호 Oct 12. 2020

남들이 라이언 인형을 살 때 나는 카카오를 샀다

경제적 자유를 꿈꾸는 직장인의 가치투자 이야기

35억. 이 사람과 점심 식사 한 끼를 먹기 위해 필요한 금액이다. 그 주인공은 투자자 중 전 세계 1위 부자 워런 버핏이다. 그는 2018년 점심을 함께 먹는 이벤트를 경매로 부쳤고, 경매의 낙찰가는 무려 330만 1천 달러, 즉 35억에 달하는 금액이었다. 물론 그는 모든 수익을 사회적 약자를 돕는 글라이드재단에 전액 기부했다. 워런 버핏에게 저 정도 돈은 사실 있으나 마나 한 금액이다. 그 비싼 점심값을 치른 주인공은 워런 버핏과 투자에 대해 이야기를 나누고 싶다고 했다. 왜 그런 거액을 들여 워런버핏과 만나려고 했을까?


명실상부 전 세계 최고의 투자자 워런 버핏의 투자 성공 비법은 바로 가치투자Value Investing다. 그의 가치투자 방식은 지금도 많은 투자자들에게 회자된다. 어떻게 그는 825억 달러, 한국 돈으로 110조 원(우리나라 1위 부자 이건희의 약 7.3배)에 이르는 부의 주인이 될 수 있었을까? 우리는 그의 투자법을 활용할 수는 없을까?


워런 버핏의 명언, 남들과 똑같은 길을 가서는 투자에서 승리할 수 없다고 그는 말하고 있다.



직장인, 가치투자 따라 하기


가치투자의 기본은 남들이 거들떠보지 않는 유망한 원석 같은 주식을 찾아내어 미리 선점하는 것이다. 그 이후에 남들이 사고 싶은 보석 같은 주식이 되면 팔면 되는 것이다. 나는 직장인으로서 가치투자의 스승들의 가치투자 원칙들을 지키며 투자하고 있다. 그중에서 내가 중점적으로 생각하는 직장인으로서의 가치 투자의 중점을 두는 것은 다음과 같다.


1. 직장인이 발굴할 수 있는 투자 아이디어 활용하기

2. 남들이 외면하는 주식을 다시 한번 들여다보기

3. 현재 주식시장 가격에 흔들리지 않기

4. 회사의 주인이 되었다는 생각으로 투자하기

5. 내가 세운 계획대로만 투자하기


이러한 원칙들을 어떻게 실제 투자에 적용했는지 지난 투자 사례와 함께 한 번 이야기해보자.



사례 1. 남들이 라이언 인형을 살 때 나는 카카오를 샀다

 - 주변 투자 아이디어를 찾아 투자에 적용하기


대부분의 직장인들은 기본적으로 소비생활을 하는데, 그 생활을 자세히 들여다보면 성공할 사업이 눈에 들어오게 된다. 잘 나가는 상품이나 사업을 훌륭하게 영위하는 회사들은 앞으로도 잘 될 가능성이 높고, 만일 그 당시 주식시장에서 크게 주목받지 못하고 있다면 이는 큰 기회가 된다. 2015년 카카오택시가 처음 출시되었고, 나는 이 앱을 쓰면서 달라지는 생활의 변화에 대단히 감동을 받았다. 지금은 콜택시를 핸드폰 앱으로 잡는 것이 보편화되었지만, 그때는 정말 신세계였다. 카카오라는 브랜드가 오프라인에서 가져오는 변화가 앞으로도 가속화될 것이란 생각으로 카카오의 사업에 대해서 자세히 알아보았다. 그 변화의 큰 축에 카카오택시와 카카오뱅크가 있었다.


카카오뱅크, 처음에 나왔을 때 정말 편하다고 느꼈다. 거기에 라이언의 귀여움까지!

당시 카카오는 상장 이후 카카오톡 기준 이용자 증가가 한계에 도달했고, 수익화를 하기 위한 다양한 사업들이 부진한 상황이었다. 하지만 카카오택시나 인터넷은행 카카오뱅크와 같은 사업이 성공할 것은 모바일의 편의성에 푹 빠져 있는 나에게는 너무 자명해 보였다. 바쁜 직장인에게 손가락 몇 번만으로 미리 택시를 부르고, 은행에 가지 않고 은행업무를 볼 수 있는 시스템이 너무나도 편리했기 때문이었다. 카카오의 택시, 뱅킹, 쇼핑과 같은 새로운 사업들이 성공한다면 카카오는 이미 확보하고 있는 카카오톡 이용자들로부터 손쉽게 4000만 가입자를 얻을 것이라고 생각했다. 남들이 잘해야 10% ~  20% 성장을 할 때 카카오는 2배, 3배로 사업이 확장될 수 있다는 기대감이 있었다.


처음 10만 원이 넘는 가격에 매수를 시작했고, 점차 7만 원까지 내려가면서 금액 하락에 당황하기 보다 주식이 오히려 싸졌다고 생각하며 추가로 매수했다. 결국 2017년 말, 카카오뱅크가 히트를 치면서 카카오뱅크의 가치가 30~40조로 재평가받는 분위기가 되었다. 계산대로라면 카카오뱅크의 33% 지분을 가지고 있던 카카오는 이로 인해 최소한 10조 정도를 더 인정받아야 한다. 당시 시가총액이 10조가 안되던 카카오는 순식간에 2배의 가치시장의 지지를 받아 주가도 2배가 되었다. 나는 주당 15만 원 대에 카카오 주식을 대부분 정리했다. 평균 매수 가격은 9만 5천 원 정도였고, 이 투자로 나는 처음으로 2천만 원이 넘는 차익을 거두었다.



사례 2. 많이 사랑받았지만, 유난히도 외면받던 현대차

 - 남들이 외면하는 회사를 다시 돌아보기


요즘 90년생들이 인싸・아싸를 나누듯이, 직장인들 역시 소비를 할 때 다소 무시하는 상품들이 있고, 대단히 높게 쳐주는 상품들이 있다. 대표적인 것이 BMW, 벤츠와 같은 잘 나가는 외제차와 현대・기아차와 같은 국산차 브랜드이다. 국산차는 경제적 제약 때문에 어쩔 수 없이 탄다는 분위기가 무의식 중에 있었다. 그러한 직장인들의 마음은 주식시장에서도 똑같이 드러나고, 현대차와 기아차의 가격은 날마다 떨어지고 있었다. 바로 그 대중들의 마음이 떠났을 때, 주식 시장에서는 기회가 찾아왔다.


최근 현대차의 실적을 견인하고 있는 제네시스 라인 GV80, G80


현대・기아차를 타는 사람들은 차 자랑을 별로 하지도 않고, 비싼 외제차를 타는 사람들을 부러워하는 경우가 많았다. 그래서 국산차가 왠지 무시당하는 것 같지만, 사실 한국에서도 길거리에 있는 대부분의 차가 현대・기아차였고, 미국이나 다른 나라에 출장을 가서도 자주 볼 수 있었다. 2015년 이후로 현대자동차가 중국시장에서 부진한 것은 명확했고, 회사의 영업이익도 계속 내리막인 추세는 사실이었다. 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현대차 주식은 너무 쌌다. 여전히 현대자동차의 매출은 2011년 이후로 한 번도 역성장 없이 꾸준히 증가하고 있었고, 전기차・수소차 등 대안적인 차량도 연이어 잘 출시가 되었으며 기존 그랜저・제네시스와 같은 스테디셀러 차종들의 디자인과 수익성은 점차 개선되어 갔다.


5년 전 25만 원이 넘던 주식이 2018년 드디어 10만 원 이하가 되었고, 현대차 우선주는 시가 대비 6%나 배당을 주는 주식이 되었다. 매수를 시작했고, 10만 원 내외에서 꾸준히 사 모았다. 2020년 코로나 사태 이후로는 심지어 현대차는 6만 원대까지 내려갔다. 한국의 코로나 상황이 비교적 양호한 덕에 현대차에 더욱 매력이 있다고 생각하고 꾸준히 매수했다. 그러다 갑자기 2020년 하반기에 한국의 주식시장의 활황 분위기에 힘입어, 수소차 매력도가 부각되면서 현대차가 급등해 버렸다. 현대차 주식이 16만 원 정도가 넘었을 때 2달에 나누어 조금씩 모두 매도했다. 평균적으로 60% 정도 수익을 보았고, 총 1년 10개월간 투자 기간 동안 1,400만 원 정도 되는 차익을 얻을 수 있었다.


현대차 주식 흐름 2017.10 ~ 2020.10 <출처: 네이버주식>



직장인이라면, 가치투자는 한 번 해볼 만한 투자방법


가치투자는 사실 쉽지 않은 투자이다. 외면받는 주식을 사기 때문에 때때로 주식 계좌의 현재 수익률이 마이너스인 상황도 자주 온다. 내가 '이 주식은 반드시 재평가를 받을 것이다'라는 확신이 들어도 시장가를 보면 수익률이 -20~30%에 달하기도 한다. 물론 판단을 잘못한 경우도 간혹 있었다. 가치투자의 기초를 공부하는 데만 1년이 걸렸고, 실전에 적응하는 데 2년이 걸렸다. 그 이후로 나만의 스타일을 찾는 시간을 3년째 보내고 있다. 아직도 가치투자에 있어서 공부할 것들은 산더미 같이 많다. 목표를 겸허히 낮게 잡고 투자에 임했다. 나는 투자 초보로서 목표 수익률을 연간 7~8%로 잡았다. 아직까지는 운 좋게 배당까지 합쳐 평균 연 15% 정도의 수익이 나고 있지만 지금까지는 운이 좋았다고 생각하면서 투자하고 있다.


요즘에는 훌륭한 가치투자를 도와주는 유튜버들도 많아져서 잘만 활용하면 난이도가 훨씬 쉬워졌다. 누구나 따라 할 수는 있지만 아무나 성공하지는 못하는 투자이지만, 그래도 직장인으로서 장기로 주식 투자하기에는 좋은 투자 방법이라 생각한다. 왜냐하면 주식시장의 흐름을 무시하고 주말에만 공부하면, 평일에 주식시장을 신경 쓰지 않아도 충분히 성공할 수 있기 때문이다. 비록 쉬운 투자는 아니지만, 기업에 대해 관심이 많고 진득히 분석하는 것을 좋아하는 사람들에게 추천할 만한 투자 방법이다.




같이 읽으면 좋은 글들


https://brunch.co.kr/@fire-in-30s/20


https://brunch.co.kr/@fire-in-30s/15


https://brunch.co.kr/@fire-in-30s/19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