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사람을 참 좋아한다. 나는 사람들을 통해 에너지를 얻고, 사람들을 통해 깨달음을 얻으며, 궁극적으로 사람들을 통해 살아간다. 사람들과 대화를 나누다 보면 상대방이 어떤 사람인지, 어떤 생각을 가지고 있는 사람인지 알 수 있으며, 나의 생각을 공유할 수도 있다.
다른 사람에 대해 알 수 있다는 것은 큰 축복이자 권리이다. 우리는 저마다 각기 다른 모습을 하고 있다. 우리의 겉모습은 물론, 사람들마다 각자의 사고방식과 관점을 가지고 있다. 뭐, 정말 낮은 확률로 외모부터 생각하는 방식까지 비슷한 사람을 찾을 수는 있다. 하지만 언제까지나 비슷한 사람이지 않은가. 우리 모두는 조금이라도, 정말 아주 조금이라도 다르다. 설사 아주 작은, 아주아주 미세한 차이점이라도 개개인의 특별함을 자아낸다. 그렇기에 다른 사람의 특별함을 알아갈 수 있다는 것은 너무나 소중한 특혜이다.
나는 다른 사람을 알아갈 때 많은 감정과 관심을 쏟는다. 이를테면 서로 대화를 나눌 때, 내가 이런 말을 하면, 혹은 이런 표현을 사용하면 상대방이 상처받지는 않을까? 불편해하지는 않을까? 이런 생각을 한다. 사실, 엄청 많이 한다. 눈치 본다고도 표현할 수 있겠는데, 나는 상대방의 성격과 기분을 최대한 배려하고 싶은 마음에 이런 고민을 한다.
최근에 친구와 대화를 하다 친구가 나에게 나를 대할 때 조심스러워진다고 했다. 이유인즉슨, 내가 대화할 때 조심스러워하고, 미안하다고 표현하는 것이 상대방으로 하여금 내가 눈치를 많이 보는 사람이라고 생각하게 했던 것이다. 아 물론 사실이기도 하다. 이 방식이 나는 올바른 방식이라고 생각했다. 특히, 내가 더 아끼고 좋아하는 사람일수록 말이다.
하지만 친구의 말을 듣고 난 후, 꼭 그렇게 하는 것이 옳은 것이 아니라는 생각이 들었다. 눈치를 보지 않고 내 모습을 조금 더 당당하게 보여주는 것, 상대방의 기분도 존중해주지만 나의 기분도 분명히 표현하는 것. 그것이 다른 사람을 알아갈 때 좋은 방법이 될 수도 있다는 생각이 들기 시작했다.
아직 내가 사람을 사랑하는 방법이 완성됐다고 생각하지 않는다. 그리고 앞으로 죽을 때까지도 완성될 것이라고 생각하지 않는다. 다만, 내가 사람을 정말 사랑할 수 있다면, 그리고 그 마음이 살아지지 않는다면, 나는 다양하게 사람을 사랑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