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eat-free Monday 여덟 번째 레시피
감자의 나라 독일에서는 어딜 가나 이런저런 감자 요리를 심심치 않게 볼 수 있다.
특히 감자 샐러드 (Kartoffelsalat; Kartoffel은 감자, Salat는 샐러드의 독일어)는 이 곳 사람들이 사이드로 즐겨먹는 감자 음식 중에 하나인데, 가볍게 식초와 소금으로 양념하는 기본 스타일에서부터 마요네즈나 달걀, 소시지까지 넣고 버무리는 스타일까지 다양한 방법으로 만든다. 오늘 소개할 감자 샐러드는 비건도 안심하고 먹을 수 있는 클래식한 스타일이다.
솔직히 말해, 손이 많이 가고 보기에도 아름다운 우리나라 전통 음식을 보고 자라온 나로서는 듬성듬성 자른 삶은 감자에 이것저것 넣고 버무려 꼭 대충 만든 듯한 비주얼의 이 음식이 독일 대표 음식으로 소개될 때마다 그다지 할 말이 없었다. 아마도 전통 음식이라 하면 뭔가 보기에도 화려한 고기 또는 생선 요리 같은 것을 떠올려서 그랬을 것이다.
지난번에 장을 보던 날 무슨 바람으로 감자를 1킬로나 사서 쟁여 둔 남편 덕에 이 처치곤란 감자들로 감자 샐러드나 한 번 만들어 봐야겠다 했다. 여기 사람들이 자기네 독일 전통음식이라고 그렇게 자부심이 대단한데- 그리고 나도 여기 산 지가 몇 년인데 한 번쯤은 직접 만들어봐야 하지 않나 하는 약간은 정치적인? 심산과 함께.
이렇듯 별 기대 없이 직접 감자 샐러드를 만들어 먹어보았는데- 이게 웬걸, 상큼 짭조름한 드레싱에 아삭이는 양파와 파슬리, 쫀득쫀득 감자의 맛이 화창한 봄 날씨와 완전 안성맞춤. 그리고 의외로 보기와 다르게 마냥 대충 만드는 음식은 아니었다! (그동안 겉모습만 보고 판단해서 미안했습니다, 감자 샐러드님...)
왜들 그렇게 감자 샐러드, 감자 샐러드 하는지 이해가 가는 순간이었다. 지역에서 나는 신선한 식재료로 정성스레 만들어 여러 사람과 나누어 먹기 편해 오래도록 온 국민의 사랑을 받아 온 소박하지만 친근한 음식. 나는 오늘 전통 음식의 새로운 정의를 감자 샐러드를 통해 배운 기분이다.
준비재료: 감자 중간 크기 5-6개, 적양파 중간 크기 2개, 이탈리안 파슬리 1/2 단 또는 한 줌, 채소육수 100ml (없으면 물로 대체 가능), 식물성 기름 테이블스푼, 식초 2 테이블스푼, 겨자 1 테이블스푼, 설탕 한 꼬집, 소금 1/2-3/4 테이블스푼, 후추는 기호에 따라 양 조절 가능합니다.
조리시간: 30-40분 (감자 삶는 시간 약 20분 포함)
조리방법
(1) 감자 삶아서 식혀두기: 깨끗이 씻은 감자를 껍질째 냄비에 넣고 물을 잠길 만큼 부은 뒤 소금을 1 티스푼 정도 넣어주고 중불에서 삶는다. 다 삶은 감자는 건져내서 식혀준다. 식히는 동안 드레싱과 다른 재료들을 준비한다.
(2) 적양파로 드레싱 만들기: 적양파 2개를 다져서 준비한다. 하얀 양파를 사용할 경우 다진 뒤 기름에 한 번 볶아 매운맛을 날려준다. 준비된 다진 양파에 식초, 겨자, 설탕, 소금, 후추를 넣고 잘 섞어준다.
(3) 파슬리 썰어 준비하기: 파슬리를 깨끗이 씻어 먹기 좋게 다져준다.
(4) 감자, 양파 드레싱, 파슬리를 한 데 넣어 잘 섞어주기: 어느 정도 감자가 식었으면 껍질을 벗기고 칼로 먹기 좋게 편 썰어 양파 드레싱이 있는 큰 볼에 넣어준다. 감자 위로 준비한 채소육수나 물을 부어주면 더 잘 섞인다. 준비해 둔 파슬리와 기름도 첨가해 한 데 넣고 잘 버무려준다.
완성! 맛있게 드세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