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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Kate May 04. 2020

미국 콘도, 이사는 돈, 돈, 돈

팁은 항시 준비하는 걸로! 

이사 가기 일주일 전쯤 이케아 가구 구매를 끝냈다. 사실 장바구니에 가구를 담기 시작한 건 거의 한 달 걸렸다. 식탁도, 소파도, 침대도 사야 하는 데 온라인으로만 봐야 하는 상황이라 담았다 지웠다 리뷰를 찾고 인스타를 검색하며 긴 시간이 흘렀다. 배송은 2주 뒤에 온다고. 


이사한 콘도에는 HOA가 있다. 부녀회 같은 거랄까. 관리비를 걷어 운용하고 규칙을 정한다. 우리도 몰랐는 데(물어봤어야 했다) 4개 이상의 박스를 집으로 옮기려면 350불의 엘리베이터 사용비를 내야 하며 5일 전에 예약해야 한다고. 이사 들어올 때 700불, 이사 나갈 때 700불도 내야 한다. 


이런 정보를 모르던 우리는 IKEA 배송 전날 컨시어지에게 연락했을 때 알았다. 분명 식탁, 소파, 침대 포함 박스 4개는 무조건 넘을 텐데 350불을 내야 하다니. 정말 비싸다. 다시 한번, 콘도에 사는 건 이번을 마지막으로 하자고 다짐 다짐. 우리는 이사 들어올 때 700불을 냈다. 분명 그 안에 엘리베이터 사용 비가 포함되었을 테지. 우리 이사 때 엘리베이터를 사용하지 않았으니 이 번엔 그런 걸로 넘어가 준 걸까. 암튼 어떻게든 해결됐다. (남편의 힘?)


IKEA 배송 날이 왔다. 팁을 줘야 할지 고민이 되기 시작했다. 인터넷을 검색하니 배송비에 이미 다 포함된 거라고. 아마존에서 배송 올 때 팁을 안주는 것과 마찬가지라고. 배송비 50불을 이미 지불하긴 했는데 팁을 안 줘도 될까? 이케아 공지사항을 보면 문 앞에 두고 가고 사람과 대면하지 않을 거라고 적혀있기도 했다. 왠지 안 줘도 되는 분위기. 하지만 불안한 마음에 급하게 ATM기로 찾아갔다. 보통 주게 된다면 사람 당 10불이라 했으니 10불만 찾으면 될 것 같았다. 하지만 이 것 참 ATM기로는 20불부터 출금이 된다고 한다. 한국이랑 달라도 너무 다르다. 20불짜리 현금을 뽑으면 10불 보단 너무 큰돈을 팁으로 주는 것 같아 내키진 않았지만 할 수 없이 20불을 출금했다.


내 생각이 짧았었다. 배달원은 두 명이었다. 소파, 테이블, 매트리스, 침대 프레임만 보더라도 두 명이 오는 게 맞다. 건물의 컨시어지는 엘리베이터에 상처 나지 않게 배달원들과 같이 집까지 운반해줬고 남편 역시 그들과 함께 움직였다. 결론은 배달원들에게 팁을 준비하길 잘했다. 배달원들이 처음부터 "너무 힘들다. 다시는 콘도 배달은 안 할 거다. 규정이 너무 많다.(주차로 인해 배달 오는 시간 정한 게 불만이었던 것 같다)" 등 불평이 끊임없었기 때문이다. 


어떻게든 가구 배달이 무사히 끝났다. 가구의 조립은 밤 9시가 넘어서야 끝이 났다. 


우리의 온라인 이케아 구매를 정리하자면 대체로 만족이다. 소파와 테이블, 침대 프레임은 매우 만족. 침대 매트리스는 생각보다 물컹하고. 러그는 우리 취향이 아니라 반품 예정이다. 게다가 내가 주문한 냄비 정리대(?)는 배송 오지도 않았다. 이케아와의 전화통화로 재배송 요청 완료(전화통화 연결도 참 힘들다).


이케아 가구 구매 과정에서 다시금 미국 생활 레벨 업한 기분이다. ATM 출금이 20불부터인 것도 알았고 엘리베이터 예약을 사전에 해야 한다는 것, 어찌 됐든 팁은 준비해야 한다는 것 등등. 그럼에도 불구하고 배워야 할 게 아직도 많다. 

가구 조립 후에도 아직 뭔가 허전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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