굳이 하나하나 '말'해야할까요? 상황을 웃어넘기는 것도 '대답'입니다.
여기, 지나치게 편향된 의견을 내고 있는 직장 동료가 있습니다. 그리고 누가봐도 잘못된 방향으로 의견을 펼치는 친구가 점점 더 의견을 강하게 이야기 하기도 하죠. 이러한 직장 동료, 친구와의 끝은 어떠셨나요? 결국 감정 상하게 됩니다. 아마 최근 일어난 거대한 정치적 이슈, 계엄에 대한 이야기를 하다가 이런 경험을 많이 하셨을 것 같아요. 그래서 가족, 친구와는 정치, 종교 등 의견이 극명하게 갈릴 수 있는 주제는 이야기하면 안 된다는 말이 있는 것 같아요. 마음만 상하니까요.
과거에는 극단적인 의견, 편향된 생각을 갖고 있으면 그걸 고쳐주려고 했습니다. 세상을 더 넓게 보라는 'think out of the box'라는 관점으로 '너의 관점도 일리는 있지만, 그건 잘못된 생각이야'라며 직설적으로 조언을 날리곤 했죠. 결과는 어땠을까요? 창과 방패. 논쟁이 길어졌습니다. 말이 길어지니 감정적으로 소모되더군요. 그 이후로는 암묵적으로 상대방과는 약속을 잡지 않습니다.
반대의 경우도 있어요. 제가 너무 매몰된 시야로 세상을 바라보거나 저의 작은 경험을 일반화할 때, 친구들은 참지 않고 저를 버블 속에서 꺼내주기 위해 조언을 해주었습니다. 착한 탓에(!?) 받아들이긴 했지만, '너는 틀렸고, 내가 맞아.' 혹은 '네 이야기에는 공감하긴 하지만, 그건 아니야'라고 들으면 기분이 좋진 않더군요. 당연히 마음속으로 조용히 거리 두기가 시작되더라고요. 방어적으로 태도가 변하고요. 그런 것 보면 저도 정말 한 고집했던 것 같습니다.
이제는 소중한 사람이라도 의견을 요청하거나 필요하다고 하지 않는 이상, 먼저 섣부른 조언이나 공감은 하지 않으려고 합니다. 상대방이 잘못된 방향으로 가고 있는 것을 방치하겠다는 것은 아닙니다. 편향되거나 잘못된 정보를 믿고 고집을 부리는 사람을 그대로 관찰하며 불필요한 논쟁은 피하려고요. 방치와 뭐가 다르냐고요?
원래 논쟁을 좋아하지도 않지만, 앞으로는 더더욱 불필요하고 소모적인 논쟁을 피하기 위해 상대방이 주장하는 것, 아집을 부리는 것에 굳이 '말로써 대응'하지 않겠다는 이야기입니다. 감정 소모적인 방향으로 흘러갈 수 있는 대화의 흐름은 끊고, 나를 지키는 것에 더 초점을 두는 것입니다. 누가 봐도 틀린 말, 잘못된 의견을 갖고 있어도 "그건 아니야"라고 말하는 대신, "그렇게 생각할 수도 있겠다"정도로 공감해 주는 것이죠.
"그럴 수 있지", "그렇게 생각할 수 있겠다". 어디서 많이 들어보시지 않으셨나요? 과거 한창 유행했던 '비폭력 대화' 기억나시나요? 책으로도 출간되었었죠. 부부, 연인관계에서 싸움을 줄여주고 평화로운 관계를 만들 수 있는 커뮤니케이션 스킬을 습득할 수 있는 서적으로 유명했는데요. 2025년, 비폭력 대화 이론(Nonviolent Communication, NVC)을 삶에 다시 한번 적용하려고 합니다. 비폭력 대화 이론은 공감과 연결을 기반으로, 상대를 비난하거나 반박하기보다는 1) 경청하고 2) 상대의 감정을 이해하며 3) 대화의 갈등을 줄이는 방법을 바탕으로 한 이론입니다. '수용적 태도'를 알려주죠.
정말 진심으로 상대방의 의견을 수용할 필요 없습니다. '수용하고 있다는 태도'만 보여주면 됩니다. 논쟁이 길어질 것 같은 주제에 대한 의견을 물어본다면 조언을 해주기보다는 "근데, OO야, 너의 의견대로 한다면 앞으로 어떻게 될 것 같아?"라는 질문으로 대응하는 것도 방법입니다. 질문으로 대응하는 방법은, 결국 '나의 의견(상대에 대한 반대 의견이자 논쟁의 스파크의 불씨)은 사실 너의 것과 다르지만 너의 의견을 존중한다. 다시 한번 너의 생각을 되돌아보아라'-라는 의미를 담고 있습니다.
논쟁이 길어질 것 같은 대화의 경우 가볍게 웃어넘기거나 화제를 바꾸는 것도 방법입니다. 웃어넘겨도 괜찮습니다. 웃어 넘기는 당신에게 "왜 웃고 난리야?"라고 상대가 반응한다면, 그때는 이판사판이죠.(?) 상황을 잘 넘기려고 한 사람에게 진지하고 무례하게 다가온다면 그건, 참지 말아야 합니다.
온라인에서는 소통할 때는 웃어넘길 수 없는 상황이 있을 텐데, 이럴 때는 어떻게 해야 할까요. 온라인에서 나를 공격하는 댓글, 내 의견에 반하는 댓글을 보면 조목조목 반박하고 싶은 마음은 알겠습니다. 하지만, 나의 소중한 에너지, 나 자신을 지키기 위해 상대방에게 대응하지 맙시다. 그 사람이 당신에게 소중한 사람도 아니잖아요. 지나가는 쓰레기를 굳이 잡아서 모을 필요 없습니다. 연애 때 이런 말 들어보셨나요? '무관심도 반응이다'라는 말이요. '무관심, 무대응 = 거절'의 의미입니다. 하나하나 친절하게 반박 댓글 달아주는 거, 그렇게 시간 들여하실 필요 없습니다. 내 기준에서 말도 안 되는 이야기를 하는 어그로 잡종(?)에게 감정소모 하지 마세요. 그냥 말하기 싫은 나의 의사를 '무반응'으로 전달하는 겁니다. 일정 수준이상으로 무례하거나 다짜고짜 악플을 단 사람들은 차단하세요. 1초 클릭으로 차단하는 게 정신건강을 지키고 그 순간에 매몰되지 않는 현명한 태도라 생각합니다.
인간관계에서 불필요한 대화와 갈등은 상호작용의 질을 떨어뜨리고 에너지를 소모시킵니다. 불필요한 논쟁은 최대한 줄여보아요. 내가 굳이 개입하지 않아도 될 문제에는 굳이 나의 소중한 시간을 들여 의견을 낼 필요 없습니다. 사람 봐가면서 의견을 말하자고요. 또, 아무리 친한 사람, 가족이라도 상대방의 상태와 태도에 따라 늘 조언해줄 필요도 없습니다. 상호작용도, 소통도 말이 통하는 대상과 하는 것이 맞아요. '굳이' 말하지 않으면 대화도 짧고 건설적으로, 그리고 인간관계도 한결 편해질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