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공황
내가 자신 있게 할 줄 아는 게 이것뿐이라 그래요
잔뜩 주눅 들어 굽어있던 등이 펴지는 순간이라 그래요
방문을 꼭꼭 잠그고 숨어들은 이불무덤 속은
저에게 남은 하나뿐의 안식이라 그래요
그 잠시의 행복을 깨지 말아 주세요
영원이 되는 것도 나쁘진 않아요
무거운 이불 아래 더 무거운 몸뚱이는
바닥으로 땅밑으로 꺼져가고 있어요
가만히 가만히 엎드려있어요
숨 쉬는 소리도 들리지 않아요
꿈속에서도 잠들어 나오지 않을래요
무거운 이불을 더 덮어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