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볼티모어
두 시간 시내를 둘러보았던 당일치기 여행
여행 계획을 세울 때, 3박 4일 워싱턴 D.C. 여행이 조금 길지 않을까 생각했다. 그래서 셋째 날 하루 당일치기로 근교 여행을 다녀오기로 했다. 볼티모어는 워싱턴 D.C. 에서 60km 떨어져 있는 도시로 메가버스를 타고 1시간 30분쯤 걸린다고 해서 계획을 세웠는데, 우리를 태워줄 버스가 1시간가량 늦게 도착할 줄은 몰랐다. 늦게 출발한 버스를 타고 도착한 볼티모어 버스터미널. 그곳에서 시내로 가려면 또한 볼티모어 시내버스를 타고 1시간가량 더 들어가야 했다.
당일치기 여행 계획에 시간적으로 조금씩 균열이 생기는 것이 느껴졌다. 이곳에서 꼭 먹고 싶었던 크랩 케이크 집은 우리가 도착하기 몇 분 전에 문을 닫았다. 아쉽게 발걸음을 돌려 시내를 구경하려는데 이상하게 거리에 사람이 없다. 일요일이라 그런 걸까? 풍경이 어색하다는 생각이 짙어지던 찰나 갑작스레 그 이유를 만났다. 바로 우연히 지나갔던 야구경기장, 그곳에 사람들이 다 모여있었던 것이다. 오렌지색 야구장에 오렌지색의 사람들이 시끌벅적 모여있었다. 야구를 좋아하는 도시구나.
우리는 야구장을 거쳐 볼티모어 이너하버로 향했다. 작은 항구지만 사람들로 북적였다. 뜨거운 햇살 아래, 사람들이 큰 원을 그려 모여 있었고 그 안에는 사람 한 명이 거리공연으로 곡예를 부리고 있었다. 조금 더 둘러보고 싶었지만 이내 돌아갈 버스 시간이 가까워졌다. 짧고 굵게 그곳의 하버를 둘러본 후 우리를 터미널로 데려다 줄 시내버스에 몸을 실었다. 최종적으로 볼티모어에선 걸어 다닌 시간보다 버스에 있었던 시간이 더 길었던 여행. 미시시피와 워싱턴 D.C. 와도 다른 이 곳의 느낌은 낯선 긴장의 연속이었다. 돌아온 후 우리는 때늦은 식사를 했고 워싱턴 D.C. 의 마지막 밤을 조금 여행하고 숙소로 돌아왔다.
볼티모어 여행은 3박 4일 동안 한 도시를 둘러보기에 길 것 같아서 했던 결정이었지만, 그 날 하루만 보면 조금은 아쉬운 선택이었다. 하지만 그 덕에 볼티모어란 도시를 알게 되었고 이 곳의 분위기와 인상을 하나 더 새길 수 있었다. 이 날 돌아오는 버스에서 한 문구를 마음에 새겼다며 일기장에 적어두었다. 좋았다면 추억이고 나빴다면 경험이다,라고. 그런데 지금은 슬쩍 웃으며 이렇게 말하고 싶다. 그땐 경험이었지만 돌아보니 이것도 하나의 추억이다,라고. 그것은 여행이기 때문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