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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인혜 Aug 09. 2022

서로에게 실망했을 때 그 사람을 알 수 있다

정리가 되고 애정이 깊어지는 애증의 관계들


Navy half knit


여름에 이별을 했다. 정확히는 여름이 오기 전 더위가 가열되고 있을 때 즈음에. 헤어지고 얼마 되지 않아 제일 힘들었던 건, 내 모습이 별로인 거 같다는 생각이 들어서였다. 사람이 이렇게 별로일 수도 있구나. 내가 상대방을 실망시켰다는 죄책감은 늘 따라다녔다. 우리는 서로를 실망시키는  두려움이 없는 사이가 됐으면 좋겠어요.” 그때 이 문장이 내게 위로가 됐다. 사랑을 하다 보면 아주 작은 한 끗차이로 실망을 주기도 하고 상처를 주기도 한다.  생각해 보면 참 당연한 일인데 그 당시엔 많은 생각을 들게 한다. 낭만적 연애와 그 후의 일상 에는 이런 문장이 나온다.

- 연인이 ‘완벽하다’는 선언은 우리가 그들을 이해하지 못했다는 징표에 불과할 수 있다. 어떤 사람이 우리를 상당히 실망시켰을   순간 우리는  사람을 알기 시작했다고 주장할  있다.

시간이 흐르면 애정 하던 옷에도 세월의 흔적이 생긴다. 여름을 함께한 티셔츠는 목이 늘어나기도 하고, 목 사이로 들어오는 바람을 막아주던 목폴라 니트에는 보풀이 생기기도 한다. 그럴 때 우리는 그 옷에 작은 실망을 하게 되는데, 그때 우리는 그 옷을 객관적으로 들여다보게 된다. ‘앞으로 몇 번을 더 입을 수 있을까, 아직 입을만한 상태인가?, 버려도 대체할 비슷한 옷이 옷장 속에 있는가?’ 등의 질문들로 함께 할 것인가 아닌가에 대해 판단을 하게 된다.  그렇게 시간을 함께한 것들과 정리를 하고, 한번 더 애정을 확인하게 된다. 옷장 속 애증의 관계들.


관계에서도 마찬가지다. 사소한 말투와 표정 등에서 생긴 오해로 상대방에 대해 실망을 하게 되면, 우리는  사람과의 대해 생각하게 된다. 나를 지키고 싶은 마음이  큰지, 상대와의 관계를 유지하고 싶은 마음이  큰지 에 대해서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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