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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김종섭 Nov 20. 2024

오늘 윙 먹으로 팝에 갑니다

캐나다 팝에 가면 가끔은 한국 술 문화가 그리워진다

캐나다에는 밤 문화가 없다. 완전하게 밤문화 자체가 없는 것은 아니지만, 한국 식당가처럼 여럿이 식탁에 둘러앉아 술잔이 오가는 풍경을 본적이 거의 없다. 그렇다고 술을 마실 수 있는 술집이 없다는 것 또한 아니다. 그 숫자가 극히 제한적이라는 것이다. 오늘은 온전히 술을 마실 수 있는 팝을 아내와 다녀왔다.


팝을 간 목적은 맥주를 마시러 간 목적 이외에 윙을 먹기 위한 목적도 반반이다. 팝에 들어서면 여러 개의 TV화면에서 비추어지는 빛이  전체의 분위와도 같다. 전후좌우 모든 벽면에는 TV 모니터가 설치되어 있다. 갈 때마다 모니터에는 항상 아스하키 경기 아니면 미식축구경기 화면이 전부이다. 중계방송 아닌 대부분 녹화방송 경기이다. 손님들 경기를 시청하면서 환호한다. 특별히 재미있을 것 같지 않은 경기를 좋아하는 이유 처음에는 문화적인 차이라는 것을 알면서도 쉽게 이해가 되지 않았다. 팝에 갈 때마다 아스하키. 미식축구 경기는 항상 고정 채널이었.

자리를 잡고 앉자마자 럭비경기가 아스하키경기 회면으 바뀌었다. 경기장에는 관객들로 자리는 빈틈없다. 선수들은 관중들의 응원 함성에 꽤나 흥이난 표정이다. 승부세계가 냉정하다 할지라도 모두의 표정이 기만 하다.

경기장은 화려한 콘서트 무대를 방불케 할 정도로 조명이 화려하다. 어떤 스포츠이든 스포츠 경기는 보는 이들에게 항상 활력을 선사한다. 스포츠는 종목별로 가지고 있는 나름의 매력이 있다. 다만, 국가별로 인기종목이 있고, 각자의 취향대로 선호하는 종목이 따로 있다.

주문을 받기 전에 웨이트리스가 오늘 이벤트를 하고 있는 맥주를 소개한다. 우리는 이벤트에 관계없이 항상 마시 캐네디언 생맥주를 피처로 주문했다. 피처 하나에 48온스 1.42리터 정도가 되는 양이다. 피처를 시킬 때마다 피처컵이 식당에서 사용하는 간장통을 보는 듯하다. 한국 있을 때에는 술 먹을 기회가 있을 때 절대로 맥주를 마시지 않았다. 쉽게 배 부르는 부담감 때문이다. 자연히 맥주 대신 소주를 마시는  버릇이 생겨났다.


캐나다 식당이나 팝에 가면 대부분 맥주를 판매한다. 식당에서 마시는 맥주의 경우 취하도록 마시기 위함 보다는 일종에 음료수 대용쯤의 개념으로 보면 될 것 같다. 물론 식당의 경우 술을 팔 수 있는 라이선스를 가진 업소만 판매가 가능하다. 팝의 경우 식당과 달리 술집이라는 목적이 뚜렷하기  때문에 조건과 상황은 다르다. 팝이나 식당, 길거리. 어느 장소에서도 술을 지나치게 마셔 몸을 제대로 추스르지 못하는 사람을 본 적이 없다. 설상 길거리에서 비틀거리는 사람을 본 적이 있다면 마약을 복용한 홈리스 정도의  행동이다. 캐나다에 밤 문화가 없 주된 이유는 외식문화 중심이 아닌 가정안이라는 오래된 정통 문화 때문이다. 그러다 보니 2.3차에 걸쳐 술 마시는 정서 또한 존재하지 않았다.


학창 시절에는 그나마 맥주를 마실 기회가 많았다. 그래일까, 맥주에 대한 추억도  가지고 있다. 서울 보신각이 있는 뒤쪽 골목 상권 대부분이 술집이었다. 우리는 그곳을  관철동 뒷골목이라 칭했다. 곳에 가면 밤문화가 화려했다. 대부분 대학생들이 주류를 이루었다. 빌딩 전체가 생맥주집으로 영업하는 곳도 있었다. 지금도 기억이 생생하다. 연타운이라는 이름을 가진 유명한 생맥주 집이다. 동시대에 서울에 살던 사람들이라면 대부분 알 수 있을 법 한 장소이다. 화장실에 가면 윽윽하고 토해내기 일보직전인 취객도 있었고, 이미 화장실에 실례를 하고 나간 취객도 있었다. 그때는 누가 맥주를 많이 먹는지 내기를 했다. 맥주를 죽고 살기로 마셨다. 젊은 날 추억이 있던 장소이다.

우리 부부는 맥주 안주로 윙을 항상 주문했다. 윙만큼 맥주에 어울리는 안주는 없다. 가끔은 윙대신 스테이크로 식사 겸 대신할 때도 있었다. 윙의 종류도 다양하다. 여러 종류의 윙을 주문하여 먹어도 보았지만 허니갈릭(Honey Garlic) 스위트칠리(Sweet Chili) 윙이 우리 부부 입맛에 맞았다. 두 종류의 윙을 각각 15피스씩을 주문했다.


캐나다에서 술을 마실만한 장소가 특별히 팝을 제외하고는 극히 제한적이다. 한국의 경우 뼈다귀 해장국 내지는 순댓국 정도만 떠올려도 술이라는 수식어가 떠오른다. 그만큼 마실만한 장소가 무제한이다.  마시기에는 최상의 환경이다.


밤 문화를 좋아하는 사람은 캐나다사실상 적응하기가 쉽지 않다. 겨울은 고 또한 밤의 길이가 길다. 특별히 기나긴 밤에 할 수 있는 것들 또한 제한적이다. 물론, 애주가들에게만 적용될만한 이야기가 될 수도 있다. 하지만, 노래방. 스크린 골프 기타 등등 밤에 공유할 수 있는 놀이문화도 제한적이다 보니 결국은 애주가들에게만 적용될만한 이야기는 아니다.

시장했던 것 같다. 정신없이 윙을 먹었다. 먹고  접시에는 뼈만 반이다. 사람들은 어딜 가든 환경에 적응할 수밖에 없는 사회적인 동물이라는 것을 체험하면서 살아간다. 요즘은 맥주도 나름 괜찮다는 생각을 한다. 소주로 대신할 수 없기 때문에 술맛이 어쩔 수 없이 맥주로 옮겨간 탓도 다. 오늘처럼 비 내리는 날에는 부어라 마셔라 마셔가던 한국 술 문화 정서가 가끔은 그립기는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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