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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김종섭 Nov 24. 2024

오늘도 팀홀튼에 커피 마시러 갑니다

캐네디언들에게 팀홀튼 커피는 사랑이다

쇼핑몰 입구에 들어서면 널찍하고도 긴 복도를 먼저 마주하게 된다. 시선은 복도의 시작선부터 끝나는 부분까지 동선을 먼저 살피기에 바쁘다. 매장 안에는 솔솔 커피 향이 코끝을 자극한다. 입구 바로 우측 카페 팀홀튼에서 풍겨 나오는 커피 향이다. 카페에는 대기줄이 길게 늘어서 있다. 이곳을 지날 때마다 대기줄이 없는 날을 단 한 번도 본 적이 없는 것 같다. 오늘 팀홀튼에 특별한 행사가 있어 대기줄이 생겨난 것은 아니다. 어느 지역, 어느 곳을 가더라도 팀홀튼은 항상  대기줄이 존재하고 다. 가끔씩 커피를 마시기 위해  대기줄을 마다하지 않고 기다렸다가 커피를 사가지고 온다. 굳이  긴 대기줄을 기다리면서 까지 커피를 마셔야 할까, 결국엔 대기줄 대열에 서 있으면서도 습관적인 고민에 빠질 때가 있다. 


많은 사람들이 긴 줄서면서까지 커피를 마시는 이유는 과연 무엇일까, 카페 공간을 이용하기 위한 의도는 아닐까도 처음에는 생각해 보았지만, 카페 내부 사정을 보면 해답이 구해진다. 카페 들여다보면 공간도 협소하지 테이블 또한 고작 서너 개 정도에 불과했다. 그렇다고 팀홀튼 아니면 안 된다는 커피 때문은 또한 결코 아니다. 그렇다면 커피 가격이 다른 카페에 비해 싸고 맛도 있다? 그 말에는 전적으로 동의한다. 캐나다에서는 팀홀튼만큼 커피 가격이 싸고 맛을 보장해 주는 곳이 그리 흔하지 않다. 물론 비슷한 유형의 가격대를 형성하고 있는 맥카페라 불리는 맥도널드는 예외 대상이기는 하다. 팀홀튼을 찾는 근본적인 이유 중 하나는 오랜 기간 소비자들에게 한결같은 커피맛에 대한 신뢰를 가져다주었기 때문이다. 또 한 가지 개인적으로 첨언할 수 있는 내용이 있다면 저렴한 가격대를 항시 유지하고 있다는 사실 때문일 것이다. 물론 개인적인 생각 이외에 또 다른 방법이 사랑받는 이유가 있을 수는 있다. 


한국에서 커피를 마시러 가면 대부분 분위기 좋고 풍경 좋은 환경적 요인을 먼저 선행하고 카페 행선지를 정한다. 캐나다에서 커피가 우선이 아닌 카페 환경적인 요소가 우선이었다 팀홀튼이라는 존재가치는 더는 없었을 수도 있었을 것이다. 커피를 주문하여 매장이 아닌 밖으로 가져 나와 걸으면서 자연스럽게 마시 정서가 정착되어 있었기에 지금의 팀홀튼이 꾸준히 국민의 사랑을 받는 국민기업이라는 애칭을 가지고 현존해 있는지도 모른다.


오랜 시간 동안 국민의 입맛에 길들여진 커피맛에 중독되어 꾸준히 대기줄을 만들어가고  있는 이유일수도 있다


커피 한잔에 단돈 2불(1.99불)도 안 되는 부담 없는 가격, 이를 바탕으로 대중의 호응을 한꺼번에 받으면서 오랜 전통을 이어왔다. 처음부터 팀홀튼 커피에 길들여진 익숙하고도 친근함, 팀홀튼만 특유한 매력이 주어진다. 국민들은 그 매력에 위해 조건 없이 변함없는 짝사랑을 하고 있는 것인지도 모른다. 


캐나다인들에게  팀홀튼은 한마디로 정의한다면 무엇일까,를 묻는다면 애정이 아닐까, 팀홀튼은 국민들에게 가장 사랑받는 유명 브랜드이기는 하지만, 커피가격으로 두고 보았을 때 고급 커피 전문점은 아니다. 일종에 백화점서 유명 브랜드를 찾는 것이 아니라 남대문이나 동대문에 가서 값싼 옷을 구매해서 값찌게 입는 원리쯤으로 생각하면 될 듯하다.

처음 캐나다에 와서 커피를 마실 때 사실 커피 맛보다 설탕과 크림 맛으로 커피를 마신 것 같다. 커피 향 하나만으로도 커피의 존재감만을 인정해 주고 커피를 마시는 루틴과는 별개었다. 물론. 아직도Triple Triple(설탕 3스푼. 크림 3스푼)을 외치면서 커피를 주문해서 마신다. 오랜 습관 그것이 팀홀튼에서 마시는 나만의 황금 비율이 되었는지 모른다. 가끔은 블랙으로 커피맛을 입가로 마중 가지만, 쓴맛 이외에는 커피의 깊은 고유 향을 느끼지 못하고 있다. 아마도. 오래전부터 달달한 맥심커피 맛길들여진 습관 때문일 것이다.

오늘도 긴 대기줄 틈사이에서 커피 한잔을 사가지고 길거리로 나섰다. 바람이 차갑다. 따뜻한 커피잔 마주 잡은 손에는 온기가  가득하고, 커피  모금에 벌써부터 온몸에 따뜻한 전율이 맴돌기 시작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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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도 어느새 길거리에서 팀홀튼 커피 정서에 물들어가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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