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어나면 누구나 이름을 갖게 된다. 소중한 존재에게 이름을 붙여주기 위해 온 가족의 힘을 보탠다. 이름을 만드는 과정이 어찌 되었든 아이가 건강하고 무탈하게 자라길 바라는 마음은 모두 같다. 한껏 정성이 깃든 이름이 신고되는 날, 우리의 존재는 누구도 부정할 수 없게 된다. 이름은 우리를 세상에 존재하게 한다.
사는 동안 가족, 친구, 선생님, 간호사 등 많은 사람들의 입에서 이름은 불린다. 이름은 어느 순간 당연하고 평범한 것이 되어버린다.
엉뚱바랄 사극 MBC 드라마 <신입 사관 구해령>을 요즘 즐겨본다. 상큼함으로 무장한 배우들의 미모를 보는 재미와 풋풋한 사랑이야기로 보는 내내 마음이 설렌다. 극 중 이림(차은우)은 잠든 해령(신세경)의 뺨에 ‘雀(참새 작)’을 적으며 미소 짓는다. 애칭이 생긴다는 것은 둘의 핑크빛 사랑을 예견한다.
태어나 받게 된 이름이 우리를 세상에 존재하게 한다면 사랑하는 사람이 만들어 주는 애칭은 새로운 세상에 우리를 존재하게 한다. 둘만의 관계에서 탄생한 세상. 타인이 속하지 않는 둘만의 세상.
남들이 듣기에 닭살 돋고 손발 오글거리는 애칭 일지 몰라도 애칭은 특별한 나로서 존재하게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