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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거진 M씽크 2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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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삼산 Jun 29. 2019

<봄밤, 사랑의 방식>



 정인(한지민)의 아버지 이태학(송승환)은 재단 이사장 자리에 오르기 위해 권영국(김창완)의 아들 기석(김준현)과 딸을 결혼시키려 한다. 정인과 기석은 연인으로 발전하지만 경직된 사랑이 오갈 뿐 다른 연인들처럼 달콤한 사랑은 찾아보기 힘들다. 이태학은 자신의 이익을 위해 딸의 결혼을 더욱 부추긴다. 하지만 이미 딸은 지호(정해인)와 사랑에 빠져 결혼은 물거품이 된다.


 봄밤을 보다 보면 환승 이별의 불편함보다 경직된 사랑 방식이 우리의 시야를 불편하게 한다. 연애를 책으로 배운 듯한 기석과 자신의 이익을 위해서라면 딸의 행복은 안중에도 없는 이태학.  누군가는 조건이 맞아야 사랑에 빠지기도 하지만 그건 사랑이라기 보단 거래에 가까워 보인다. 


 사랑이란 순수하게 바라는 것 없는 그저 온전한 마음이라 한다. 이익을 바라는 순간 그건 거래에 불과하다. 재밌는 것은 기석의 직업이 은행 과장이라는 점이다. 이익을 바탕으로 하는 그의 사랑과 일은 경직되고 차갑다. 그런 기석의 모습은 정인의 마음을 차갑고 무뎌지게 만든다.


 정인을 사랑에 빠지게 만들었던 지호의 직업은 약사다. 상대방의 아픈 몸과 마음을 치유하기 위한 사랑이란 묘약을 처방한다. 그가 하는 사랑의 방식은 따듯하고 평화롭다. 그 사람이 자신에게 오는 길이 평온해지길 묵묵히 기다린다. 기석은 이미 자신이 만들어 놓은 ‘틀’이라는 행성에 정인을 맞추려고 한다면, 지호는 정인과 만들어갈 ‘무無’의 상태의 행성에서 조용히 기다린다. 지호에게 아들이 있지만 정인 역시 지호를 순수하게 있는 그대로 사랑한다.

 

 자신이 상대방에게 준 사랑이 더 크게 느껴질 때, 그것이 계산이 가능해질 때 사랑은 둘 사이에서 끝난 것 아닐까. 그 사람이 주는 행복이 헤아릴 수 없을 만큼 크기에 그 사랑을 계산할 수 없을 때, 우린 사랑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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