크게 듣고 때론 흘려 버리기
오랜만에 브런치를 쓰는 마음은 두근두근 키보드 소리, 타닥타닥. 그냥 쓰기로 다짐하지만 오랜만에 느끼는 노트북 앞에서 두근거림, 설렘 혹은 긴장도 좋다. 일주일을 하루처럼 혹은 하루를 일주일처럼 살면서 쓰면서 또 힘내보기로.
아침은
늘
왜 긴박한가.
그래도,
모두 제때 나섰다.
얼마만일까?
10주 정도였다.
거창한 제목을 달고 회의를 하려고 교장실에도 다녀왔었고
해피는 병지각과 병결로 지난주를 보냈다.
그래도 요며칠은 제때 등교하고 학원갔다가 귀가.
기말고사를 앞두고도 또래 관계 트러블은 온고잉.
아니, 이렇게 여유스러울 수 있겠나 싶은 시간표일텐데.
내 마음 속 초침이 돌고 있다.
초침보다 더 빠른 바늘같다.
다행히 등교 등원은 모두 완료다.
내 출근만 남았다.
일상 리듬을 되찾기 위해서
몸도 쓰고 돈도 쓰고
그러다가 오랜만에 한 잔 하고 싶은 마음도 생겼다.
아무도 시키지 않았지만 금주, 절주 근 2년이다.
엊그제 고향을 찾은
우비소년 형부가 말했다.
어 처제 왠일로 술을?
그렇습니다. 한 잔 하려고요.
간에도 여유가 있어야 술 한 잔이 생각나거든요.
조카였던가 아라레 언니였던가
달빛유자 made by 장수막걸리를 들고 왔다.
그날 뜯지 않고,
어떤 밤 알딸딸하고 싶어서
뚜껑을 땄다가 인생술이구나.
청하 다음으로 입도 속도 즐거운 딱 두 잔.
그 덕인지 푹 잤다.
아침 눈 뜨면 벌떡 일어나기 아쉬워.
겨울 기온 핑계삼은 게으름이 길다.
다람쥐 쳇바퀴가 이럴까.
걱정하거나 아니면 후회하거나로
채운 시간들이다.
최대한 줄이려고
앞으로 가고자 차곡차곡 모은
우리 살아낸 이야기를 다시 본다.
자전과 공전처럼
후회와 걱정을 되풀이하며 나는
또 너희를 중심으로
더 커다란 원을 그리고 있다.
끝없는 자책과 곱씹기는 단골메뉴라 어쩌면 계속 될지 모르지.
그마저도 필요하면 충분히 해야지.
충전이 되면 앞으로 가고
힘이 조금 딸리면 어디든 붙잡고 버티고.
캥거루족 혹은 컨라오주..啃老族
그들은,
스무살 서른 살에도
부모 피와 살에 기대어 사는 이들도 있으니.
평일 오전 침대에 꿀잠자는 열다섯의 너는,
십년 후 혹은 이십년 후에는
나도 기댈 수 있는 강인한 어깨를 가진 어른이,
되.리.라
하는 미래의 네 모습을 그리며 지금을 다잡는다.
보금자리를 옮기기로 마음 먹고
다른 도시로 집을 알아놓았다.
이삿짐 견적을 보러 왔고 계약금도 보냈다.
약 6주남았다. 마지막 출근까지, 어쩌면 5주려나.
후임은 스물 넷의 한분이 오신다.
한 주 정도 내가 수업하는 것을 보면 충분하지 않을까?
그만 둘 날짜를 앞에 놓고 회사를 다니는 심정은 그렇다 귀찮기도 하고 고맙기도 하고.
적임자가 적기에
후임으로 오셔서 참 다행이다.
이젠 정말 마지막일까
피난오듯 여기로 온 결정과
이 길.
더 어른스럽고
신중하지 못했던 것을
나는 늘 후회하지만.
또
한 걸음 디딜 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