너희가 어느 순간 커버린다면

자본주의가 우리의 적 | 열등감 폭발 | 모르는 게 힘

"너희가 어느 순간 커 버린다면 난 엄청 허전하고 슬플 것 같아 어쩌지?"

똘망똘망한 눈으로, "나 다 컸는데?" 하는 기쁨이..

아이고 기쁨아, 아직도 제때 아침 첫 쉬야와 하원 후 쉬야를 늦게 하다 팬티가 젖는 네가 그런 말을 하다니

너 때문에 웃는다.

간밤에는 벌떡 일어나더니 화장실로 가서 쉬야를 하고 나오며 머쓱하게 웃으며 팬티에 좀 지렸어한다. 혀 짧은 발음으로 비누 안 쓰고 손 씻었어 헤헤

그렇게 작은 몸집의 네 눈에도

내 눈빛이 많이 안 되어 보였나 보다, 저녁 식탁 위에서 우리 해피가 엄마 무슨 상황인지는 몰라도 힘내요 견디면 괜찮아져, 한다.

그리고 감기몸살에 일찍 자려고 눕겠다는 나를 따라 기쁨이가 안방을 따라온다.

앉아 있는 내 왼쪽 어깨너머로 서서 나를 내려다보며 말한다.

"우리 딸, 많이 힘들었지?

힘들 때면, 나한테 얘기해, 나 믿어."

넌 작은 몸속에 있는 큰 영혼일까.

그것이 아니면,

네 살 아가 입을 빌려서 하느님이 말을 하는 걸까?

내 어깨를 토닥토닥하는 기쁨이 손이 작은데 또 참 크다.

널 웃게 하기 위해 난 뭐든 할게, 고맙다 우리 딸 아들 내 보물.

드라마 도깨비에서는 나비가 신을 상징하던데

내겐 너희의 해맑음 사랑 그 존재가 곧 신이 있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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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나를 고문하는 것은 못할 짓이다.

환골탈태하려면 값을 치러야 한다.

당연한 상황이라 여기려 한다.

하필이면 남이 살 집에 방값을 치르러 가는 날과 교육일정이 겹쳤다. 올해 수료는 글렀나 보다.

인권 교육센터에서 숙제로 받은 유엔아동협약 교육은 하루하루 저금하듯 이수한다.

사회에 참여하여 무언가를 바꾸고 싶은 이 마음이 커져간다. 혼자서 잘 살 수 있는 세상인가?

그런 물음표는 커져갔다.

경력 보유 여성에게 진로 설계/심리 상담 소장님이 제안했다. 그렇게 발을 들인 인권교육과정이었다.

새로운 세계, 학습공동체와 성장하고 인권감수성을 키워가는 과정이 수반되어야 한다는데,

장기 전이라 생각했으니, 괜찮다. 같이 한 발자국씩 천천히.

우리 아들딸이 밝은 터전, 사회에서 잘 살기를 바라고 올바른 일을 하고 싶은 욕망과

그리 멀지 않은 데에 있는 또다른 물질적 욕망.

둘을 어떻게 구분할까.

볕이 잘 드는 집 값이야 이왕이면 다홍치마라, 자본주의는 우리가 인권을 누리며 살지 못하게 하는 적인가? 하는 선생님의 말이 떠오른다. 이곳이 우리네 현실.

푸념을 쓰며 하루를 이어가는 엄마가 우리 딸 아들에게 바라는 점이 딱 하나.

사는 내내 즐겁기를 바란다.

그러고도 가능하다면 경제적으로도 문화, 정치적으로도 아름다운 사회를 선물로 주고 싶을 뿐.

우리 해피가 작년엔가 쓴 글... 업로드를 허락했다. 모르는 게 힘이라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