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편의 고등어 추어탕 레시피

레시피 원조는 시어머니

by 연은미 작가

고등어추어탕이 뭐냐고 궁금해하는 분들이 많다. 추어탕 하면 미꾸라지를 떠올리니까. 사실 나도 결혼하고 남편이 해줘서 처음 먹어봤다. 고등어추어탕은 시장도 아니고 사람들이 올라오는 골목 어귀 여기저기 옮겨 다니며 생선장사를 했던 어머니가 식구들 먹이려고 자주 끓였던 국이다. 생선을 팔았으니 남은 생선은 자연스레 식구들 밥상에 자주 올렸던 것이다. 아버님은 내가 결혼하기 1년 전에 돌아가셔서 얼굴을 못 봤지만 젊을 때부터 일을 하다 말다 하는 한량이셨고 가계를 책임졌던 어머님은 억척스레 일하며 집안을 꾸려가셨다. 5남 1녀에 남편은 막내다. 하나밖에 없는 둘째 누나는 16살 차이로 이미 그가 초등학교 때 시집을 갔고 집에는 무심한 형들과 일 안 하는 아버지까지 주렁주렁 널브러져 있었으니 하루 종일 일하고 와서 식구들 해 먹이는 어머니 삶은 얼마나 고되었을까. 그나마 본인이 가끔 생선장사하는 어머니를 도와 옆에서 잔 일을 하기도 했단다. 그래서인지 남편은 생선, 고기를 잘 다룬다. 등뼈볶음, 등갈비찜 등 어머니가 알려준 적은 없다지만 어깨 너머로 본 것을 결혼하고 가끔씩 해주었는데 고등어 추어탕도 자신만의 간단한 방법으로 만들기 시작했다.


오랜만에 고등어 추어탕이 먹고 싶어 자연드림 생협에 온라인 주문을 하면서 남편에게 톡을 남겼다. 가장 빠른 생협 공급날이 월요일이고 남편이 퇴근하는 시간이 9시인데 추어탕을 해서 먹으면 10시가 넘어가기에 사전에 양해를 구해야 한다.






가격과 양 대비 가성비 굿인 고등어 추어탕 레시피를 공개한다.

재료: 얼갈이배추 4단, 숙주나물 4 봉지, 대파 한 단, 청양고추 한 봉지, 고등어조림용 3~4마리, 된장, 고춧가루, 다진 마늘


산초가루를 넣어도 좋다. 우리 집은 처음에는 추어탕에 들어가는 산초가루(초피, 제피가루)를 넣었지만 향이 강한 게 싫어 지금은 푸짐한 된장국처럼 가볍게 끓인다.












역시 손질은 내 몫이다. 남편이 1시간 일찍 8시에 퇴근하겠다고 전화가 와서 7시부터 재빠르게 얼갈이를 삶고, 숙주를 씻고, 파를 썰고, 청양고추를 갈아놓았다. 고등어를 씻어서 삶아놓으면 내가 할 일은 끝이다.


TIP- 얼갈이 배추를 살 때 한 두 단 더 사서 함께 삶아 물기를 꼭 짜서 된장에 무쳐 냉동실에 소분해 놓자. 찌개가 떨어졌을 때 한 덩어리씩 해동해서 청양고추, 팽이버섯 등 넣고 끓여 먹으면 간편하고 건강하게 먹을 수 있다.




부지런히 씻고 썰고 삶은 재료들

얼갈이배추를 삶아요
숙주 4 봉지를 씻어요
대파와 청량초를 썰고 다져서 준비해요








짜잔! 일돌이 등장!

다리 아프게 손질을 끝내놓자마자 남편이 퇴근해 들어온다.










이제 조수는 물러가고 메인 요리사가 고등어 살만 발라서 으깨서 양념을 할 시간이다. 남편은 찬물에 고등어를 담가서 뜨거운 열기를 식힌 다음 가시를 하나하나 발라낸다. 발라낸 고등어를 손으로 으깨어 물에 풀어낸다. 남편은 된장과 조합이 좋은 살뜨물이나 다시물도 안 넣고 그냥 정수물을 넣는다. 깊은 맛이 날까? 좀 아쉬울 것 같지만 의외로 맛이 좋다.

이제 곰솥에 모든 재료를 투척하고 된장과 고춧가루를 넣고 센 불에서 팔팔 끓이다 불을 줄여 뭉근히 달이면 끝이다.




드디어 완성한 고등어 추어탕!


밤 10시에 알밤양, 밤톨군과 두 그릇 뚝딱 먹고 다음 날 친정 엄마 드시라고 한 통 덜어내 놓고 김치냉장고에 한 통 덜어놓았다. 할 때는 부산스러웠지만 냉장고를 보니 뿌듯하다. 며칠 국 걱정은 없겠다. 울 아이들에게 추억의 음식으로 기억되지 않을까.


옆에 있으면 맛 보여주고 싶은 우리 집 레시피, 가성비 좋은 고등어 추어탕 한 그릇 드실 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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