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3의 눈

by 서향록




우리는 지금, 빛을 바라보는 습관을 만들어가고 있습니다. 매순간, 크기도 형태도 제각각인 빛은, 날씨와 계절에 따라 모습을 달리하며 우리 곁에 머뭅니다. 날이 맑으면, 수많은 그림자가 여지없이 드리워지고, 흐린 날엔 구름이라는 몽환적인 필터가 풍경을 더욱 부드럽게 바꿔놓습니다. 또 비 오는 날이면 창가에 맺힌 작은 물방울들이 서로를 비추며, 은은한 옥빛을 머금기도 합니다. 어제까지 무심코 지나쳤던 이 아름다운 순간들, 여러분은 어떤 방식으로 기록하고 계신가요?


우리는 각자의 감각으로, 저마다의 아름다움을 붙잡기 위해 하나의 도구를 꺼냅니다. 어쩌면 그것은 우리 몸의 일부, 아니, 어쩌면 어느 부위보다 더 자주 손이 닿는 존재. 바로 스마트폰입니다.

이제부터 스마트폰은 우리의 ‘제3의 눈’이 될 것입니다. 이 도구는 어느새 우리 몸의 일부처럼 자연스러워졌고, 그만큼 우리는 무심코 발견한 아름다움을, 아주 즉각적으로 담을 수 있게 되었습니다. 저는 이 도구를 ‘감정의 낚싯대’라 부르고 싶습니다. 마음을 움직인 장면을 재빨리 채집하는 데 이만한 장비도 없으니까요.


저는 어떤 매력적인 장면에 이끌릴 때, 그 앞에 스마트폰을 들이대기까지 채 5초도 걸리지 않습니다. 별다른 연습 없이도, 사소한 습관이 만들어낸 자연스러운 반응이죠. 무언가를 발견했을 때, 그 ‘찰나의 감정’이 사라지기 전에 ‘제3의 눈’에 건네 기록하는 것. 그렇게 하나의 에세이 필름 ‘재료’를 얻습니다.

물론, 스마트폰이 가장 가까운 도구이기 때문만은 아닙니다. 스마트폰은 넓은 화각을 지원하는데, 이는 사람의 시야와 닮아 있어 일상을 자연스럽게 담기에 적합합니다.


이 감각은 이미 여러분 안에 있습니다. 친구의 전신을 찍을 때 어느 정도 거리를 둬야 할지, 음식 사진은 얼마나 가깝게 들이대야 하는지, 우리는 이미 몸으로 알고 있죠. 이런 사소한 습관들이 쌓여, 거리와 구도의 감각이 자연스럽게 축적된 것입니다.

혹시, ‘나는 친구 사진도 잘 찍고, 음식이 나오면 먹기 바쁘다.’라는 생각을 가질 수도 있겠죠. 괜찮습니다. 우리 모두, 스마트폰의 넓은 화면을 보며 직관적으로 촬영을 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손바닥 위, 6인치의 빛으로 세상을 바라보는 일. 그 일을 해내는 유일한 도구, 바로 스마트폰입니다.

이것이 제가 스마트폰을 ‘제3의 눈’이라 부르는 이유입니다.


https://youtu.be/rixfpm3cvQo

스마트폰 에세이 필름 '바다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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