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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순>이 베스트셀러 8위에 오른 모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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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름 수집가
Apr 30. 2024
교보문고 베스트셀러 순위를 보다가,
양귀자의 <모순>이 8위에 걸려있는 것을 본다.
걸그룹 노래만 역주행을 하는 줄 알았는데
26년전 쓰인 소설이 다시 베스트셀러 순위에 링크되어 있다니.
순위에 나란히 올라와 있는 책들을 살펴본다.
희한하게도 읽어도 주인공 이름이 잘 기억나지 않는 로맨스 소설들, 물론 중학생 이후로는 읽어본 적이 없지만,
유명한 스포츠 스타의 아버지는 글도 잘 쓰시나 보네,
어떤 남매가 등장하는 만화는 그 남매가 결국 부부가 되어 동심을 파괴했다지. 우리 아들도 한때 판매에 일조했으니 할 말은 없다.
수많은 책이 흙탕물처럼 쏟아지는 이 시대에,
양귀자의 <모순>이 다시 읽힌다는 것은 전율이다.
그 역시 유투버 추천이라는 맥락은 왠지 씁쓸하지만
결과적으로는 동의하니까.
한 여자의 양다리 심리
라는 어구로는 결코 요약할 수 없는 인간 심리의 본질을 담고 있으니까. 그녀의 마지막 선택이야말로 기가 막힌 이 소설의 피날레이니까.
개인적으론 소설의 끝부분에 실린 작가의 말이 더욱 숨막히게 와닿는다. 소설을 쓰며 흘린 작가의 땀 아닌 피 냄새를 맡는기분이 들어서 읽기 힘들 정도.
어디선가 얻어듣기론 더 이상 창작의 고통을 견디기 힘들어 글을 쓰지 않는다는 작가의 후일담은 아득한 전설 속 이야기 같기만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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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르치는 일을 합니다. 삶 속에서 발견하는 문법과 언어 이야기를 쓰며, 작고 여린 것들을 사랑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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