흔들리지 않는 연애 하기.
밤에 집에서 쉬고 있을 때 친구에게서 전화가 왔다. 무슨 일이 생겼나 싶어 전화를 받자마자, 친구의 짜증 섞인 하소연이 들려왔다.
" 내 애인이 정말 이해가 안 돼. 오늘도 잘 만나서 놀고 헤어졌는데, 바로 전화 와서 이것저것 투덜 대기 시작하는 거야. 평소에 문제 삼지도 않던 걸 갑자기 서운하다면서 남들은 이렇다더라 이런 식의 이야기를 한다니까."
"네가 뭔가 서운하게 한걸 참다가 이야기하는 게 아니고?"
"응. 절대 아니야."
친구의 지나친 확신에 도대체 어떻게 그렇게 확신할 수 있냐고 묻자 친구가 대답했다.
"평소에는 괜찮다가 본인의 친구들이랑 통화하고 나면 갑자기 이게 서운하다 이렇게 해주어야 하는 거 아니냐 이런 이야기를 해. 심지어 그전에 우리가 둘이 대화하면서 의견을 맞춰 놓았거나, 서로 상의하고 끝난 일까지도 다른 사람에게 물어보고 나서 뒤늦게 그렇게 이야기한다니까. 친구들이랑 이야기하지 말라고 해도 알겠다고 해놓고 계속 또 이야기를 하고 그 친구들 말만 듣고 와서 나한테 뭐라고 한다니까."
연인과 문제가 발생했을 때 주변의 지인들에게 상담을 하는 경우가 있다. 연애를 하면서 생기는 문제들이나 이해가 되지 않던 부분들을 지인들과 가볍게 이야기해보는 것은 좋은 일이다. 내가 생각하지 못한 시점을 깨닫게 해 준다거나, 제삼자인 다른 사람의 입을 통해서 그동안 이해하지 못했던 부분을 깨달을 수 있기 때문이다. 마음에 담아 두었던 감정이 이야기를 통해서 어느 정도 해소되면서, 속상함과 우울감이 회복되는 효과도 얻을 수 있으며, 좋은 부분은 자랑도 하고, 또 답답했던 부분을 털어놓으면서 분위기가 전환되기도 한다.
그러나 이러한 지인들과의 대화가 나의 연애를 만들어가는 절대적인 기준이 되면 안 된다. 지인들과의 대화 속에서 나오는 어떠한 '의견'들은 지인들의 개인적인 '의견' 일 뿐이다. 대화를 통해서 시각을 넓히거나 여러 가지 면을 더 생각해 볼 수는 있으나, 그것은 절대 정답이 될 수는 없다. 나와 '나의 연인'의 관계에서 정답을 찾으려고 한다면, 그것은 나와 연인의 대화와 서로의 생각을 공유 함으로써 만들어지는 것이다. '나'도 '나의 연인'도 아닌 타인이 이야기해주는 것이 무조건 옳을 수는 없다. 타인의 이야기는 내가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조언'으로 받아야 들여야 한다. 문제는 이러한 타인의 이야기에 자신의 판단을 의심하게 될 때에 발생한다.
그전까지는 아무런 문제가 없었는데, 어느 날 '그런 상황에서는 이렇게 해줘야 하는 거 아니야?' 혹은 '난 그런 거 이해가 안 돼. 당연히 이런 식으로 행동해줘야지. 너 너무 착한 거 아니야?'라는 말을 듣는 다면 기분이 어떨까. 아마 대부분이 자신도 모르게 한 번쯤 다시 상황을 되짚어 보게 될 것이다. 내가 문제없었다고 느꼈던 상황이 정말 '문제가 없었나'에 대해서 말이다. 그리고 들었던 말을 조심스럽게 연인에게 내비치면서 '정말 문제가 없는 것이 맞는지'에 대해서 슬쩍 떠보게 된다.
그리고 이미 그렇게 물어본 순간, 문제가 없었던 상황은 '문제'가 된다. 그전까지 나의 기준에는 별 대수롭지 않았던 부분이었으나, 그 대수 로지 않게 넘긴 '나'도 무엇인가 문제가 있는 것이 아닌가를 고민하게 된다. 내가 '대수롭지 않게' 여겨서, 나의 상대도 '잘못'을 모르고 넘어간 것은 아닐까. 결국 타인의 말을 신뢰하고 그 말을 기준 삼으면서, 문제가 아니었던 것을 '문제화'하게 된다. 게다가 그 '문제'에는 '나'도 포함이 되어있다.
연애의 주체가 '나' 임에도 불구하고, 그러한 내가 스스로 문제없다고 느낀 상황이었음에도, 타인의 말을 기준 삼는 순간부터 스스로가 '문제가 있는' 사람으로 바뀌게 되는 것이다.
생각해보면 어이없는 위와 같은 상황은 의외로 연애할 때 꽤 많은 사람에게서 보인다. 그리고 의외로 '누군가'가 한 이야기로 크고 작은 싸움을 경험하는 연인들도 꽤 많다. 그럼 어디까지 지인들의 이야기를 듣고 어디까지 듣지 말아야 할까.
먼저 주변에서 자신의 연애에 대해 이야기를 하는 사람이 정말 얼마나 믿을 만한 사람인지를 판단해야 한다.
나를 많이 아끼는 사람은 나의 연애나 나의 연인에 대해서 함부로 평가하지 않는다. 그리고 대부분 나의 이야기를 들어주고, 내가 힘들어서 직접 조언을 청하는 경우에 조심스럽게 견해를 이야기해준다. 나를 아끼는 사람들은 나와 나의 연인이 마음 아픈 상황을 겪게 되는 것을 원치 않기 때문에 , 최선을 다해서 객관적으로 판단해 주고, 나의 입장과 상대의 입장을 각각 생각해서 내가 생각을 넓힐 수 있도록 '조언'을 해준다. 나에게 넌지시 여러 시점을 던져주고, 나의 연애를 격려해주고 지지해주는 사람들의 이야기는 참고 삼아도 나쁘지 않다.
그러나 그렇지 않고 쉽게 나와 내 연인을 평가하거나, 자신의 기준에 빗대어 '판단'하는 사람의 이야기는 귀담아들을 필요가 없다. 그들에게는 자신들의 이야기가 '나와 내연인'에게 어떠한 영향을 끼칠지는 전혀 중요하지 않다. 그들은 그저 자신의 기준으로 지내지 않는 상대를 깎아내리고 싶어 하거나, 나의 연애를 흥밋거리로 생각하는 것뿐이다.
나를 소중히 여겨준다고 판단되는 사람이라도, 그 사람의 기준을 '절대적'으로 생각하고 따르면 안 된다. 나를 아끼는 만큼 상대도 여러 가지 조심스럽게 이야기를 해주겠지만, 그것은 나와 내연인의 문제를 해결하는 열쇠가 아니다. 그들의 말을 기반으로 여러 가지를 생각하고, 연인과 대화로 서로의 생각을 공유한 채 문제를 해결해야 한다. 그것이 나에게 조언해준 사람의 생각과 같을 수도 있고, 다를 수도 있다. 다르다고 해서 '넌 왜 그렇게 생각해? 그분은 이렇게 이야기해주었어.'라는 태도를 보이면 안 된다. 내 연애에서 중요한 것은 나와 내 연인이다. 타인의 생각보다 나와 내 연인의 생각이 공유되고 공감되는 것이 더 중요하다.
또한 내가 문제 삼지 않았던 문제를 '문제 삼는' 사람이 있다면, 그 말은 주의 깊게 들을 필요가 없다. 그들의 말을 기준하여 스스로를 문제 삼으면 안 된다. 나의 연애에서 내가 문제가 아니라고 느꼈던 부분은 문제가 아니다. 타인이 어떻게 이야기 하든 그것은 나와 상관없는 일이다. 나의 연애에서 나와 내 연인 외의 다른 사람이 기준이 되는 순간 연애는 옳은 방향으로 나아가기 어려워진다.
친하다고 말하는 친구들 중에 나의 연애에 대해서 이런저런 이야기를 하고 쉽게 판단하는 사람이 있다면, 어느 정도 거리를 유지하는 것이 좋다. 쉽게 나를 질투하거나, 나를 깎아내릴 수 있는 사람들이다. 진정한 친구라면 나의 연애를 지지해주고, 문제가 있을 때 들어주고 함께 속상해하며 내가 더 좋은 방향으로 나갈 수 있도록 조언을 해줄 것이다. 그들의 말을 기준 삼아 나와 내 연인 사이에 없는 문제를 만들지 말자. 다른 사람들이 가볍게 떠드는 이야기라도 좋지 않은 이야기일수록 떨어내기가 쉽지 않다. 그런 말에 쉽게 흔들려서 중심을 잃기보다는 , 그럴수록 나의 연애는 나의 것이고 나와 내 연인이 만들어 가는 것이라는 사실을 기억하자. 아무렇지 않게 대처하면 어느 순간 그들도 시기 어린 말을 그만두고 나의 연애를 부러워하고 있을 것이다.
* 해야 할 일
- 누군가에게 조언을 구할 때는 나를 정말 위해주는 사람인지 먼저 판단하기.
- 쉽게 나의 연애를 판단하는 사람의 이야기는 조언이 아님을 기억하기.
- 조언은 조언일 뿐, 문제의 해결책은 스스로 생각해서 찾기.
- 누군가의 생각을 나의 연애의 기준으로 삼지 않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