꿈속에서
나는 날마다 운다.
지난밤
익숙한 발자국들이 분분한 거리에서
예전처럼 우리는 서로의 손을 잡고 있었다.
희미한 얼굴, 기억나지 않는 모습은
낯익은 체취로만 남아 한없이 따뜻했다.
깍지 낀 손 마디마디에는
사랑의 깊이만큼이나 뜨거운 땀이 흐르고
찬란한 눈물이 열병처럼 솟아나
그저 고마웠다.
네가 이렇듯 곁에 있으니.
말없이 함께 하는 일상의 즐거움을 그때는 철없어 몰랐었다.
그렇듯 맹목적인 믿음까지도.
갑자기 사방이 어두워진다.
총총대며 비구름 몰려오고
가녀린 바람 어느새 뺨을 후려치는데
너는 자꾸만 힘없이 웃으며 뒷걸음치고 있다.
서로를 바라보는 허무한 눈짓이
낯설게 무너지고 있다.
함께 한 인연의 끈이
난장처럼 풀려
따사로운 햇살을 몰아내며
스며드는 어둠 속으로 조금씩 함몰되는 시간.
오늘도 어제처럼 너는 또 가는구나.
언제 돌아온다는 기약조차 없이.
더 이상 내 것이 아닌
시간 속에서
너는 흔적 없이 사라지고
허공을 날던 새 한 마리 어지럽게
어깨 위를 맴도는데
오늘도 꿈속에서
너를 보내고
나는 영혼을 빼앗긴 울보가 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