갈대

by 김소영

갈은 모래 위에 집을 지은 것 중

가장 아름답다

갈은 재가 되지 않고

여러 해 다시 난다

흩어지지 않고

빈 몸을 다시 산다


갈은 그대들과 같이 흔들렸지만

때때로 슬픔을 혼자 몸짓했다

갈이 바람결에 추는 춤이

그가 우는 것임을 아는 이는 시인뿐이었지만

갈은 그 해도 그다음 해도

춤을 추었다

누군가 제 울음을 알아주길 바라면서


갈은 모래 위에 집을 지은 것 중

가장 아름답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