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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글쓰는 우아맘 Aug 05. 2024

영어 한마디 못하는 아들이 혼자 미국학교에 갔다.

7살 아들, 미국에서 1학년이 되다.

아무런 준비 없이 갑작스럽게 결정한 미국행. 그 당시 아이들이 다닐 미국 학교는 방학 시즌이라 미국에서 첫 3개월은 하루 24시간을 아이들과 함께 했다. 그 기간은 나의 여러 능력, 예를 들자면, 영어, 요리, 운전 실력뿐 아니라, 인내력, 순발력, 적응력 등 을 테스트 당하는 기간이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그 기간 동안 난 영어를 시작으로 여러 가지로 좌절을 맛보게 됐고, 나의 자존감은 바닥을 치고 있었다. 그즈음 다행인지 드디어 아이들이 다닐 학교가 개학을 했다. 정확히 말하자면, 아이들이 미국 학교를 처음 가게 됐다.


7살인 막내아들은 미국에 오기 전까지 유치원에 다녔다. 갑자기 미국에 오게 됐고, 미국 나이로는 초등학교 1학년에 해당돼서 이곳 미국에 와서 초등학교에  입학을 하게 됐다. 물론 영어로 말하는데 어려움이 많은 상태다. 영어 한 마디 못하는 상태였으니 말이다.




8월 3일, 첫 등교하던 날!


첫 등교 날! 막내아들은 아침 일찍 일어나 미국친구들한테 인사할 때 쓰겠다며 나에게 영어 단 몇 개 물어다. 그리고는 친구들을 빨리 사귀고 싶다며 등교 첫날부터 혼자 스쿨버스를 타고 가겠다고 했다. 난 학교로 라이드를  해줄 생각이었는데. 영어 한 마디 못하는데 괜찮을까? 난 잠시 고민을 했다. 아이기 스스로 하겠다는데, 스스로에게 자부심을 느낄 수 있는 기회를 주고 싶었다. 난 믿어주고 응원해주고 싶었다. 결국 아들이 원하는 대로 해주기로 했다.  난 아무렇지 않은 듯 아이에게 학교에 잘 다녀오라고 꼭 안아주고 배웅을 해줬다. 걱정하는 티는 내지 않으려고 노력했다. 그날, 아이는 씩씩하게 혼자 스쿨버스를 타고 학교에 갔다. 난 손을 흔들며 아들을 태운 스쿨버스가 우리 마을을 빠져나갈 때까지 한참을 바라봤다. 그렇게 아들은 미국에서 첫 등교를 했다.


하지만 사실 막내아들이 스쿨버스를 타고 학교에 간 순간부터 아이가 스쿨버스를 타고 집으로 돌아오는 오후 시간까지 아무것도 할 수 없었다. 영어 한 마디 못하는 녀석이 혼자 스쿨버스 타고 첫 등교를 했는데, 교실은 잘 찾아갔을지, 학교에서는 과연 잘하고 있을지, 다시 스쿨버스를 타고 집에 잘 돌아올 수 있을지 걱정이 이만저만이 아니었다.


난 절대 아이들을 과잉보호하는 맘은 아니다. 말도 잘 안 통하는 미국땅에 와보니 아이들을 보호해야 한다는 생각이 커진 것은 사실이다. 그러다 보니 걱정도 더 늘었다. 걱정도 되고 학교에서 어떻게 하고 있을지 궁금하기도 했다. 나의 심장은 종일 쉬지 않고 콩닥콩닥 뛰었다. 막내아들이 옆에 있었다면 내 심장 소리를 들켰을지도 모른다.


난 아이가 한 선택으로 스스로를 자랑스럽게 여기고, 성장하길 바랄 뿐이었. 난 아이의 에너지와 자신감을 지켜주고 싶었다. 하지만 이가 돌아올 때까지 기다리는 그 시간은 생각보다 더 힘들었다. 나의 걱정과 불안함을 아이가 알게 되면 아이도 스스로를 믿지 못하게 될까 봐, 나의 걱정 어린 눈빛을 아이에게 들키고 싶지 않았다. 물론, 평소에도 워낙에 씩씩하고 센스 있는 아이라서 잘할 거라고 믿었고, 그날도 막내아들은 아주 잘 해낼 거라고 나 스스로를 달랬다. 그러나 사실 아무리 나 스스로를 달래도 막내아들의 그 첫 등교 날, 그 시간이 어찌나 길게 느껴지던지, 그건 달라지지 않았다.





4시, 집으로 돌아오는 시간.


어느덧 오후 4시! 드디어 아이가 돌아올 시간이 됐다. 아이가 스쿨버스에서 내리는 곳으로 마중을 나갔다. '미국학교는 어땠을까'  '미국친구들은 어땠을까?' 너무나 궁금했다. 드디어 아이가 미국학교 첫날 수업을 경험하고 집으로 돌아왔다. 스쿨버스에서 내리는 아들을 꼭 안아주었다. 너무 대견했고, 아이가 훌큰 느낌이었다. 아들은 무척이나 신나 있었다. 아들은 나를 보자마자, 학교도 좋고 친구들도 좋고 런치도 너무 좋았다고 얘기해줬다. 그리고 학교에서 벌써 친구들하고 tag(미국 술래잡기)를 했다는데, 누구누구는 어땠고...쉬지 않고 재잘재잘 이야기 해주었다.


그 당시 아들은 영어 한 마디 못했다. 럼에도 워낙 친구들을 좋아하고 적극적인 성격이라 그런지 미국 학교 첫날에 대한 느낌이 기대이상이었다. 어는 문제가 안되는 것인가? 나의 기우였을까? 그럼 다행이지! 아이가 신나하는 모습을 보니, 아들이 대견했고, 모든 것에 너무 감사하고 고. 앞으로 아들의 미국학교 1학년 생활이 어떻게 펼쳐질지 더욱더 대되는 밤이다.

매일 아침 8시에 집 앞에서 타던 아이들 스쿨버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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