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녁이 비를 데리고 왔던 어느 종례시간
우산이 없어 비에 젖는 하굣길이 걱정되던 그때
교실 밖 창문 너머로 아빠가 보였다
똑똑똑
머쓱해하며 자식에게 전해달라고
담임선생님께 우산 하나 조용히 건네는
어미새가 새끼에게 먹이를 주고 이내 둥지를 나서듯
금세 사라지는 아빠의 뒷모습
저녁 장사로 매우 바빴을 텐데
그 와중에 시간 내어 자식에게 우산을 주러 온
그의 마음이 한없이 보드랍다
저녁이 비를 데리고 온 퇴근길
그도 데려와 내 마음에 흐르게 하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