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안병수 Mar 04. 2019

우산



저녁이 비를 데리고 왔던 어느 종례시간

우산이 없어 비에 젖는 하굣길이 걱정되던 그때
교실 밖 창문 너머로 아빠가 보였다

똑똑똑
머쓱해하며 자식에게 전해달라고

담임선생님께 우산 하나 조용히 건네는

어미새가 새끼에게 먹이를 주고 이내 둥지를 나서듯
금세 사라지는 아빠의 뒷모습  


저녁 장사로 매우 바빴을 텐데
그 와중에 시간 내어 자식에게 우산을 주러 온 

그의 마음이 한없이 보드랍다


저녁이 비를 데리고 온 퇴근길

그도 데려와 내 마음에 흐르게 하네

매거진의 이전글 일기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