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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당근 Jul 13. 2022

학생증에서 사원증으로 삐빅, 환승입니다.(2)

2. 웰컴키트와 멘토링

지난 시간에는 신입직원의 효과적인 온보딩을 위해 비대면의 형식으로 이루어지는 교육과 행사에 대해서 알아보았다.  오늘은 이어서 웰컴키트와 멘토링 제도에 대해서 알아보자.


1. 웰컴키트

여행을 가면 소소한 웰컴키트나 간식 등을 통해서 기쁨을 누리는 경우가 있다. 베트남에 푸꾸옥섬에 갔을 때 더운 날씨에 받은 차 한잔과 손을 닦을 수 있게 시원히 말려있는 두꺼운 수건이 감동적이었던 기억이 난다. 속으로 ‘대통령님 사랑해요’ 한 듯. 

때로는 ‘웰컴수건서비스’로 재미를 더하는 경우도 있다는데 아직 그런 재미있는 호텔은 만나본적은 없다.     


호텔의 재치있는 웰컴 서비스

신입사원으로 입사했을 때, 키트라고 별건 없었다. 명함과 회사 이름이 각인된 다이어리 정도? 매년 색이 바뀌긴 해서 새롭긴 하지만 그렇다고 감동까지는 받지 못한다.

이제 기업은 다이어리나 머그컵 등에 국한됐던 신입사원 선물에서 벗어나 기업의 아이덴티티를 담은 굿즈를 선물하여 좋은 첫인상을 얻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현재 Z세대들은 ‘문화의 공유‘가 일반화되어 있는 세대인 만큼 SNS를 통해 ’웰컴키트‘를 공유하는 것을 통해 소속감과 애사심을 고취시킨다.

뿐만 아니라 기업의 홍보도 할 수 있는 좋은 수단이기 때문에, 일석이조의 효과를 가져온다.
그리고 이 웰컴키트에는 여러 가지 의미가 담겨 있는데, 기업문화를 담기도 하지만 CEO의 경영 철학까지 엿볼 수 있다.

삼성을 비롯한 엔씨소포트, 카카오, 비바리퍼블리카, 우아한형제들, 네이버, 스타벅스 등 많은 기업이 새로 입사한 직원에게 웰컴키트를 제공하고 있다.          


엔씨소프트의 신입사원 웰컴키트


엔씨소프트의 웰컴키트는 CEO 메시지, 사원증, 마우스패드, USB선 클립, 그립톡, 명함, 노트, 팬, 랜야드로 구성되어있다.

상단에는 [미래를 보는 창(Window to the Future)]이라는 슬로건이 새겨 있고,

마우스 패드에는 [창의성은 여기서 시작(Creativity begins here)],

랜야드에는 [당신의 가능성을 보여달라(Show your potential)],

노트와 펜에는 [열정을 채워라(Fill the passion)]가 프린팅 되어있다.     


우아한형제들의 신입사원 웰컴키트


배달의민족 브랜드를 운영하고 있는 우아한형제들은 자사 온라인몰인 ‘배민문방구’에서 제작한 다양한 굿즈를 웰컴키트로 구성한다. 때수건, 안대, 양말 등의 생활에 필요한 굿즈들과 업무환경, 우아한형제들의 사내 언어 등에 대한 정보를 담은 ‘배민의 생활’이라는 책자를 제공하여 신입사원의 정착을 돕는다.

또한 신규 입사자의 근속 주차에 따라서 키트를 추가적으로 제공하는데 1주 차엔 때수건, USB 메모리, 연필, 볼펜 등 16종이 담긴 ‘뭘 이런 걸 다 드립니다’ 세트와 ‘배민의 생활’ 신규 입사 안내책자를 제공하고, 2주 차엔 배민 후드 티셔츠를, 3주 차엔 축하 케이크를 제공하니 기본적으로 3주간 소소한 행복으로 출근을 할 수 있다.   


또 어떤 조직은 신규 입사자가 들어오면 부서장의 손편지나 구성원들의 자필 환영 메시지를 전달하기도 하는데.. 지금 우리 부장님이 손편지를 써주신다면..?.. “왜 이러실까.. 뭐가 문제일까.. 요즘 힘드신가..” 하겠지만.. 신입 때라면? “여기가 내가 뼈를 묻을 회사인가?” 할 수도.

내가 어느 조직이든 애정을 가지고 임하는 편이라 그리 생각이 드는지 모르겠지만.          



3. 멘토링제도     


텔레마쿠스와 멘토   by Pablo E. Fabisch (출처: Les Adventures de Telemaque )

멘토라는 말은 고대 그리스 신화에서 유래했는데, 고대 그리스의 왕 오디세우스가 트로이 전쟁에 참전하면서 아들을 친구에게 부탁했다고 한다. 왕의 부탁을 받은 친구는 왕이 돌아올 때까지 아들이 잘 성장하도록 선생님, 조언자, 때로는 아버지의 역할을 대신했고 이 친구의 이름이 바로 멘토르(Mentor)였다. 이후로 유럽 사회에서 누군가에게 조언을 하고 성장을 돕는 사람을 멘토라고 부르고 있다. 


나의 신입사원 시절 조언을 통해 성장을 도운 멘토라고 한다면 Mrs.YOON일 것이다. 그때 그 대리님이 지금 과장님이 되셨고 뱃속에 쭉쭉이가 있었는데, 지금은 예쁜 카메라 어플을 사랑하는 초딩 숙녀가 되었으니 세상 시간이 참 빠름을 느낀다.

초반 회사에 잘 적응할 수 있도록 도와준 가장 큰 인물이자 현재도 가장 의지가 되는 동료이다. 생각해보면 일에 대해서 A-Z 알려준다기보단 학생에서 회사원으로 신분이 바뀌었기 때문에 조직에 잘 적응할 수 있도록 도와주었던 느낌이다.

회사는 학원이 아니니까 ‘멘토링’은 말 그대로 닮고 싶은 직장 상사의 모습을 몸소 잘 보여주는 것이 아닐까. 그런 의미에서 YOON은 참 즐겁게 일하는 선배였고 그로부터 몇 년 뒤 그녀가 극 ENFP라는 것을 알고 ‘그럴 만도 하군!’이라 생각했다.     



실제 ‘마시면서 배우’는 랜덤게임처럼 조직은 ‘깨지면서 배우는 회사 업무’의 특성을 가지고 있다. 왜? 바쁘니까. 그렇기에 생길 수 있는 실수도, 흔들려도 봐야 대비할 수 있다. 넘어져본 자 만이 다음을 조심할 수 있듯이 잘 넘어져 볼 수 있도록 쿠션도 깔아주고, 손도 잡아 주는 멘토링의 필요성은 아무리 강조해도 지나치지 않다. 

비슷하게 ‘엘더 제도’라는 방식도 있다. 멘토링은 정서적인 부분과 커리어 개발 등 다방면적인 서포트가 이루어지지만 엘더 제도는 엘더(elder)라 불리는 선배사원이 신입사원의 업무 관련 서포트만 중심을 두고 이루어진다.

한국은 정 문화니까 일+정서를 함께 다루는 멘토링만 알아보도록 하자.        


 

3-1. 리버스멘토링


“요즘엔 시어머니도 며느리 눈치 보더라“

”이런 말세가!“

신혜선 주연의 철인왕후라는 드라마의 한 장면이다. 저 대사대로 한다면 정말 시대가 많이 바뀌긴 했다. 조직문화에서도 이런 사회의 흐름에 따라 멘토링 제도도 변화하고 있다. 바로 ‘거꾸로 멘토링’이라고 불리는 리버스 멘토링이다.     

현재의 기업 조직은 베이비부머부터 Z세대까지 다양한 세대가 존재한다.(나는 밀레이얼rrr) 쌍둥이 간에도 문화 차이가 존재한다고 하던데, 다양한 세대가 한 조직에서 일을 하기 때문에 문화 차이로 인한 갈등의 위험은 사방에 존재한다. 


리버스 멘토링은 선배가 후배를 가르치는 기존의 멘토링의 반대 개념으로 후배가 선배의 멘토가 되는 것을 말한다. 이때 멘토가 되는 선배는 대리, 과장급뿐 아니라 CEO, 임원급 등 형식과 직급에 국한되지 않고 다양한 방식으로 적용된다.     

리버스멘토링의 도입은 1999년으로 IT활용능력 교육이 주된 목표였다고 한다. 하지만 이런 거꾸로 멘토링의 효과가 드러나자 젊은 세대와의 소통 강화를 위해 그 범위가 넓어지고 있다.      



2014년의 구찌는 어떤 브랜드였는지 아는가. 말 그대로 구린 브랜드였다. 하지만 2015년 신임 CEO로 부임한 마르코비자리가 구찌의 액세서리 디자이너였던 미켈레를 크리에이티브 디렉터로 임명하면서 구찌는 새로운 시대를 맞이한다. 이때부터 ‘꾸찌스러움’,‘구찌피케이션’의 시대가 온 것이다.      


구찌는 같은 해부터 ‘리버스멘토링’을 시작했다. 임원 회의가 끝나면 다시 젊은 직원들과 같은 안건에 대해 다시 회의를 하는 그림자 위원회를 통해 젊은 세대의 트렌드와 생각을 배웠다.

리버스멘토링이 구찌가 기사회생하는데 절대적인 영향을 미쳤다고 보긴 힘들다. 하지만 2017년에 매출의 절반 이상이 35세 이하의 MZ 세대로 구성되는 것을 보면 구찌가 MZ 소비자를 이해하고 타겟팅 한 것이 명품 브랜드로 거듭나는데 유의미한 영향을 미쳤을 것이다.


구찌의 성공을 바탕으로 에스티로더, IBM, 마이크로소프트 등 여러 기업에서도 리버스멘토링을 적극적으로 운영하고 있다. 국내에선 CJ CGV, 포스코, 우리금융그룹이 리버스멘토링을 진행하고 있고, 딱딱하다고 편견을 가지고 있는 국가보훈처, 코레일네트웍스, 캠코, 중소벤처기업진흥공단 등의 많은 공기업도 리버스멘토링을 시행하고 있다.     



이제는 다이어리의 시대는 끝났다. 신입에게만 ‘창의성’을 요구할 것이 아니라, 이들을 온보딩 시키기 위해서 웰컴키트와 같은 작은 이벤트에도 창의성이 필요하다. 또한, 신입은 외롭다. 임원도 외롭다. 외로운 직장생활에서 위든 아래의 조력자가 있는 것만큼 든든한 것은 없다.


신입들이여 겁먹지 말고 회사로 오라.
따뜻한 마음과 인자한 미소를 띤 선배들이 기다리고 있을 테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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