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제 아이폰16e가 발표됐다.
필자는 아이폰 SE 시리즈를 직접 사용 & 소장해 보진 못했지만 크기를 포함한 아이폰 특유의 감성과 헤리티지를 계승하고, 특히 스페셜 에디션(Special Edition)의 워딩이 더욱더 해당 시리즈를 빛나게 한다고 생각했다.
하지만 불규칙적인 출시 시점, 점점 치솟는 고가의 아이폰 단말의 합리적(?) 가격대 라인업으로 편입을 위해서인지 현행 16 시리즈로 결을 같이하고 대신 간결하게 알파벳 하나만 붙였다.
바로 ’e‘
신모델 식별과 함께 애플 인텔리전스가 반영됐다는 걸 어필하기 위해서겠지만. 앞으로도 저렇게 컬러풀한 e를 유지할까 싶긴 하다. 물론 예쁘긴 하다. 애플이 컬러를 참 정제해서 쓰는 듯하지만, 그 어떤 브랜드들보다도 컬러를 화려하게 잘 사용한다고 생각한다.
그나저나 e의 의미는 뭘까?
중요한 건 애플 측에서 공식적인 의미를 밝히지 않았다는 것이다.
사실 필자도 이점에서 무척 놀랐다.
우리네 일상으로 대입해 보면, 상사에게 보고하고 의사결정을 받아야만 하고, 고객에게 설득하고 어필하기 위해 고군분투한다.
“이건 무슨 의미인가요?” 물으면 쥐어짜서라도 그 의도와 의미를 설명하기 급급하다.
(갑자기 미생이 떠오르는...)
그런데 e의 의미가 없다니?
참 애플답다. 아니 애플이니까 이런 배짱도 가능한 건가 싶다.
결국 대중에게 해석을 맡기는 일종의 ’열린 결말‘인 셈이고, 아니나 다를까 아래처럼 e가 어떤 의미인지 여러 기사와 칼럼이 쏟아진 것 같다. 적어도 해외에서는.
지디넷 기사에서 보면, 시리를 통해 챗GPT에게 물어보니 Edge라고 답했다는데 영 탐탁지 않고, 코파일럿에 물어보니 특별한 의미를 갖지 않고 단지 식별을 위해 붙여진 것이라는 답변을 내놓았다고 한다.
그 외 Economy, Essential, Elite, Exclusive, Excellent, Environmental, Entry-level (ㅎㅎㅎ) 등등 여러 해석이 나오는 모양이다.
애플은 분명 이런 웅성 웅성을 노렸을거다.
참 영리하다 영리해.
문득 우리가 (아니 적어도 나는)
너무 많은 의미와 정당성을 부여해야한다는 강박관념을 갖고 있는 건 아닐지 생각해 보게 된다.
오늘의 덧붙임,
사악하게 올라간 가격 등은 차치하더라도, 다이나믹 아일랜드가 아니거나 맥세이프가 빠진 것 등은 사실 어이가 없는 것 같다. 역시나 애플식 급나누기라고 이해해 줘야 하나.
평소 SE 시리즈를 한 번쯤 소장하고 싶었던 1인으로서 이번 16e는 더 이상 눈길이 가지 않는다.
오히려 이제는 작별하게 된 SE가 말 그대로 스페셜 에디션으로 남게 됐달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