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 차라리 고통에 올라타

BTS <ON>

by 김정은

나는 어릴 때 다재다능한 아이였다. 7살에 첫 작곡을 했고, 초등학교 1학년 때부터 학교 대표로 웅변대회에 나갔으며 노래를 잘해 학교 대표로 동요대회에 나가 상도 받았다. 그림 대회에서도 수상한 적이 있다. 공부도 그럭저럭 잘하는 편이었다. 문제는 이것저것 조금씩 잘하지만 천재적인 재능이 있는 것처럼 엄청 잘하는 것이 아니라는 데 있었다. 결국 평범하게 자라서 평범하게 대학을 졸업하고 무난한 직장인이 되었다.



차라리 딱 한 가지에만 재능이 몰빵 되었더라면, 어릴 때부터 선택과 집중을 했더라면, 한 가지에 미쳐 있었더라면... 하고 아쉬울 때가 가끔 있다. 아마 내 성향의 문제 같다. 나는 끈기는 부족하면서 세상만사 궁금한 것은 항시 많다. 지금도 브런치에서 글을 쓰지만 글의 주제는 중구난방이고 소위 꼴릴 때만 글을 쓴다. 그래서 나는 한 분야에 미친 사람들이 그렇게 부럽다.



청주의 국립미술관에서 재미있는 설치미술을 본 적이 있다. ON이라는 글자와 그 아래의 NO라는 글자로 만들어진 작품이었다. 어떤 강연에서 들은 '자살'을 거꾸로 하면 '살자'가 된다는 말과 비슷하게 느껴졌다. 아무리 긴 막대기의 끝도 서로 이어 붙이면 가장 가까운 사이가 되는 것처럼 극과 극은 서로 통하는 법이다.



영어에서 ON은 많은 뜻이 있지만 어딘가에 올라탈 때, 무엇인가에 소속되었을 때, 그리고 전기 장치를 작동시킬 때 주로 사용하는 전치사이다. 재밌는 것은 ON을 뒤집으면 NO가 된다. 한 단어를 뒤집으면 시작이 되고 또 뒤집으면 끝이 되는 셈이다. BTS의 노래 가운데에도 <ON>이라는 노래가 있는데 이 노래는 사실 BTS의 데뷔곡 <No More Dream>에 대한 답가이다. 처음에는 'No'로 시작했던 그들이 이제 그를 뒤집어 'ON'이라고 노래하는 것이다.



BTS의 노래 <ON>을 처음 들었을 때 멜로디와 안무는 말할 것도 없지만 가사에 완전히 꽂혀 버렸다. 갑자기 글로벌 스타가 되면서 BTS는 2017년부터 2022년까지 커리어에 정점을 찍게 된다. 전 세계에서 콘서트를 열었고 콘서트 장에는 5만 명, 6만 명의 아미들이 몰려들었다. 사람들은 커다란 성공을 바라고, 성공하면 비로소 평안을 얻을 수 있을 것 같지만 BTS를 보니 꼭 그러지만도 않은 듯하다.



날 닮은 그림자

흔들리는 건 이놈인가

아니면 내 작은 발끝인가

두렵잖을 리 없잖아

다 괜찮을 리 없잖아


Hey na na na

미치지 않으려면 미쳐야 해

Hey na na na

나를 다 던져 이 두 쪽 세상에

Hey na na na



분에 넘치는 인기와 커다란 성공은 오히려 이들을 두렵게 만들었다. 그리고 그 두려움을 극복하는 방법은 차라리 전사가 되는 것이었다. 고통과 싸우는 전사가 아니라 고통에 아예 올라타서 자신을 둘러싼 환경을 적극적으로 수용하고 인정하고 오히려 즐기기로 한 것이다. 그리하여, 선언한다. 고통을 나에게 가져오라고.



Can't hold me down cuz you know I'm a fighter

제 발로 들어온 아름다운 감옥

가져와 bring the pain oh yeah

올라타봐 bring the pain oh yeah



고통에 대해 No라고 말했던 BTS는 7년 후에 고통과 함께 살기로 결심했다. 삶을 살아가는 동안 고통은 사라지지 않을 것이다. 생물학적으로 살아 있음 자체가 이미 고통의 연속이다.


나의 생존을 위해 내 수조억 개의 세포들은 열심히 에너지 공장을 돌리고 외부에서 들어온 바이러스와 싸운다. 내 몸에서 하루 동안 일어나는 전투를 센다면 지구 몇 바퀴를 돌아도 다 셀 수 없을 것이다. 에너지를 만들기 위해 반드시 필요한 산소는 동시에 세포를 노화시키는 주범이기도 하다. 살아 있기 위해 산소가 필요하지만 그 산소를 사용하면 죽음을 향해 달려가는 아이러니...


고통도 이와 마찬가지 같다. 태어난 이상, 존재를 인식하는 고등동물이 된 이상, 오감을 가지고 세상을 감각하는 이상, 그 오감 가운데 통각이 있고, 고통을 느끼는 신경이 있으며, 감정을 느끼는 두뇌를 가진 인간은 살아있는 한 고통에서 절대로 벗어날 수 없는 것이다. 그러니 고통을 거부하고 부정하는 것은 내 존재 자체를 부정하는 것과 다를 바 없다.


그러니 고통이 다가오면 차라리 그에게 인사를 하는 것은 어떨까. 친구로 삼고, 그의 등에 올라 타 보는 것은 어떨까. 세상에 대해 NO라고 외치는 대신, 나를 세상에 ON 시키는 건 어떨까...그러면 고통도 나를 친구로 인정하는 날이 오지 않을까? 익숙해지면 고통은 더이상 고통이 아니게 되니까...




BTS, ON MV(출처: 방탄 유튜브 공식 채널)

https://www.youtube.com/watch?v=gwMa6gpoE9I



I can't understand what people are sayin'

어느 장단에 맞춰야 될지

한 발자국 떼면 한 발자국 커지는 shadow


잠에서 눈을 뜬 여긴 또 어디

어쩜 서울 또 New York or Paris

일어나니 휘청이는 몸

Look at my feet, look down


날 닮은 그림자

흔들리는 건 이놈인가

아니면 내 작은 발끝인가

두렵잖을 리 없잖아

다 괜찮을 리 없잖아


그래도 I know

서툴게 I flow

저 까만 바람과 함께 날아


Hey na na na

미치지 않으려면 미쳐야 해

Hey na na na

나를 다 던져 이 두 쪽 세상에

Hey na na na


Can't hold me down cuz you know I'm a fighter

제 발로 들어온 아름다운 감옥

Find me and I'm gonna live with ya

(Eh-oh)

가져와 bring the pain oh yeah

(Eh-oh)

올라타봐 bring the pain oh yeah

Rain be pourin'

Sky keep fallin'

Everyday oh na na na

(Eh-oh)

가져와 bring the pain oh yeah


Bring the pain

모두 내 피와 살이 되겠지

Bring the pain

No fear, 방법을 알겠으니


작은 것에 breathe

그건 어둠 속 내 산소와 빛

내가 나이게 하는 것들의 힘

넘어져도 다시 일어나 scream

넘어져도 다시 일어나 scream


언제나 우린 그랬으니

설령 내 무릎이 땅에 닿을지언정

파묻히지 않는 이상

그저 그런 해프닝쯤 될 거란 걸


Win no matter what

Win no matter what

Win no matter what

네가 뭐라던 누가 뭐라던


I don't give a uhh

I don't give a uhh

I don't give a uhh

Hey na na na


미치지 않으려면 미쳐야 해

Hey na na na

나를 다 던져 이 두 쪽 세상에

Hey na na na


Can't hold me down cuz you know I'm a fighter

제 발로 들어온 아름다운 감옥

Find me and I'm gonna live with ya

(Eh-oh)

가져와 bring the pain oh yeah

(Eh-oh)

올라타봐 bring the pain oh yeah

Rain be pourin'

Sky keep fallin'

Everyday oh na na na

(Eh-oh)


가져와 bring the pain oh yeah

나의 고통이 있는 곳에

내가 숨 쉬게 하소서

My everythin'

My blood and tears

Got no fears

I'm singin' ohhhhh

Oh I'm takin' over

You should know yeah

Can't hold me down cuz you know I'm a fighter


깜깜한 심연 속 기꺼이 잠겨

Find me and I'm gonna bleed with ya

(Eh-oh)

가져와 bring the pain oh yeah

(Eh-oh)

올라타봐 bring the pain oh yeah

Rain be pourin'

Sky keep fallin'

Everyday oh na na na

(Eh-oh)

Find me and I'm gonna bleed with ya

(Eh-oh)

가져와 bring the pain oh yeah

(Eh-oh)

올라타봐 bring the pain oh yeah

All that I know

is just goin' on & on & on & on

(Eh-oh)

가져와 bring the pain oh yeah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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