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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김정은 Apr 03. 2024

지인들과 함께한 출간기념 파티

Feat. 의리의 런던맘들

제 첫 번째 장편소설 <재인의 계절>을 3월 8일에 출간하였습니다. 


<파군교>라는 제목으로 브런치에 2021년 11월 3일 첫회를 올린 후 약 1년 8개월 만에 최종화를 업로드하였습니다. 마지막화를 올릴 때의 기분은 참으로 말로 표현하기 어려울 만큼 행복하고 후련했습니다. 마치, 아이를 출산한 기분과 비슷했달까요.


브런치에 소설을 올릴 때는 글벗들과 댓글로 소통하며 피드백을 받으니 작품을 계속 끌어갈 동력을 얻을 수 있었습니다. 우리 글벗들처럼 아마추어 작가인 제 자존감을 지켜 주신 분들이 없습니다. 저 못지않게 재인을 사랑해 주셨고, 우진과의 사랑을 응원해 주셨지요.


소설을 끝내고 얼마 후 시인 등단이 취소된 일이 있었습니다. 제게 당선되었다고 온라인 메시지가 왔는데 당시에 독감으로 확인을 하지 못해 답신을 제때 못한 것이 화근이었지요. 시인이 되는 것이 글 쓰는 가장 큰 목표이자 이유였기에 한동안 절필하고 꽤 방황했습니다. 캐나다가 아닌 한국에 있었더라면 어땠을까, 를 여러 번 생각하며 제 불찰로 귀한 기회를 놓친 것을 두고두고 후회했지요. 


하지만 인생지사 새옹지마라는 말이 참으로 맞는 것 같습니다. 저는 시인 대신 소설가가 되었으니까요. 


당선 취소 이후로 시는 더 이상 쓰지 못하고 방황하다가 노트북에 묵혀둔 <파군교>를 <나, 재인>이라는 제목으로 밀리의 서재 밀리로드에 작품을 올렸습니다. 새로운 작품을 쓸 엄두는 나지 않았고 마음 따듯한 브런치가 아닌 다른 플랫폼에서 객관적으로 제 글을 평가받고 싶었습니다. 그런데 놀랍게도  밀리 독자들께서 제 소설을 꽤 좋아해 주셨습니다. 그때, 다시금 힘을 얻어 소설 원고를 출판사에 투고하였고, 지금의 출판사와 인연이 닿은 것이죠. 


그렇게 7개월간 교정과 일련의 출판 과정을 거친 후 드디어 소설이 출간되니 어찌나 기뻤는지 모릅니다. 하지만 한국이 아닌 캐나다에 머물다 보니 출간을 해도 북토크라던가 다양한 이벤트를 할 여건이 되지 못했습니다. 가족, 친구들과 함께 기쁨을 함께 나누고도 싶었습니다만 이 또한 요원한 일이었지요. 머나먼 타국에서 조금은 쓸쓸하고 차분한 출간이겠지만 일단은 책이 나왔으니 그것만으로 충분하다 마음을 다독였습니다. 


그런데 뜻하지도 않게, 캐나다에서 만난 지인들께서 출간파티를 열어주셨습니다. 파티에 참여하는 인원들이 음식과 장식 등을 십시일반 나누어 준비하였지요. 저는 우선 장소를 제공하고, 한 지인은 풍선을 비롯한 파티용품과 샴페인, 또 어떤 지인은 직접 내린 따듯한 커피를, 또 다른 분들은 각자 파티를 위해 음식을 준비해 오신 겁니다. 캐나다에 살면 다들 장금이가 된다더니 이 분들에 비하면 제 음식솜씨는 명함도 못 내민답니다. 



화려한 풍선과 다양한 음식들을 세팅하니 정말 파티 분위기가 물씬했답니다. 
메인메뉴는 월남쌈이었지만 캐나다 장금이들답게 다양한 음식을 만들어 가져오셨어요. 
파티 드레스코드는 핑크라서 모두 핑크핑크하게 옷을 입었습니다. 새우도 핑크옷을 입었군요. ㅎㅎ
이 날 선물로 받은 꽃다발과 샴페인
한글 레터링을 해주는 가게를 따로 알아내어 이리 정성스럽게 케이크도 준비해 주셨어요. 


파티의 드레스코드는 핑크였는데 저는 주인공이라 빨간색으로 입어야 한다며 지인분이 빨간색 원피스를 제게 빌려 주셨답니다. 파티를 기획해 주신 또 다른 지인께서 핑크 옷을 여러 벌 준비해 미처 핑크색 옷을 가져오지 못한 분들께 빌려주시는 센스까지!


이 날 서로 처음 보는 분도 계셨지만 따듯하고 의리 넘치는 런던맘들답게 서로를 보듬어주며 유쾌하고 행복한 시간을 만들어갔습니다. 


오늘의 주인공에게 몰아주기 ㅎㅎㅎ
무알콜 샴페인으로 파티 기분도 내 봅니다. 
책도 들며 인증숏 찰칵찰칵


파티의 막바지, 도란도란 이야기 나누는 모습이 예뻐서 찰칵
캐나다에 여행 온 지인의 조카 두 분도 자리를 빛내 주어 책에 직접 저자 사인도 했답니다. 



저는 어릴 때부터 그런 소리를 참 많이 들었어요. '여자는 의리가 없다.' 혹은 '여자의 적은 여자'...... 이런 말을 만들어 낸 사람은 누구인지 득달같이 달려가 따지고 싶어요. 당신이 겪은 여자는 그랬을지 모르겠지만 내가 겪은 여자들은 한결같이 강인하고 의리 넘치며 정이 많다고요. 


파티를 기획하고, 함께 참여해 준 런던맘들 덕분에 첫 종이책 출간을 이렇게 화사하고 행복하게 기념할 수 있었습니다. 제게 아낌없는 우정을 쏟아주신 분들께 이 페이지를 빌어 다시 한번 감사의 말을 전합니다.  그대들 덕분에 캐나다 생활이 외롭지 않고 행복할 수 있네요. 


(풍선 불고 천장에 붙여준 남편과 딸에게도 고마워~사랑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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