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중근 의사 기념관(安重根义士纪念馆)과 유묵비(遗墨碑)를 만나다
비가 많이 내리는 아침이었다. 안중근 의사 기념관(安重根义士纪念馆)을 가기 위해 지하철을 타고 하얼빈역(哈尔滨站)으로 갔다. 간 김에 하얼빈 역도 구경했다. 예전에 북경에서 만리장성을 갈 때 기차를 타보기는 했는데 다음에 기회가 된다면 하얼빈 역에서 기차를 타고 백두산에 가보면 좋을 것 같다.
안중근 의사 기념관(安重根义士纪念馆)은 하얼빈역을 바라보고 있을 때 왼쪽 사이드에 있다. 나는 하얼빈역 안에서 나왔기 때문에 오른쪽으로 걸어가다가 처음 만나는 사이드에 가서 바로 기념관을 찾았다. 건물의 끝까지 걸어가지 말고 가다가 사이드를 만나면 확인해봐야 한다. 남편은 "여기에 설마?" 했었다.
하얼빈에 와서 블로그에서 본 유명한 식당이나 거리에서 한국인을 한 명도 마주치지 못했는데 드디어 전시관에서 한국인들을 보았다. 가족여행을 오신 분도 있고 단체로 가이드와 함께 오신 분들도 있었다. 서로 인사를 나누지는 않았지만 며칠 만에 듣는 한국어가 얼마나 반갑던지.
기념관은 아침 9시에서 오후 4시 30분까지 하고, 월요일은 휴관이다. 가급적 아침 첫 일정으로 들르면 좋을 것 같다.
이 곳이 더 의미있게 느껴진 이유는 창문밖으로 안중근 의사가 이토 히로부미를 암살한 장소를 볼 수 있다는 것이다. 중국은 기차를 탈 때 외에는 기차 플랫폼에 들어갈 수 없기에 창문너머라도 볼 수 있어서 다행이었다. 그러기 위해 거사를 했던 하얼빈 역에 기념관을 세운 것이 아닌가 한다. 안중근 의사가 서 있던 곳과 이토 히로부미가 서 있던 장소가 표시되어 있다. 정말 코앞까지 가서 저격을 하셨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역사선생님들이 수업에 활용하시면 어떨까 해서 기념관 내의 모든 자료의 사진을 하나도 빼먹지 않고 다 찍었다. 그러면서 나 역시도 안중근 의사에 대해서 더 깊이 알게 되었고, 다시 한번 항일운동을 하신 분들의 희생에 감사의 마음을 깊이 느꼈다. 관람을 다 마치고 방명록을 적는데 나도 모르게 울컥하는 감정이 들었다. 한국인인 것이 정말 자랑스럽다는 생각이 들었다. 나 역시도 후손들에게 도움이 되는 사람이 되고 싶다.
다음 날에는 호텔 근처에 있는 자오린 공원(兆麟公园)에 가서 안중근 의사의 유묵비(遗墨碑)를 찾았다. 자오린 공원 남문으로 들어가면 동그란 돌로 만든 조형물 근처에서 바로 찾을 수 있다. 사진을 찍고 있었더니 중국인이 "아! 안중근"하면서 아는 체를 하고 지나갔다. 중국인들에게도 안중근 의사의 이름이 각인되어 있다는 것이 참으로 감사했다.
안중근의사는 "내가 죽은 뒤에 나의 뼈를 할빈 공원 곁에 묻어두었다가 우리 국권이 회복되거든 고국으로 반장 해다오"라는 유언을 남겼다. 그러나 일본의 만행으로 아직까지 유해를 찾지 못한 상태다. 그래서 이제는 자오린공원으로 이름을 바꾼 예전의 할빈공원에 안중근 의사의 친필이 담긴 비석을 세워놓았다. 그곳에 가서 묵념을 하고 안중근의사의 뜻을 기렸다.
시간이 조금 더 있었다면 여순감옥까지 다녀왔을 텐데 아쉬웠다. 다음에 또 하얼빈과 여순감옥을 다녀올 수 있는 기회가 있을 거라고 믿으며 아쉬움을 달랬다.
* 이 글은 예약발송 된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