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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글꿈 Jul 08. 2019

스물일곱, 다시 한국사를 펼치다

2019/07/08

 내가 한국사를 다시 펼쳐보게 된 것은 한국사 자격증 때문이었다. 비록 시험 때문에, 자격 때문에 다시 시작하게 된 공부이지만 막상 그 의미가 다르다.


 외국인들이 우리나라 천년 역사를 보고 이렇게 긴 역사가 있다는 것에 감탄한다는 것을 알고 대한민국 국민으로서 자부심을 가질 만 하구나, 하고 생각했다.


 하지만 그 안을 들여다보면 아픈 구석들이 참 많다. 솔직히 중고등학생 때는 그저 외우기 바빴던 우리의 역사가 이제는 마음 저릿한 이야기로 다가온다. 지금의 대한민국이 있기까지 흘러온 시간을 거슬러 올라가다 보면, 너무도 안타까운 마음에 다시 그 시간으로 되돌리고 싶기까지 한다. 그렇게 해서는 안된다고.


 현재 방영 중인 드라마 <녹두꽃>만 보아도 그렇다. 당시 조선의 백성들 스스로 무언가를 바꾸어보려는 강한 의지와 움직임이 있었던 게 분명한데, 왜 하필 이 일에 외세의 힘을 빌렸어야만 했는가. 왜 속수무책으로 다른 나라들과 부당한 조약들을 맺을 수밖에 없었는가. 그렇게나 힘이 없는 나라였던 걸까? 우리의 역사는 그렇게 흘러, 흘러 현재에 닿았다. 그 사이 많은 사람들이 희생되었고, 많은 사람들이 누려 마땅한 권리를 찾기 위해 맞서 싸웠다. 그 한가운데 권력이라는 채워도 채워지지 않는 것으로 배를 불리고자 한 사람들도 많다.


 오래전 어른들이 저지른 잘못이 후손들에게 미치는 영향은 무시 못할 정도로 크다. 이미 지나간 시간은 되돌릴 수 없다. 바로 현재에서 할 수 있는 일이 무엇인지, 해야 하는 일이 무엇인지를 알고 실천해야 한다. 우리는 꿋꿋해야 한다. 지난 역사 속에서 이리저리 휩쓸려 다니지 않고, 중심을 잡고 버텨야 한다. 지난날 우리의 어른들이 흘린 피와 눈물을 씻어내는 것도 우리의 몫이다.


 당장의 생활과는 맞닿아 있지 않은 지나간 역사가, 또는 앞으로의 정책이, 나라 간에 일어나는 일들이 사실은 우리의 가장 가까운 이야기라는 것을 기억해야 한다. 한 나라의 국민으로서 가질 당연한 의무이자 권리라는 것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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