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기심과 호감은 시작은 비슷하지만, 목적과 깊이가 다르다. 둘 다 누군가에게 마음이 움직인 상태이지만, 호기심은 알고 싶어서 다가가는 것이고, 호감은 가까워지고 싶어서 다가가는 것이다.
호기심은 대상에 대한 정보 수집이다. “왜 저 사람은 저렇게 말할까?” “무슨 생각을 하고 있을까?” 알아차리고 싶은 욕구다. 그런데 그 안엔 감정의 애착이 없다. 그저 새로운 자극이거나, 관찰의 대상일 뿐이다.
반면, 호감은 감정이 섞여 있다. 알고 싶은 마음도 있지만, 함께 있고 싶고, 인정받고 싶고, 영향을 주고 싶다는 욕망도 함께 한다. 그래서 호감은 관계를 전제로 하고, 호기심은 이해만으로도 만족할 수 있다.
우리는 때때로 누군가의 관심을 호감으로 착각한다. 질문을 많이 한다고, 자주 쳐다본다고, 계속 말을 건다고 해서 그게 반드시 감정적인 애정으로 이어지는 건 아니다. 관심이 있다고 해서 마음이 있는 것은 아니다.
또한, 호기심은 쉽게 식고, 다른 대상으로 옮겨가기 쉽다. 반면 호감은 더 알아갈수록 깊어진다. 그래서 누군가 계속 내 주변을 맴돈다고 해도, 그가 떠날 준비를 하고 있는지 머물 준비를 하고 있는지 살펴봐야 한다.
상대의 호기심에 흔들리지 말고, 나의 호감을 가볍게 다루지 말자. 관계는 감정의 무게를 나누는 일이기 때문이다. 호기심은 바람일 수 있지만, 호감은 시작이다. 이 둘을 구분할 줄 알면, 덜 상처받고 덜 오해하게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