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는 흔히 진심이면 통할 거라고 믿는다. 하지만 세상은 그렇게 단순하지 않다. 진심은 아름답지만, 현실은 계산적이고 복잡하다. 그래서 진심만으로는 부족하고, 현실을 외면한 진심은 종종 무력해진다.
진심은 마음의 움직임이고, 현실은 구조의 작동이다. 진심이 ‘왜’의 영역이라면, 현실은 ‘어떻게’의 영역이다. 진심을 품은 채 현실을 무시하면 벽에 부딪히고, 현실만 좇다가 진심을 잃으면 공허해진다. 결국 둘은 나뉘어 있으면서도 함께 가야 하는 쌍둥이 같다.
어떤 사람은 진심을 내세워 현실을 탓하고, 또 어떤 사람은 현실에 휩쓸려 진심을 포기한다. 전자는 무기력해지고, 후자는 무감각해진다. 진심을 현실처럼 다루려 하면 상처받고, 현실을 진심처럼 믿으면 배신당한다. 둘의 간극을 인정하지 않으면 계속 헤맨다.
진심은 현실을 바꿀 수 있는 가장 강한 동력이다. 하지만 그 진심이 작동하려면, 반드시 현실을 이해하고 분석해야 한다. 감정만 앞세운 진심은 공감은 얻어도 실현되기 어렵고, 계산 없는 낭만은 결국 소비된다. 현실을 읽지 못한 진심은 때로 타인을 힘들게 한다.
그래서 우리는 진심과 현실을 구분할 줄 알아야 한다. 진심은 내면을 위한 것이고, 현실은 바깥을 위한 것이다. 진심은 나를 지탱해주고, 현실은 내가 움직일 수 있게 만든다. 이 둘을 섞되 혼동하지 않는 것이 성숙한 태도다.
진심을 잃지 않으면서 현실을 뚫는 사람, 그런 사람이 결국 진짜 강한 사람이다. 진심을 버리면 의미를 잃고, 현실을 놓치면 방향을 잃는다. 둘 사이에서 중심을 잡는 법, 그것이 결국 어른의 몫이다. 그리고 나는 그 길 위에 서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