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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뽀란다이어리 Apr 19. 2019

[뽀란's Diary] 3 day 3월 2일

게이시르, 굴포스 여행

뽀가 쓰는 3월 2일 Diary  


 7시 기상!     


 동행이 가져온 햇반과 육개장으로 아침을 먹었다. 짐이 너무 많아서 음식을 챙겨 올 공간이 없었는데, 그래도 좀 가져올 걸 그랬나 보다. 한국에서 온 지 3일밖에 안됐는데 벌써 한식이 그립다.     


 체크아웃할 때, 란이가 그린 엽서를 게스트 하우스에 선물로 드렸더니 너무 좋아하셨다. 직접 그려서 정성이 담긴 그림이라 서로에게 의미 있는 선물로 남을 것이다.

작은 선물이 될 우리의 모습을 그린 엽서 - Artist @_ran_art

 

 드디어 아이슬란드 본격적으로 아이슬란드 여행 시작! 

 렌터카를 타고, 첫 번째 여행코스인 ‘게이시르’로 이동하는 중이다. 가는 길 중간에 예뻐서 내리고, 배고파서 내리고, 이렇게 다 구경하면서 내려버리면... 과연 우린 어두워지기 전에 다음 숙소까지 갈 수 있을 것인가...  

   

 차에서 글을 쓰면서 시간을 보내고 있는데 고개를 들 때마다 창 밖 풍경이 달라져 있어서 신기하다. 갈색 빛이었다가... 초록빛이었다가... 순간 온통 눈으로 뒤덮여 하얗게 변했다. 이렇게 풍경이 순식간에 변할 수 있다니... 여기는 계절이 시간마다 다양하다. 그리고 예쁘다. 그냥 아무렇게나 찍어도 어느 엽서 뒷면에 그려진 풍경 같다.


차 안에서 글 쓰는 중 - Photo 란
위에 사진과 30분 차이라는 것이 믿기지 않는 온통 하얀 세상

 ‘게이시르’에 도착했다.

 땅에서 연기가 피어오르고 있었다. 그중에 사람들이 잔뜩 모여 있는 곳에서 기다리니 '펑!' 하고 물과 연기가 높게 솟아올랐다. “와...!” 다들 탄성이 나왔다. 2번 정도 지켜보니 이제 언제쯤 솟아오를 거라는 감이 왔다. 여러 번 지켜보면서 폭발하는 광경이 익숙해질 만도 한데, 생각보다 큰 폭발이 솟아오르면 다시 놀랍기만 하다. 폭발하는 때를 기다리고, 때맞춰 포즈 잡으며 사진 찍는 사람들 구경도 재밌다.     


게이시르 앞에서 - Photo 뽀
게이시르의 폭발

 ‘게이시르’에서 10분 정도 거리의 ‘굴포스’로 이동했다. 사진으로 본 광경이 전혀 상상도 안 되는 아주 평범한 건물에 ‘굴포스’라고 쓰여 있어서 조금 실망했다. 이런 건물 주변이라면  작은 폭포만 있을 것 같은데, 그렇게 큰 폭포가 도대체 어디에 있다는 건지... 의문이다.     


 사람들을 따라 건물 옆길로 조금 걸어 내려가니 갑자기.... 

 정말 깊고, 웅장한 폭포가 눈앞에 펼쳐졌다. 그 순간은 마치 대자연 앞에 아주 작은 먼지로 느껴지는 순간이었다. 너무 추웠지만, 폭포의 웅장함에 눈을 뗄 수 없었고, 커다란 폭포 위로 내린 선명한 무지개는 말로 설명할 수 없는 경이로운 풍경이었다. 


 혹시 누군가 아이슬란드에 갈 계획이 있다면, 꼭 다른 폭포를 먼저 보고 마지막으로 굴포스를 보러 가기를 추천한다. 굴포스를 먼저 보고 나니, 내 눈에 다른 폭포들은 눈에 들어오지 않고, 감흥도 없다.


굴포스에서 - Photo 란


 저녁에 숙소에 도착해서 9시쯤 오로라를 보러 가기로 했다. 전화 통화를 하고 오니, 란이가 사라져 있었다. 밖으로 나가 봤지만 보이지 않았다. 

 전화를 걸어보니 통화 중이라는 메시지가 떠서 그나마 안심이 되었다. 조금 기다리니 란이가 돌아왔고, 저 멀리서 푸른빛을 본 것 같다고 했다. 푸른빛이 오로라인 것 같아서 같이 뒤쪽으로도 가보고, 근처를 걸어보기도 했는데 이미 하늘 가득히 구름이 짙어서 보이지 않았다. 오로라를 따라가려면 차가 필요할 것 같아서 오늘 보기는 좀 힘들 것 같다.     


 저녁을 먹고, 잠든 동행들을 기다리다 보니 밤 11시가 되었다. 그때서야 동행은 오로라 헌팅을 가자며 일어났다. 동행이 저녁 먹을 때, 맥주를 먹은 뒤라서 운전하는 차를 타는 것이 내키지 않았지만, 오로라를 못 보면 더 아쉬울 것 같아서 같이 갔다. 

    

 20분쯤 달려서 구름이 없고, 별이 많이 보이는 곳에서 차를 세웠다. 희미한 초록색 형체를 봤지만, 이내 사라져 버렸다. 오로라 지수도 낮고, 기다려도 보이지 않아서 별 소득 없이 숙소로 돌아왔다. 오로라는 별처럼 한 곳에 떠있는 것이 아니라 계속 움직여서 오로라를 따라다녀야 한다던데... 이래서야 쫓아갈 수 있으려나... 생각보다 오로라 보기가 쉽지 않고, 내 마음도 따라서 무거워진다.     


 마음에 꼭 맞는 동행을 만나기는 어렵다. 

 아이슬란드 여행은 동행이 꼭 필요했기에 우린 동갑인 동행 2명과 아이슬란드를 함께 하게 되었다. 한국에서 만나서 여행 계획을 세우고, 렌터카와 투어 예약을 하는 과정에서 여행 경비 등등의 문제들로 인해 여행 시작 전부터 서로 불편해졌다. 이미 여행은 시작되었고, 어떻게든 해보려고 했지만, 그러면 그럴수록 문제가 커져가는 느낌이다.     

 어쩔 수 없이 동행과 같이 여행해야 하는 상황이라 앞으로 남은 일정을 잘 지낼 수 있을지 걱정이 된다. 같이 하늘에 펼쳐진 오로라도 보고, 즐거운 시간들로 하루하루 채워가길 바라는 마음이다.          



란이 쓰는 3월 2일 Diary     


오전 10시 01분     


 오늘은 아이슬란드 여행 2일째. 약속한 기상시간은 7시였다.

 아무도 늦잠 자는 사람 없이 7시에 깬 우리는 아이슬란드만 여행하는 동행이 가져온 햇반과 육개장으로 조식을 먹었다. 

 우리도 다양한 비상식량을 가지고 오고 싶었지만, 우리의 여행은 긴 편으로 한 가지 계절만 보내고 한국으로 귀국할 예정이 아니기에 생각보다 짐이 굉장했다. 짐을 쌀 때도 무엇을 빼야 할까 고민이 많았는데, 한국에서 꼭 가져와야 하는 생활용품과 옷가지 등을 포기할 수가 없었다. 그래서 뺀 짐들이 결국 식품.. 처음엔 맛다시나 라면, 견과류 등 가지고 오고 싶은 것이 너무 많았다. 하지만 식품보다는 다른 물건들이 너무 소중했고, 우리는 결국 식품을 포기했다. 


 우리는 아쉽게도 비상식량을 가져오지 못했지만 (아주 적게 챙겨 오긴 했다.), 동행들은 아이슬란드만 보내고 가는 일정이기에 라면이나 햇반, 육개장 등 여러 식품을 가져올 수 있었다. 여행 두 번째 날인데 벌써 한식이 그리운 우리는 동행 덕분에 맛있는 밥을 먹을 수 있었고, 이 추운 곳에서 든든하게 밥심을 낼 수 있게 해 줬다는 것이 고마웠다. 고마운 마음에 설거지는 나랑 뽀가 하고, 9시쯤 짐을 챙겨 밖으로 나왔다.     


 동행이 빌려온 렌터카는 생각보다 크기가 많이 컸다. 여행길에 오르기 전, 우리는 여행 계획을 위해 며칠을 만나고, 며칠 동안 카톡을 주고받았기 때문에 어떤 차를 빌릴지는 미리 얘기를 했었지만, 처음 보는 차였기 때문에 차의 크기는 가늠할 수 없었다. 처음 본 우리와 9일 동안 함께할 차는 우리의 짐이 모두 실려도 우리가 편하게 앉을 수 있을 정도로 컸다. 아주 맘에 들었다. 이제 이 차와 우리의 아이슬란드 여행이 시작된다.


 모 프로그램에서 아이슬란드 여행 중에 차 유리창이 깨지는 일도 벌어지는 걸 보았는데.. 우리한테는 그런 슬픈 일이 일어나질 않길 바라며, 오늘의 일정을 시작한다.


레이캬비크 해변 - Photo 란
게이시르로 가는 길 어딘가 - Photo 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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