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 둘을 키우니,
'같은 뱃속에서 나왔는데, 어쩌면 이렇게 다를까?'라며
신기한 일이 한 두가지가 아니다.
하얀피부/까만피부, 가는 뼈대/굵은 뼈대, 소식가/대식가, 고양이과/강아지과 등등.
정식으로 MBTI를 해보지는 않았지만
첫째 Y는 대문자 T(사고형),
둘째 S는 대문자 F(감정형)임에 분명하다.
그동안은 냉철한 판단력을 가진 Y의 이야기를 기록했다면
오늘은 따뜻한 마음의 소유자,
둘째 아들 S의 이야기를 해보려고 한다.
축구수업을 마친 8살 S와 함께 집으로 돌아오던, 7월 어느 날 밤.
셔틀버스 안에서 친구들에게 안중근 의사 이야기를 하니,
안중근 의사를 아는 친구가 별로 없었다며
한탄하고 분개하는 S.
집에 들어서자마자 신발도 벗지 않은 채,
내 품에 와락 안기더니
몸을 들썩이며 울기 시작한다.
"S야, 갑자기 왜 그래? 축구에서 무슨 일 있었어?"
"안중근 의사도, 안창호 선생도, 독립투사들을 생각하니 마음이 너무 아파..."
흐느끼는 아들을 안고 가슴이 먹먹해졌다.
아이들에게 부강한 나라를 물려줘야겠다는 책임감과 함께.
같은 뜻이라고 생각하시는 분이 많을텐데,
사전에 따르면 '잘살다'는 "부유하게 살다"라는 의미이고,
'잘 살다'는 경우에 따라 뜻이 달라집니다.
"가정을 이루어 행복하게 잘 살다"일 수도 있고,
"좋은 삶을 잘 살았다"일 수도 있죠.
을사오적은 부유하게 잘살긴 했지만,
좋은 삶을 행복하게 잘 산 인물들은 아닌 것이죠.
물론 부를 쌓고 잘사는 것도 중요합니다.
자본주의 사회에서 돈의 가치와 의미를 깎아내릴 생각은 전혀 없습니다.
하지만 단지 돈이 많은 것만으로는 '잘 살' 수 없다는 사실을 우리 모두 알고 있고,
또 을사오적이 보여줍니다.
- 최태성 <일생일문> 중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