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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ABA하는 아나운서 Apr 25. 2019

'공부 친화적 카페'를 찾습니다

카페 덕후의 카페 사용 설명서

' 5 정도 남았구나'


수업 하나가 끝나갈 무렵, 핸드폰 시계 숫자에 시선이 꽂힌 다음부터 조금씩 손길이 바빠지기 시작한다. 최대한  나지 않게 필기도구를 천천히 챙겨 넣고 옷매무새를 조금조금 가다듬는다. 나만 이런  아니겠지? 멍하게 풀려가고 있던 시선에 최대한 '제정신' 불어넣고 까딱까딱 고개를 휘저어보다가 곁눈질로  책상  군데를 살펴보니 다들 핸드폰을 만지작만지작, 어딘가로 도피할 준비로 한창인 듯하다. 최대한 표가  나게 노트와 핸드아웃을 차곡차곡 챙겨 넣는 동작들은 한국에서든 미국에서든 장소와 학생 국적을 불문하고 닮았다. 이미 마음은 강의실을 떠난  오래. 수업이 끝났다고 해서 공부할 의무까지 끝난  아닐 진대, 정해진 공간, 내가 있어야만 하는 공간을 벗어나서 '내가 선택할  있는 공간'으로 옮겨갈  있다는 것만으로도 참으로 들뜨는 순간이다. 

 드디어 수업 ,
그대 어디로 향할 것인가!


오늘 내 발길이 닿을 공간, 공부 친화적 아지트는 과연 어디에


 '공부' 위해  발길이 향할 공간은 꽤나 다양하다. 당장 내일, 혹은 다음  국가고시나 수능시험을  치러야  위급상황만 아니라면 말이다. 엄청나게 중요한 시험을 앞두고 있어서 긴박하게 디데이를 세고 있는 시점이라면 사실 어디갈  장소를 고민할 여유조차 없어야겠지. 눈뜨자마자 얼른! 무조건!  어떤 방해도 받지 않을 공간, 어느 누구의 참견도 완벽하게 차단할  있는 공간으로 향해야 하는  당연지사 (마치 드라마 스카이캐슬 전교 1 예서의  안에 있던 독서실 1인실을 연상케 하는 독방 안으로)


그렇게 심각한 수준으로 집중력을 발휘해야만 하는 수준이 아니라면 매일매일  스스로를 '공부'만을 위한 공간 안에 몰아넣기란 꽤나 잔인한 . 적당히 먹을거리를 냠냠거리면서 오늘 해야만 하는 공부량이나 해야만 하는 프로젝트에 대한 압박감을 조금이나마 풀어줄  있는 '부드러운 공간'으로 향하고 싶어 진다. 그래서 나는 주로 '카페'로 향한다.

보스턴 시내에서나 쉽게 마주칠 수 있는 카공족. 세계 어디에서나 공부에 대한 마음은 닮았다니까. 집에 가긴 싫고. 도서관 가긴 더더 싫고


일명 '카공족'. 카페에서 공부하며 마치 독서실을 방불케  정도로 집중력을 발휘해 학습하곤 하는 사람들을 일컫는 . (때로는 너무 오래 머물러서 비꼬는 단어로 사용되기도 하는 단어) 자칭 타칭 카공족 생활을 즐기다 보니 카페랑 나랑의 궁합은 꽤나 중요하다. 이왕이면 내가 좋아하는 분위기에서 오늘의 미션 거리를 하나하나 해결할  있어야 생산성도 좋고 기분도 산뜻한  당연지사.  


 '스터디 전용 카페' 아니어도 괜찮다. 한국에서도 건물 건너 건물마다 웬만한 프랜차이즈 카페를 발견하기 쉬워진 세상이 아니던가. 내가 좋아하는 스타일의 책상과 의자가 놓여 있고 집중하기  좋은 조도의 공간을 만났다면 아직 아무도 알아채지 못했을  같은 맛집을 만난 것처럼 희열감이 대단하다. ' 스타일이다' 싶은 카페에서 해야  공부를 시작한 날엔 집중 농도가 짙어져서일지, 생산성도 좋다. 예상했던 것보다  많은 양의 진도를  수도 있는 데다가 집중 잘하는 자신 스스로가 기특해서 '내일   해내야지'하는 욕심에도 기분 좋은 활기도 얹힌다.


그렇다면 꽤나 예민한 30여자 사람의 
카페 고르기 비법은?


커피로 잠 깨우고, 아늑한 카페 분위기로 딱딱해진 마음 깨우고


TIP 1. 눈치 주지 않는 주인. 무심한 알바생. 


한번 공부하러 카페 가면 꽤나 오랜 시간,  자리에서  한순간도 움직이지 않고 집중할  있는 기묘한 기술을 가지고 있다. 자랑할 만한 능력이라고 하기엔 부끄럽지만, 단순하게 말하자면 어딜 가나 ' 버티는' 습성을 가지고 있다. (물론 카페가 붐비고 사람이 많아서 자리가 모자란 정도가 된다면 욕심부리지 않고 양보한다. 점포의 생태계에 민폐가 되지 않는 선에서 장시간 머물기를 '좋아하는' 고객임을 소심하게 밝혀두며.)


한번 가면 장시간 공부하는 습관이 굳어지다 보니 무엇보다 '종종 꽤 긴 시간 머물게 되더라도 주인 혹은 바리스타, 파트너 등등 관계자 누군가에게 과도한 관심과 눈치를 받지 않을 수 있다면 좋겠다'는 게 가장 중요한 조건 중에 하나가 됐다. 한국에는 한눈에 보기에도 대형 면적의 프랜차이즈 매장이 꽤나 많은 편이어서 일정 시간이 되면 '자리를 비켜줘야'할 것만 같은 압박감이 비교적 덜한 곳도 동시에 많았다.


음료 맛도 중요하지만 누구 눈치 보지 않고 나만의 공부 거리에 마음껏 집중할 수 있는 분위기도 필수조건!


회사가 대대적인 파업 국면에 들어갔을 때도 도서관이나 독서실에 가기 싫은 날엔 주로 카페에 갔다. 대학가 근처 카페는 이미 2도서관인 것처럼 공부용 카페 분위기가 애초에  조성돼 있어서  분위기 안에 나도 덩달아 가곤 했다. 미국에서도 마찬가지. 학생들 밀도가 높은 학교 근처의 카페는 한국과 마찬가지로 워낙에 공부하는 학생들, 혹은 특정 작업을 하는 직장인들이 꽤나 많다. 기분 탓일지 모르겠으나 워낙에 각자의 스타일, 생활방식에 간섭하지 않고 '하고 싶은 대로 나의 길을 가는'  누구도 감히 함부로 터치하지 않는 분위기인 여기. 어딜 가든 무엇을 하든, 한국에서보다는 '' 눈치 보는  같다고 매번 느꼈다. 지금 여기 보스턴, 도서관 파들도 많지만 워낙에 카페에서 자유롭게 작업하고 토론하는 학생들이 미드에서처럼 많다 보니 카공족은 어디에나 많다. 너도 나도 카공족이니 공부를 오래 자리 잡고 하든, 짧게 바짝 하고 떠나든 눈치 보지 않을 자유가  많이 보장되는 느낌.


"따뜻한 커피 한 잔과 함께 편안하게, 밀도 있게 잘 집중하고 싶어요!" 너무 오래 머무는 민폐 카공족은 스스로 지양합니다.


TIP 2. 냠냠거리기 좋은 '공부용' 간식거리


대학교 3학년, 한창 아나운서 공채 준비에 한창일 때는 캠퍼스 내 중앙도서관을 자주 애용했다. 24시간 열람실에서 새벽 야심한 시각까지 시사 약술 용어를 외우기도 하고 때때로 점수 기간이 만료됐을 땐 한국어 능력시험 급수를 위해 또다시 고유어를 외우고 국어문법을 정리했다. 이때 가장 중요한 건 공부가 잘되고 안되고가 아니라 민망하게도 얼마나 '꼬르륵' 소리를 안 낼 수 있느냐였다. 2007년쯤, 당시에는 '혼밥'하는 게 지금처럼 자연스럽고 아무렇지도 않은 시절은 아니었다. 친구들과 약속 잡아 매번 식사하러 나가기엔 공부시간이 빠듯했고, 혼자 학생식당에서 무언가 제대로 끼니를 챙겨 먹는 건 부끄러웠던 나의 '살짝' 어린 시절.


적당히 '당충전'을 해 줄 센스 있는 먹을거리가 절실했는데, 그때 열람실에서 종종 꺼내먹었던 건 D도넛의 미니도넛 먼치킨. 크림 잔뜩 든 제법 큰 도넛은 입을 '쩍' 벌리거나 적당히 분해해 먹어야 해서 번거로웠던 반면 작은 한입거리 크기의 달콤이들은 입에 쏙쏙 들어가니 먹은 듯 안 먹은 듯, 노골적으로 내 '먹는 장면'을 노출하지 않을 수 있다는 큰 장점이 있었다. (그래도 엄연히 열람실에서는 먹는 행위가 공식적으로는 금지돼 있던 터라 엄청나게 조심스러운 몸짓으로 몰래몰래 흡입했다는 비밀.)


너무 맛있는 냄새 솔솔 풍기면 공부 안될 테니까


먹는 행위가 공식적으로 허락되는 자리라고 할 지라도 커피 한 잔과 곁들이기 좋은 센스 있는 '당충전' 메뉴가 있느냐 없느냐의 존재 여부는 굉장히 중요하다. 내 공부에 대한 집중의 흐름을 크게 해치지 않는 메뉴를 선택하는 건 필수. 큰 샌드위치나 수제버거류만 잔뜩 풍성한 카페는 '이걸 어디서부터 어떻게 씹나'를 두고 스스로 난해함에 빠질 때가 많아서 내가 쥐고 있는 공부 집중력이 자연스레 흐트러지고 마는 경험을 수없이 했었다. 때론 치즈 냄새까지 찐하게 풍겨와서 음식을 받으러 가는 순간부터 날 영혼까지 유혹하니, (음식에 유혹당하고 또 유혹당할까 봐 공부용으로는) 건전하지 못하다. 패스!


한. 입. 에. 쏙. 쏙. 미니 베이글도 인기 아이템


다행히 요즘엔 건강 생각한 간식거리들이 꽤나 많아져서 카페에 가서 '빵'류만 씹지 않아도 된다. 이를테면 시리얼 살짝 가미된 그릭요거트도 좋고, 과일컵도 다양한 종류가 많다. 미국에 처음 여행 왔을 때 놀랐던 건 카페마다 과일박스나 다양한 종류의 샐러드, 요거트류 간식이 곳곳마다 많았다는 것. "와아, 카페 가서 빵만 먹지 않아도 된다니!" 빵이 정 고플 땐 최대한 담백한 베이글 류, 손을 최대한 덜 놀릴 수 있는 스콘 정도를 즐긴다.


공부 집중해야 하는 위대한 목표를 지닌 학습자에게 너무 화려하고 예쁜 먹거리는 . 적당히 무심하게 먹을  있되,  그래도 오늘 하루 앉아만 있을 거니 너무 칼로리는 높지 않았으면 좋겠고, 더불어 냄새가 너무 강하지는 않아서 깔끔하게 먹은   먹은  해치울  있는 센스 있는 먹거리. (이쯤 하면  너무 까다로운 겁니까.) 내가 좋아하는 스타일의 '공부용' 먹거리까지 갖춘 곳이라면 어디든   들고 환영. 바로 그곳이 오늘  공부 자리로 당첨이니까.

예쁜 케이크는 다 좋은데 너무 예뻐서 집중력이 흐트러지기도


TIP 3. 적당한 긴장을 선물해  책상 질감. 높이감


카페에 '공부할 작정'으로 들렀다면, 푹신한 소파에 앉지는 않는다. 친구랑 재잘재잘 수다 나누며 때때로 어깨도 툭툭치고 까르르할 생각이었다면 들썩들썩 리듬감이 실리기 좋은 소파가 제격이겠지만, 공부해야 하는 미션을 가지고 비장한 각오로 카페를 찾았는데 보기만 해도 포근해 보이는 자리에 엉덩이를 댔다간 괜히 마음가짐이 흐트러질 것만 같아서 최대한 피하게 된다. (아, 이건 취향 차가 조금 있을 것 같다. 진짜로 아주 장시간 공부할 작정이라서 딱딱한 의자에 오래 앉았다가는 엉덩이가 남아나질 않을 것 같고, 아예 처음부터 푹신한 질감 위에서 오래도록 버텨볼 작정인 사람에게는 낮고 푹신한 소파가 제1의 고려사항이 될 수도 있을 테니)


어디에 앉았는지, 앉은 곳의 높이감, 질감도 하루를 좌우하는 법


중고등학교 시절, 정기시험 전에 책상, 의자 배열을 바꾸고 나서 내가 앉을자리가 정해지면 의자에 앉았을 때 책상에 내 팔꿈치가 가 닿을 느낌이 제법 괜찮은지, 아닌지 미리 시험 삼아 앉아봤던 기억이 난다. 그만큼이나 책상과 의자 높이 비율은 중요한 부분. 우리 집에 놓인 책상이 아니니 그 어디에도 나만을 위한 맞춤형 책걸상이 존재하는 건 아니지만 그래도 단골 공부 카페가 생기고 좋아하는 아지트 공간이 나타나면, 주로 앉게 되는 카페 테이블, 카페 의자 취향이 분명해진다.


주로 나는 낮은 책상보다는 조금 더 높이 감이 있는 테이블을 선호하는 편이고, 덩달아 의자도 낮은 기본형 의자보다는 조금 더 높이 솟은 스툴형을 좋아한다. 이왕 고를 수 있다면 창가 자리를 선호하는데 옆 사람과 너무 다닥다닥 붙어있어야 하는 게 신경 쓰일 것 같다면 애초에 포기하고 최대한 낯선 사람과 거리를 최대한 둘 수 있는 한갓진 자리의 책상을 찾는 편. 오래 공부할 거라면 이상적이지 않을 수 있지만, 때때로 노트북 작업을 해야 할 땐, 딱히 테이블 높이가 높지 않다고 하더라도 무릎 위에 랩탑을 올려두고 작업하는 자세를 자주 취한다.


생각보다 이렇게 앉는 좌석배치도 신선하고 괜찮다는 걸 발견. 보스턴 다운타운의 ‘오가와 커피(Ogawa Coffee)’


TIP 4. 따뜻하되, 노곤 노곤해지지 않는 조명.


조명에 무척이나 예민하다. 2 전쯤 자주 들러 공부하던  근처 콩다방이 있었는데, 매장은 넓고 손님은  적고, 콘센트도 자리자리마다 너무나  마련돼 었다. 대학교 근처다 보니 공부하러 들르는 학생들도  많은 편이라 공부하기 ''이다 싶은 카페라고 생각했다. 하지만  하나 단점은 과하게 붉은 조명! 테이블 간격도 넓고 대부분 공부나  프로젝트를 위해 들른 손님들이라서 누가 봐도 '스터디 카페' 간판을 달아도 되겠다 싶을 정도였는데 참 아쉬었다. 공부용 아지트스러웠지만 이상하게 그곳에 가면 생각만큼 오래 집중력을 발휘하진 못했으니까. 책을 읽어도 같은 장을 겉돌 때가 많았고 같은 영어문장, 영어단어를 봐도 기분 탓인지 흡수되는 느낌이 쫀쫀하지 못했달까. 공부를 하기는 하는데, 언제나 헐겁게 하고 나오는 느낌이었다.  찝찝함의 근원은 다름 아닌 조명 탓이었던 거다.


방송에서나 공부할 때나 자연광은 늘 진리


조명 탓은 아나운서가 방송할 때만 줄곧 하는 불평불만이 아니었음을! 일명 '소개팅하기 좋은' 혹은 ' 타기 좋은' 조명이라고 해야 하려나. 붉은 조명, 필요할  약이 되는 효과를 발휘하지만, 적어도 바짝, 진지하게 무언가에 몰두해야 하는 학생에게는 . 한두 번이 아니라 여러  들러서도 비슷한 공부량, 기대에  미치는 집중도를 보였기 때문에  마디로 ''인 공간이었다. 공부 친화적 조명을 원한다면 한국에 최근 집중적으로 생겨난 '스터디 카페' 찾는  최적이긴 하겠다. 자리마다 개인 취향대로 조도와 조명 각도를 조정할  있는 시스템이 너무 살뜰히  마련돼 있으므로.


미국에 와서는 최대한 자연광이  와닿는 자리라도 찾아 앉는 . 며칠  남편이랑 각자  일거리, 공부 거리를 싸들고 카페에 갔는데 먼저 자리를 잡고 있기로 했던 남편은 최대한 안쪽 구석진 자리에 테이블을 넉넉히 붙여서는 승리자처럼 웃고 있었다. ' 조명 하나 없는 구석진 자리에서!' 이렇게나 아늑한 자리를 잡았노라고! 넓고 아늑했지만 남편에게는  맞았던 어두컴컴한 조도를 나는 도저히 견딜 수가 없었다. 결국엔 하버드 스퀘어가 한눈에 내려다보이는 창가에 홀로 자리를 잡고서야 편안히 집중 성공. "세상에! 환하고 경쾌한 자연광이 이렇게나 좋은 거라고!"


“환하고 경쾌한 자연광을 찾습니다” 공부도 조명빨이거든요


TIP 5. 곁에서 바짝 괴롭히지는 않을 수준의 소음


공부 친화적 카페를 선택하는 다섯 가지 기준 중에서 어쩌면 가장 중요한 부분. 나 역시,  기준충족되지 않았을 시에 가장  견디는 부분인지라 마지막 포인트로 소개한다. '적당량의 허용 가능한 수준의 공부용 소음'. 이것도 개인 스타일에 따라 다르겠지만 나는 너무나 고요한 정적은 견디지 못하는 편이다. 도서관보다는 카페를 선호하는 결정적 이유가 바로 여기에 있다. 공부 친화적 공간이려면 '정숙' 기본이 되어야   같지만, 묘하게도 너무 조용할 때는 오히려  생각이  여백을 타고 자꾸 피어오른다. 그렇다고 해서 들썽거리기 좋은  돋우는 음악이 쩌렁쩌렁하게 울려 퍼지는 분위기가 좋다는 이야기는 절대 아님. 가사가 들리는 최신 유행가요가 너무 명쾌하게 들리는 수준이어서는  되고, 연주곡은 좋지만 그렇다고 너무 고전적인 클래식만 잔뜩 흘러나오면  또한 조금 지루하다.


스터디 카페에서 틀어주던 음악이 딱 적정선인 것 같다. 적당히 집중하기 좋아서 스터디 카페 플레이리스트를 그대로 내 스트리밍 사이트에 걸어두고 집에서도 자주 틀어뒀는데 대개 뉴에이지 음악, 드라마 OST 연주곡 버전, 익숙한 팝송이나 가요의 재즈 버전 류의 음악들이었다. 생각해보니 수험생 시절엔 이런 음악 대신 엠씨스퀘어를 고수했었더랬지.


전 소음에 상당히 민감합니다. 건들지 말아 주세요. 그렇다고 너무 정숙 분위기는 싫은 건데요?


 그런데 여기까지 모두 마음에 들었다고 해도   가지가  ''이다 싶으면 그날은 그냥 '망한 '.  아무리 좋아하는 카페 최적의 자리를 찾았다고 한들, 그날따라 바로 곁에 앉은 사람들의 소음이 상식을 벗어나는 수준, 혹은 말릴  없는 정도의  센스라면 그러한 속상함은 어디에다가 호소해야 하나. 노이즈 캔슬링 블루투스 이어폰을 귀에  맞게 껴도 한번 제어할  없는 소음에 과격하게 노출되고 나면 괜히 '억울'해진다. 물론 '정숙' 의무인 공간이 아니기 때문에 카페에서 타인에게까지 "공부 친화적으로 행동해 주실 수는 없을까요"라고 요구할 수는 없다는   알면서도, 괜한 속상함. 이건 어쩔  없이 운에 맞기는 수밖에.  곁에도 나와 같은 공부 친화적 공간 지향자가 앉아주기를, 비슷한 부류의 학습자가 함께 내가 선호하는 공부 분위기에 함께 동참해주기를 소심하게 바라는 수밖에.




지역은 바뀌어도 지향하는 공간 스타일은  어디에서나 닮아 있었다. 한국과 미국, 서울과 춘천, 춘천과 보스턴. 머무는 지역은 달라져도 공간을 지향하고 선택하는 기준은 여전히 크게 바뀌지 않았다. 서울에서 자주 들르던 스터디 카페와 닮은 곳을 낯선 이곳에서도 기어코 찾아내고야 말았을  기뻤음은 당연지사. "앞으로 여기  아지트로 찜해야지!" 싶을 정도로 공간에 대한 애정이 솟아났을 , 차근차근 둘러보면 좋아하는 스타일의 디테일이 거기나 여기나 비슷했다.


공부해야 되는데 독서실, 도서관 고집하기는 싫은 사람들 여기여기 붙어라. 사람마다 무수히 큰 개인차는 있겠으나 자기 취향만 잘 알고 있다면 우리 누구나가 최적의 공부 친화적 공간을 찾아낼 수 있으리라. 오늘도 그러한 나만의 공간을 향해서 출발.


오늘 내가 찜한 공부 친화적 카페. 어디로 갈까. 어디에서 집중해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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