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끄럽게 일상을 보내고 난 뒤 집으로 돌아가는 버스를 탈 때면 문득 내 자신이 너무나 작아지는 듯한 기분이 든다. 오늘 하루가 좋았든 나빴든 간에 말이다. 분명 아까 까지만 해도 기분이 좋았던 것 같은데 집으로 돌아간다는 생각을 하면 다운이 된다. 집에 우환이 있나요? 누군가 내게 묻는다면 그런 것도 없다.
집으로 돌아가 작은 방 한 칸에 내 몸을 누여봐도 그 느낌은 좀처럼 없어지질 않는다. 왜일까? 아무리 물어봐도 그 질문에 대한 대답은 좀처럼 떠오르지 않는다. 현대인이란 원래 그런거지 뭐, 라고 생각해봐도 왠지 이 세상에 나만 이런 것 같은 느낌이 든다. 침대 위에 누워서 옆을 보면 어두운 한 구석에 혼자 빛을 내는 탁상시계가 보이는데 그게 꼭 나 같다는 생각도 든다. 하루가 반짝반짝 빛나든 혹은 초라한 하루든 간에 그 끝은 언제든 똑같은 기분이 든다.
누군가 내게 말했다. 외로움을 타인에게 티내는 건 정말 없어 보이는 짓이라고. 그 말을 듣는 순간 그렇다면 외로움을 티내지 않는다면 그 사람은 누가 구원해주지? 극단적인 말로 그러다 죽어도 상관 없나?라는 생각도 동시에 들었다. 조금은 솔직해져도 괜찮지 않나? 이렇게 생각은 해도 솔직히 그 사람의 생각이 맞는지 내 생각이 맞는지 잘 모르겠다. 하지만 사람을 아무리 많이 만난다 해도 하루의 끝이 매번 이런 느낌이 드는건 정말 징글징글한 것 같다. 그건 확실한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