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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거진 소소일기

식탁 위의 시월

by 이은

가을이 시작되면 동네 마트에서 가장 많이 보이는 건 바로 감이다.

…마트나 시장에 연시가 등장하는 것이 나에게는 가을이 시작되었다는 하나의 시근널이 되었다.

ㅡ<표현의 방식> 중 '감_까치밥 1'




저장이 되지 않아 이 시기에만 먹을 수 있다는 태추단감을 주문했다. 깨끗하게 씻고, 얇은 껍질을 조심스레 깎은 후 접시에 담았다. 밤이 잔뜩 올라간 밤설기도 데워놓고, 향이 깊은 차를 우려내니 식탁 위가 온통 가을이다.


이름도, 발음도 참 이쁜 시월.

자주 내리는 비 때문에 잠깐의 파란 하늘이 오늘 이 감처럼 달기만 하다. 시월도 오늘의 이 햇살도 저장할 수는 없다. 그러니 느릿하고 충분하게 온몸으로 꼭꼭 씹어 삼켜야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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