잘 살아서 사는 건 아닙니다.
처음부터 잘해서 시작했던 일은 하나도 없었던 것 같습니다.
교사 시절에도, 많은 걸 알아서 학생들을 가르쳤던 건 아니었습니다.
하루하루 벅차게 수업준비를 하면서, 많은 걸 배웠고 내가 배운 걸 학생들과 함께 나눴습니다.
임용시험을 통과하지 못한 교사였기 때문에, 그 열등감을 이겨내고자 더 많이 공부하고 더 열심히 수업준비를 하고자 했습니다.
업무도 마찬가지였습니다.
모든 게 다 처음이었지만, 못한다는 이야기는 듣고 싶진 않았습니다.
그것 또한 열등감의 발로였습니다. 시험에 합격하지 못한 기간제 교사이기 때문에 일을 못한다는 이야기는 듣고 싶지 않았습니다. 학교에서도 일을 했고, 집에서도 일을 했습니다. 사실 집에서 일을 더 많이 했습니다. 학교에서는 내 일 보다는 남의 일을 더 많이 했기 때문입니다.
그러다 보니 일을 잘한다는 이야기를 듣기 시작했습니다. 처음부터 잘했던 건 아니었습니다. 하다 보니 잘하게 된 것뿐이었습니다.
살다 보니, 살아지고 하다 보니 해 집니다. 참 많은 일이 있었지만, 많은 일을 해결하면서 이만큼 또 살고 있습니다.
앞으로 더 많은 일들이 있겠지만, 또 하다 보면 해결될 것이라 믿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