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려움에서 벗어나게 하소서
눈을 뜨니 그림 같은 일상이 있다
이전에도 있었을
그러나 스쳐 지나갔을
풍경들이 다시 말을 걸어오는 날이 있다
언어는 시선에 몰래 웅크리고 있어서
고개만 돌려도 말이 달라지는
사라진 줄 알았던 바람들이 다시 부풀어 오르고
무뎌진 걸음을 새삼 재촉하는
아침의 커피가 그리워 골목을 뒤적이는
다람쥐 같은 눈을 하고 손을 잔에 모으고
기도하듯 다짐한다
두렵지 않게 하소서
세상 모든 욕망으로부터
자유롭게 하소서
세상 모든 갈망으로부터